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쓴 것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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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작품 자체는 여성의 불안과 불편을 잘 녹여 낸 작품 정도 라고 생각했다. 전혀 쓰여지지 않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님에도 갑작스레 불어닥친 열풍이랄까 그것이 조금 의아했다.
요즘의(예전에도) 한국의 여성 작가들이 꾸준히 해오던 이야기였으니까 말이다.
어떤 지점이 그 엄청난 공감을 불러일으킨 걸까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 단편집을 읽으면서 사소한 무엇도 놓치지 않으려는 좋은 작가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 때의 작은 물음표가 해소되는 작품집이다.

- 이 나이가 되니 누가 연락이 안 되면 죽었나 싶다. 사람 죽는 일이 너무 가깝고도 태연하다. - 25 매화 나무 아래

- 봄이 오면 눈들은 꽃이 되겠지. 새하얀 꽃들이 늙은 나무를 뒤덮으면 마르고 갈라진 나무껍질은 보드라운 꽃잎에 가려 보이지도 않겠지. 벅차게 흐드러진 풍경이 눈앞에 그려지며 코끝에 매화향이 날아 오는 듯 했다. 바람이 불면 새하얀 꽃잎들이 나비처럼 팔랑일 것이다. 그러다 못 이기고 한꺼번에 떨어져 함박눈처럼 흩날릴 것이다. - 44 매화 나무 아래

- 글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믿었고 책임감을 가지고 써야 하는 글도 있다고 생각했다. 두렵고 외롭고 허탈할 때가 많았지만 읽고 생각하고 질문하고 기록으로 남기려고 애썼다. - 57 오기

- 딱 내 몸 하나만 보살피는 지금은 일상이 얼마나 가뿐한지 모르겠다. - 235 오로라의 밤

2021. aug.

#우리가쓴것 #조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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