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하는 마음 ㅣ 일하는 마음 2
김필균 지음 / 제철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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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작가, 청소년 문학 작가, 시인, 소설가, 극작가, 에세이스트, 웹소설 작가, 평론가, 서평가, 편집자, 문학기자에게 물었다.

문학에 대한 마음과 애정의 증언들을.

문학과 꼭 붙어 있는 삶의 인터뷰들에선 애정도 약간의 환멸도 느껴져서 그 점이 좋았다.

심플하고 문학적인 표지도 눈을 사로잡는다.

다만 생각하고, 짐작하고 있던 지점 이외에 다른 이야기들이 없다는 점이 약간 심심한 부분일듯.

- 첫 시집이 나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 한 문학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 누군가가 질문을 올렸다고 한다. “박준 시 어때?” 그러자 그 아래 댓글이 달렸다. “냅둬, 그런 시 쓰는 새끼도 있어야지.” 그는 이 문장을 두번이나 또박또박 발음하더니, 이게 가만 보면 악플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일단 자기 취향은 아니지만 그런 시를 쓰는 경향이 현장에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겉으로 보면 비판인데 굉장한 상찬이라고. - 96

2019.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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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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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이고 트리거 없는 SF.

장르문학이라고 굳이 해야 할까 싶지만, 뭐 말해보자면, 장르 문학에서 엽기적인 위해요소나 섹스토이 없이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긍정적인가 생각해 본다.

그런 요소들이 포함되어야 완성되는 미래를 이야기로 만드는 일부는 정말이지 장르를 버리게 하는 요소가 아닐까.

이토록 청량한 SF가 가능한데 말이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감정의 물성, 관내분실이 특히 재밌었다.

앞으로 눈여겨 보게될 작가가 되었다. 김초엽.

- 그리고 우리는 곧 알게 되겠지. 바로 그 사랑하는 존재가 맞서는 세계를. 그 세계가 얼마나 많은 고통과 비탄으로 차 있는지를. 사랑하는 이들이 억압받는 진실을. - 52,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중

- 우리는 점점 더 우주에 존재하는 외로움의 총합을 늘려갈 뿐인게 아닌가. - 182,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중

- 첨단 과학기술로 인류가 도달한 세계는 정말로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을까?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차별, 억압, 소외, 고통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을까? - 322,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중

2019.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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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한 얼굴
엄지용 지음 / 별빛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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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더운 여름에 이토록 다정한 사랑이라니..
조금 더 더워졌다. ㅋ

언제라도 사랑할 수 있다는 마음 혹은 믿음에 대한 작가의 말이 회의적이지만 살면서 필요한 것이긴 하다고 회의적으로 생각해본다.

<인용>
그 시와 그 소설
그 영화와 그 노래가 좋았던 건

내가 자꾸 널 인용했기 때문이다

2019.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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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8 - 2부 4권 ㅣ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나남출판) 8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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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선이 죽었다. 이토록 처연한 삶...
그 놈의 사랑이 뭐라고 끝까지 사람을 안타깝게 한다.

계급과 빈부가 요동치던 시기이고, 수탈과 수난의 시대를 들여다보고 있자면 가슴은 답답해 오지만, 최서희의 본격적 귀향이 시작되었다.
뭔가 속시원한 일이 생겨도 좋겠지만, 역사 그 자체가 그렇지 못한 배경이니 앞으로도 암담할 것만 같다.

이제 30퍼센트 쯤 읽었나 보다. 올해 안에 꼭.
엄청 띄엄띄엄 읽고 있긴 하지만, 굵은 이야기 줄기가 있고 기억이 용이한 편이라 다행이다.

- “니 여한이 없제?”
“야, 없십니다.”
“그라믄 됐다. 나도 여한이 없다.”
머리를 쓸어주고 주먹만큼 작아진 얼굴에서 턱을 쓸어주고 그리고 조용히 자리에 눕힌다.
용이 돌아와서 이틀 밤을 지탱한 월선은 정월 초이튿날 새벽에 숨을 거두었다. - 233

- “어찌 그리 못살았습니까. 아제하고 아지매는.”
“아니다. 우리는 많이 살았다. 살 수 있는 데까지 살았네라.” - 263

2019.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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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지음 / 열림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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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산문도 김애란 이었다.
단순하고 명료하게 마음을 툭 건드리는.
너무 반갑고 좋아서 천천히 읽었다.

자주 쓰인 ‘단정한’이라는 단어가 작가 김애란을 표현하는 단어 중 하나일것 같다.

성장기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는데, 잘은 모르지만 충만한 따스함이 느껴진다.
불행하거나 부족하게 살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나는 좀 낯선 느낌이었다. 왤까?


- 나는 우리 삶에 생존만 있는 게 아니라 사치와 허영과 아름다움이 깃드는게 좋았다. 때론 그렇게 반짝이는 것들을 밟고 건너야 하는 시절도 있는 법이니까. - 12

- 죽는 것 따위 하나도 두렵지 않던 시절. 정말로 용감하기 보다 죽음이 너무 멀어, 죽음이 추상이라 깔봤던 때. 나 역시 다른 아이들처럼 삶을 업신여기는 방식으로 삶을 만끽하며 젊음을 누렸다. - 16

- 단지 모두가 ‘키 크는 무렵’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돌이켜보면 이렇게 아련해지고 마는 것이다. 그건 아마 그때 내 예민한 살갗위로 내려앉은 햇빛과 바람을 먹고, 서툴고 어색하게 주고 받은 눈빛 안에서 내가 어른이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 24

- 너를 안고 나는 내 팔이 두개인 것을 알았다. 나는 몰랐던 사실을 깨달은 듯 ‘그래, 나는 팔이 두개였지’ 중얼거렸다. 나는 곧 내 다리가 두 개인 것과 내 입술이 하나인 것도 알게 될까 두려웠다. 그러다 정말 내 이름을 알게 될까봐. - 76

- 활자 속에 깃든 잔인함과 어쩔수 없는 아늑함에도 불구하고 ‘말’ 안에는 늘 이상한 우스움이 서려 있다. 멋지게 차려입고 걸어가다 휘청거리는 언어의 불완전함 같은 것이. 언어는 종종 보다 잘 번식하기 위해 보다 불완전해지기로 결심한 어떤 종 처럼 보인다. - 99

- 나는 이곳이 낙원이 아니라 기쁘다. 인간끼리 소통이 잘 안 돼 다행이고 언어가 순결하지 않아 좋다. - 100

- 글을 쓸수록 아는 게 많아 질 줄 알았는데 쥐게 된 답보다 늘어난 질문이 많다. 세상 많은 고통은 사실 무수한 질문에서 비롯된다는 걸, 그 당연한 사실을, 글 쓰는 주제에 이제야 깨달아간다. 나는 요즘 당연한 것들에 잘 놀란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려한다. - 124

- 세상에 ‘잊기 좋은’ 이름은 없다. - 300

2019.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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