우리가 훔친 것들이 만발한다 ㅣ 민음의 시 255
최문자 지음 / 민음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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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식성>, <오늘> 같은 시들.

슬픔을 꼭꼭 눌러 담아 재우고 쓰다듬어 말로 내보내면
이렇게 슬픔은 한꺼풀 벗겨진 시가 될 것 같다.

- 이것을 견디지 않을 수 있을까?
수없이 나를 의심했다.
자주 불가능해서
슬퍼할 자신이 생겼다. - 시인의 말

- 우리는 각자의 색으로 기도했다 손으로 만들지 않고 새로 태어나는 외로움으로 기도했다 눈물 나게 던져도 하얗게 죽지 않는 뼈들이 기도 내내 하얗게 서성거려 주었다 주기도문을 외우고 나서 신과 한없이 더 멀어지는 느낌 자꾸 옥타브 밖으로 나가려는 나에게 기도는 흰 눈송이로 만든 눈물, 잠시 눈물을 고백이라고 오해하기도 했다 - 고백의 환 중

-누구의 잎으로 산다는 건
한 번도 꽃피지 않는것
어금니를 다물다 겨울이 오고
마치 생각이 없다는 듯
모든 입술이 허공에서 죽음과 섞이는 것 - 잎 중


2019.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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