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피스트
헬레네 플루드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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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네스뵈, 스티그라르손의 편집자 선택 !! 이라고 쓰인 띠지 문구, 딱 고만큼.

분위기만 겁나게 조성하다 흐느적 무너지는 이야기.
절대 집은 완성 되지 않으리라 라는 부정적 확신이 드는 절망을 품은 관계에서 무슨 믿음이 있을 것인가.
남편의 행방불명, 사체 발견, 과연 누구의 짓인가?라는 포맷인데 긴장감이 없다.
주인공의 자신의 기억에 대한 과한 확신과 편집증적 성격도 별수 없는 분위기만 부각하는 장치로만 읽힐 뿐이다.

2021. Oct.

#테라피스트 #헬레네플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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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쓴 것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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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작품 자체는 여성의 불안과 불편을 잘 녹여 낸 작품 정도 라고 생각했다. 전혀 쓰여지지 않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님에도 갑작스레 불어닥친 열풍이랄까 그것이 조금 의아했다.
요즘의(예전에도) 한국의 여성 작가들이 꾸준히 해오던 이야기였으니까 말이다.
어떤 지점이 그 엄청난 공감을 불러일으킨 걸까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 단편집을 읽으면서 사소한 무엇도 놓치지 않으려는 좋은 작가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 때의 작은 물음표가 해소되는 작품집이다.

- 이 나이가 되니 누가 연락이 안 되면 죽었나 싶다. 사람 죽는 일이 너무 가깝고도 태연하다. - 25 매화 나무 아래

- 봄이 오면 눈들은 꽃이 되겠지. 새하얀 꽃들이 늙은 나무를 뒤덮으면 마르고 갈라진 나무껍질은 보드라운 꽃잎에 가려 보이지도 않겠지. 벅차게 흐드러진 풍경이 눈앞에 그려지며 코끝에 매화향이 날아 오는 듯 했다. 바람이 불면 새하얀 꽃잎들이 나비처럼 팔랑일 것이다. 그러다 못 이기고 한꺼번에 떨어져 함박눈처럼 흩날릴 것이다. - 44 매화 나무 아래

- 글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믿었고 책임감을 가지고 써야 하는 글도 있다고 생각했다. 두렵고 외롭고 허탈할 때가 많았지만 읽고 생각하고 질문하고 기록으로 남기려고 애썼다. - 57 오기

- 딱 내 몸 하나만 보살피는 지금은 일상이 얼마나 가뿐한지 모르겠다. - 235 오로라의 밤

2021. aug.

#우리가쓴것 #조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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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카타의 세 사람
메가 마줌다르 지음, 이수영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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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끝간데 없는 막막한 비극은 불편함과 불쾌한 느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이런 이야기가 무대가 되는 장소가 아시아나 아프리카가 된 느낌이다. 1세계가 아닌 지역의 작가들이 점점 드러나기 때문이겠지.

러블리라는 캐릭터가 제일 공감된다. 적당히 정의로운 적당히 현실적인 적당히 올바른 소수자이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지만. 인간의 심성이란 어느 계층에 있건 개인의 능력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 착한 사람이 대우받기를 바라는 가장 평이한 정의로움 그런 면이 있는 캐릭터말이다.

대수롭지 않게 페이스북에 올린 글 때문에 테러리스트로 지목을 받은 지반은 가난하지만 자존심이 강한 여성이다. 다만 가진 재능이 피어나지도 못할 사다리가 없는 하층민. 주인공이지만 온갖 억울함을 짊어지고 있으니 독자의 감정소모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게 된다. 아무래도 요즘은 이 정도의 비운은 읽는데 기운이 빠지게 되니 외면하고 싶어지는 기분.

체육선생 캐릭터는 주요 등장인물이긴 하지만 신념을 가진 무식한 인간의 전형이라 손톱만큼도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야말로 극혐. 비록 그 인물이 바라볼수 있는 세상이 한정되어 있었다 해도.

