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헌터
존 더글러스 지음, 이종인 옮김 / 비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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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플릭스에서 마인드 헌터라는 드라마를 이미 보기도 했지만, FBI 최초 프로파일러의 회고담은 역시 흥미롭다.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는 인간에 대해 탐구하는 영역의 일은 일종의 극기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존 더글러스 역시 고행자 같은 면모가 곳곳에서 두드러진다.

수년간 강력범죄자의 내면을 연구하고 실제 수사에 참여한 원로 수사관조차 결국 강력한 처벌이 최선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종종 볼수 있는 터무니 없이 가벼운 형 집행은 생각만하면 심란해진다.

왜 강력 흉악범죄자들에게 자꾸 변명을 하게 할까. 왜 그것들을 미디어들이 앞다투어 다룰까. 시시각각 발전하고 범죄의 경계가 모호한 사건들이 늘어나는데 법 적용 가능한 선례들을 만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들.
여러 범죄학자, 심리학자들의 의견은 대다수 그들은 개과선천하지 않는다인데, 그럼 어떻게 해야하나. 기껏 몇년의 형을 살고 나와 다시 사회에서 활개치고 다니게 둬야만 하나.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길 기다리면서? ..... ㅡㅡ 마음이 차갑게 식는다. 가끔은 나와는 먼 얘기라고 여기다가도, 가끔은 사는 일이 무섭다고 생각하게 되는 요즘.

- 내가 ‘그‘라는 말을 써서 연쇄 살인범이 남자임을 은연중에 내비친 이유는 이 책의 뒷부분에서 차차 밝히겠지만, 거의 모든 연쇄살인범이 남자이기 때문이다. -44

- 나는 내 양심을 걸고 주장한다. 무고한 남자, 여자, 아이를 또다시 살해할 흉악범들을 가출옥시켜서는 안 된다. 그런 흉악범은 평생 감옥에 붙잡아 두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 520

- 미래의 행태와 미래의 난폭한 행동을 미리 예측케 해주는 최고의 근거는 과거의 폭행사이다. - 521

2020.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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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꿈의 뉘앙스 ㅣ 민음의 시 268
박은정 지음 / 민음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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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꿈의 뉘앙스> 와 <수색>이 가장 마음에 콕 박힌다.
전문을 옮기는 것은 좀 그래 결국 발췌 몇개만 강력추천하는 시집.

- 누구도 물어보지 않았는데
매일 밤 그 질문에 골몰하느라
머리가 하얗게 셌다 - 한 뼘의 경희 중

- 망쳐질 것들은 이미 망쳐진 세계, 출구를 찾을 수 없어 서로를 껴안고 숨죽일 수밖에 없는, 이곳은 이름 모를 행성이고 우리는 뿌연 대기 안에서 저녁밥을 먹을 것이다. - 구 중.

- 불행을 증축하다 어깨가 빠진
마음을 꿈에서도 믿을 수 없었다 - 위험한 마음 중

- 우리는 충분히 슬펐고 외로웠고 화가 났으나 그런 건 하룻밤 울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 술을 삼키는 목구멍의 기분으로 중

2020.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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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강화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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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이라고 말하기엔 또 입맛이 쓴 일이지만, 지난 4월에 읽은 책을 이 시기에 정리하고 있다.(라고 쓰고 이 리뷰도 한달이 지나서야 블로그에 정리하고 있다)
김봉곤 작가의, 타인의 사생활과 개인적 카톡 대화 내용이 여과없이 그대로 담긴 소설(이라고 할수 있나는 차치하고)로 인해, 심적, 물적 피해를 호소한 이가 오늘로 두명이다.
출판사와 작가의 대응은 뭐 예상대로 지지부진하고 약간은 적반하장인가 싶기도 하며, 독자인 나는 의도하지 않게 타인의 사적 일면을 훔쳐봤다는 꺼림직함을 느끼게 된다. (이 리뷰를 정리하고 있는 지금은 수상 반납과 책 반품까지 모두 진행되었다)

뭐랄까 쎄함이라고 해얄지. 개인적으로 논란의 작가의 글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고 주변 사람들과 얘기한 적이 있다. 아무래도 창작자에게 요구되는 자세 같은 것이 글에 반영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쎄함은 사이언스.

사적인 경험을 문학에 녹여내는 일이 특이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서 모 평론가는 박완서 선생까지 끌고들어오는 우를 범하기도 했겠지만, 문학을 빌어 타인에게 고통을 준다면 그건 다른 차원의 일이 될 것이다. 글이 타격하는 지점이 사회적, 윤리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아닌 사적 영역에서는 특히나 그렇지 않을까. 최소한 문학이 그러면 안되지 않을까.

이런 스트레스 유발하는 생각을 멀리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너무 많은 실망이 쌓여 있어 마음도 무겁고 울적한데...

무엇보다 이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을 애정하는 독자로서 그렇다.

- 나는 소설을 쓸 때 여전히 구상노트를 쓴다. 쓰지 못할 장면들을 계속 쓴다. 날것의 어떤 감정들, 내가 이해하지 못하고, 절대 알 수 없는 어떤 것들. 시시하지만 무서운 것들. 경험들, 목소리들. 그것들을 자유롭게 주시하는 과정이 있어야, 그것들을 모두 무너뜨려야 다음 단계로 넘어 갈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 강화길, 작가노트 중

스스로 언급했듯 강화길은 직시하는 작가군이 확실하다. 그 시선을 모두 거쳐서 전해지는 살벌한 현실감이 가장 큰 강점이다. 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강한 사람이지 않을까. 앞으로의 작품도 너무 기다려지는 작가.

- ˝절대 모를 수 없는 이야기˝를 모르는, 자신을 향한 미움의 에너지조차 감지하지 못하는, 온 집안을 표표히 떠도는 그 모든 사랑과 증오의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그 구김살없는 해사한 면상이 바로 권력의 얼굴이다. - 49, 해설 중. 오은교.

- 모두가 자신의 세계를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이 기쁨을 느끼는 곳이 옳다. 옳다. 그것은 누구도 뺏을 수 없다. - 장희진, 작가노트 중

2020.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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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영웅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8
미하일 레르몬토프 지음, 오정미 옮김 / 민음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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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낡은 러시아는 이미 그렇게 만들어졌으니, 이제 남은 것은 새로워지는 일뿐이다. - 6, 서문

서문에서 엄청난 패기를 보여주더니만... 그러나 서문의 패기로 끝나는게 함정.
타민족과 여성 혐오적 시선이 불쾌하니 읽을 맛도 안나고, 인내심을 끌어모아 보려해도 결국엔 대충 읽게 되었다.

‘악한 영혼의 역사 조차도 흥미롭고 유익하다‘라고 말하는 연유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선동의 의미일까? 자긍심의 표현일까?
한 눈에 반할 만한 미모의 여성을 묘사하는 워딩이 여러 종자가 섞였다고.... 한숨....
인간의 기쁨과 슬픔에 관여할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 주인공은 대체 뭘까.
남의 일인듯 위악을 떠는건지....
페초린을 알아가는 것이 독자의 과제라고 말하는 해설의 글에 굳이 왜?라는 생각만 남는다.

- 만약 모든 사람들이 조금만 더 생각해 본다면, 삶이란 그다지 많은 걱정을 할 가치가 없음을 알 게 될 것을...... - 48

2020.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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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채 2022-09-06 09: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무엇을 기대하고 읽으신 건지 모르겠네요. 냉소, 이기주의, 염세가 만연하는 당대 러시아 사회에서 전형적인 위악을 떠는 인물들을 중점적으로 다루어 이것이 인간의 나쁜 성질, 어쩌면 우리의 거울일 수도 있다는 것을 내포하는 작품이기에 당연히 비뚤어지고 편견이 담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인물들 밖에 없죠. 그리고 어느 부분에서 감정이 상하셨는지 모르겠네요. 벨라 이야기? 아님 타만 이야기? 아님 공녀 메리 이야기? 물론 주인공이 여자를 가볍게 다루는 영악한 남자인 것은 맞지만 다른 남자에게도 똑같은 태도를 지녔고 (애초에 주인공은 인간 관계에 대해 냉소적인 남자죠) 이걸 여성 혐오라고 해석하는 것은 비약적입니다. 더군다나 아름다운 여성을 묘사하는 표현도 여느 문학 작품에 나올 법한 감각적인 표현들이 전부입니다. ‘워딩‘을 운운하면서 이런 묘사들마저 내키지 않으시다면 푸쉬킨,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등 웬만한 거장들의 문학 작품은 못 읽으실 겁니다. 서문도 해설도 작품에서 시사하는 바와는 다른 포인트로 받아들여 일종의 편견적인 관점을 유지한 채 일부 표현만 보고 타민족/여성 혐오가 들어나는 책이라 판단한 당신은 자신만의 치우친 관점으로 인간들을 대하는 주인공 페초린과 다를 바 없는 것 같네요. 차분히 다시 서문부터 시작해서 정독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악한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세상의 어두운 일면을 첨예하게, 은밀히 풍자적이게 풀어쓴 책이니까요.
 
물질적 삶 ㅣ 쏜살 문고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윤진 옮김 / 민음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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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 사랑... 프랑스인이라 그런 것일까.

완전한 공감은 하지 못했다. 뒤라스도 말한다. 이해하지 못해도 같이 울면 된다고.
완벽한 이해 없이도 불쑥 아름답다 느낀다.
그것이 뒤라스의 아우라인것 같다.

- 세상은 한없이 넓었고, 아주 명료하게 복잡하다. - 34

- 글을 쓸 때 작용하는 본능같은 것이 있다. 쓰게 될 것은 어둠 속에 이미 있다. 쓰기는 우리 바깥에, 시제들이 뒤섞인 상태로 있다. 쓰다와 썼다 사이. 썼다와 또 써야한다 사이. 어떤 상태인지 알다와 모르다 사이. 완전한 의미에서 출발하기, 의미에 잠기기와 무의미까지 다가가기 사이. 세계 한가운데 놓인 검은 덩어리라는 이미지가 무모하지 않다. - 37

- 설사 이해하지 못해도, 그렇다. 어차피 그 책들을 이해할 수는 없다. 이해한다는 말은 적합하지 않다. 책과 독자의 사적인 관계다. 함께 슬퍼하고 운다. - 134

- 사랑없이 사는 일은 불가능하다. 남은 것이 만뿐이라 해도, 사랑은 늘 살아간다. 최악은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167

2020.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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