요즘 추천받거나 괜찮을 것 같아 고른 책들이 모두 평이해서 실망스럽다. 21세기 찰스 디킨스의 등장이니 뭐니하는 과대광고, 그딴식의 마케팅은 안했으면 싶다.

정말 심장이 뛰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


- 뒤에는 애꾸눈 칼키디가 있다. 얼굴 반쪽이 불에 탄 그녀가 크게 웃어서 돌아보니 벌어진 잇새가 보인다. 남편이 그녀에게 염산을 뿌렸는데 어떻게 해선지 그녀가 감옥에 있다. 여자가 되면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 - 49

- 오래 전에 나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묻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질문을 해봐야 소용없다는 걸 안다. 인생에는 아무 이유없이 많은 일이 일어난다. - 83

- 그런 아침이 다시 올 것이다. 너무나 느리지만 시계는 조금씩 앞으로 움직이고 있다. - 181

- ˝사회는 나에게 이 꿈을 꿀 수 없다고 말해요. 사회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자리가 없어요.˝ 나는 말하고서 속으로 생각한다. 나를 용서해, 지반. 너는 여기서 빼놓아야겠어. ˝왜냐하면 우리가 가난하니까. 그리고 영어를 완벽하게 못 하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꿈도 가질 수 없나요?˝ - 278

2021. Sep.

#콜카타의세사람 #메가마줌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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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호텔의 유령
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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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좀 많이 하긴 했지만 어디서 튀어 나올지 모를 악의로 조마조마하게 읽다가 맥없이 풀어진 결말 덕에 그렇게까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흉가에 이르러서야 자립에 가능성을 본다는 점이 여성이 전반적으로 처한 현실이었음을 보여 준다.

분위기만 끌어 올리고 실체는 끝까지 갖지 못했던 느낌. 불안을 잘그려내는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아예 불안을 표방하니 오히려 매력이 감소되었다.

- 이것은 소설이다. 소설에 불과하다. - 7

- 잔인하고 못된 감정이 가득한 소설로 쓸 생각이었다. 정말 그런 소설을 쓰고 싶었다. 인물들이 맹렬하게 경쟁하는 이야기, 원한과 증오, 악의로 들끓는 이야기, 나는 복수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었다. - 17

- 당신은 대불호텔이야. 냄새나고 지저분하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오래된 폐가지. 이곳에 나를 가둬둔다고 해서 내가 똑같이 너저분해지지는 않아. 바다는 넓고, 나는 내 배를 운항할 줄 알아. 내 배를 움직이는 건 나야. 당신이 아니지. 나는 내 배의 선장이고 주인이야. 나는 웃으면서 이 배를 움직일거야. 당신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지. - 217

- 나는 시련이 사람을 강하게 해준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시련은 시련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고통 이후 단단해지는 마음이나 냉정한 판단력 같은 것은 결과론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할 만한 여유가 생겼다는 뜻에 불과한 것이다. - 273

- 시작은 언제나 아름다운 법이다. 모든 것이 그러하다. 하지만 모든 것은 언제든 망가질 수 있다. 우리는 늘 그런 위협 속에 산다. - 277

2021. aug.

#대불호텔의유령 #강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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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188호 - 2020.여름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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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늘 위기. 아닌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요즘 분위기가 딱히 위기인가하면 그렇지도 않아 보임. 물론 내가 읽고 있는 독자이기에 읽지 않는 측면의 위기를 체감하지 못 하는 것일 수도.

지금 다시보니 황정은의 일기가 있었네. 뒤늦은 독서와 그보다 더 뒤늦은 리뷰 정리의 나날. ㅡㅡ

- 어쨌든 그것은 그 수치가 우리에게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다음은 무엇인지를 다시 물을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다음을 묻는다는 것. 언제나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 33 혁명의 재배치

2021. aug.

#창작과비평 #2020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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