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엄마 맞아? (반양장) - 웃기는 연극 움직씨 만화방 1
앨리슨 벡델 지음, 송섬별 옮김 / 움직씨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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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집단이 얼마나 복잡한 사정과 감정의 집합체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이야기.

엘리슨 벡델이 좋은 작가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지만,
자신의 온 생애를 서술하고,
그런 과정에서 자기를 찾아가고,
위안을 얻고,
극복하고,
좌절하고 등등의 일들을 겪어 내는 이런 열정을 가지려면
자기애가 어느 정도여야 할까?
거대한 자아를 보고 있다는 느낌 그런 기분이 계속 동반된다.

- 이 책에서 ‘재능있는‘이란 ‘똑똑함‘보다 ‘예민함‘을 뜻한다. - 60

- 내 어머니에게서 받지 못한 것이 있다.
결핍과 간극과 공백이 있다.
하지만 그 대신 어머니는 내게 다른 것을 주셨다.
아마도, 훨씬 더 값진 것.
그녀는 내게 출구를 주었다. - 294

2021. dec.

#당신엄마맞아 #엘리슨벡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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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부인 열린책들 세계문학 8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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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지 않고 반복되는 자살충동 그리고 우울증.
이런 심리상태로 살아가면서도 찬란한 세계를 경탄의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있었던 작가, 안타깝고 아이러니하다.

참으로 우아하고 세련된 시점의 이동이지 않는가.
의식의 흐름이라기 보단 카메라의 시선이 흘러가듯 인물 사이를 건너 다니는 구성이 멋지다. 그리고 그 구성을 산만하다 느껴지지 않게 이끌어 내는 능력까지.

클라리사 델러웨이, 삶에 대한 긍정의 자세를 모두 안아 존재하는 사람.

- 아무도 없었다. 그녀의 말은 시들어 떨어졌다. 로켓이 떨어지듯이. 그 불꽃은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가면서 어둠에 굴복하고, 어둠이 내려 집과 탑의 윤곽 위에 쏟아진다. 황량한 언덕들과 윤곽이 부드러워지다가 어둠속에 묻힌다. 그러나 비록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해도, 밤은 그 모든 것으로 충만하다. 빛깔도 없고, 불켜진 창문 하나 보이지 않지만, 사물은 좀 더 육중하게 존재하며, 밝은 대낮에는 드러나지 않는 것을 암암리에 내비친다. 새벽이 가져다 주는 안도를 빼앗긴 채 어둠속에 함께 웅크리고 있는, 거기 어둠 속에 뒤엉켜 있는 사물들의 혼란과 불안을. 새벽이 벽돌을 흰색과 회색으로 씻어내고 유리창 하나하나를 비추며 들판에서부터 안개를 걷어버리고 평화로 이 풀을 뜯는 적갈색 암소들을 보여 줄 때면, 모든 것을 다시금 눈앞에 차려지고, 다시 존재하는 것이다. 나는 혼자다. 나는 혼자야! - 34

- 이런 세상에 자식을 낳을 수는 없었다. 고통을 영속시킬 수도 없고 이 탐욕스러운 짐승들, 지속적인 감정이라고는 없고 변덕과 허영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짐승들의 자손을 늘릴 수도 없었다. - 120

2021. Nov.

#댈러웨이부인 #버지니아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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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워스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마이클 커닝햄 지음, 정명진 옮김 / 비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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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오롯이 혼자인 존재고
고독은 필연이며
인생은 고요한 폭풍같다.

각기 다른 시공간의 세 여성의 이야기.
세 인생은 각각 개별성을 보여 주지만, 하나로 관통하는 지점이 있다.
버지니아 울프. 시대가 부여한 열패감에 괴로워하던 영혼 버지니아.

그리고 끝끝내 감내해야만 하는 그 시간들, the hours.
세 여성 모두 그럭저럭 오늘이라는 하루를 견뎌내며 살아가고.
불안이 팽배한데, 공기는 완벽하게 차분해서 서글프다.

모두들 어떤 마음으로 어떤 방법으로 생을 견디고 지내는지.
대단한 서사가 아닌, 심리의 추적이 독서의 관건이다.
고요하지만 요동치고 있는 그 마음들을 따라잡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흘러있다.

-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은 이 도시가 겪은 파괴와 재기, 복잡성 그리고 끝도 없는 생명력이다. - 31

- 여기는 마약밀매업자, 정신이상자, 넋나간 사람 그리고 좋았던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운이 다한 사람들로 우글거린다. 그래도 그녀는 세상을 사랑한다. 그것이 미완에 불변의 것이기에. 그리고 다른 사람들 또한 가난하든 부유하든 세상을 사랑한다고 확신 한다. 왜 사랑하는지는 누구도 확실하게 말할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끝없이 타협하고 상처받으면서도 계속 살아가려고 발버둥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 32

- 여기가 세상이다. 바로 당신이 사는 곳. 그리고 당신은 감사한다. 애써 그러려고 한다. - 47

- 그녀는 펜을 집어 들고 종이 위에서 움직이는 펜에 손을 내맡기다가 자신은 그저 자신일 뿐이라는 걸 깨달을 것이다. 실내복을 입은 채 펜을 잡고 있는 자신은 그저 약간의 재능만 있을 뿐 두려움이 많고 확신이 없는, 그래서 어디서 시작하고 무엇을 쓸지 조차 전혀 알지 못하는 여자일 뿐이라고.
그녀는 펜을 든다.
˝댈러웨이 부인은 꽃을 직접 사겠다고 말했다.˝ - 61

- 그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내일 또다시 여기에 당신이 알아볼 수 있는 모습으로 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자. - 114

- 버지니아는 한 존재가 살아 있을 때 차지하는 공간이 죽었을 때의 그것보다 얼마나 더 큰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우리가 몸짓과 움직임 그리고 숨결이 차지하는 공간의 크기를 얼마나 많이 착각하고 있는지도 생각해 본다. 죽어서야 진짜 우리의 부피가 드러나는데, 그 크기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 246

2021. nov.

#디아워스 #마이클커닝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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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의 독서 - 김영란의 명작 읽기
김영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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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의 독서.

궁금했다. 그러나 개인적 독서의 감상보다는 책 그 자체에 관련된 정보전달이 분량 상 더 많다. 그걸 기대한 건 아닌데.

평생 유일하게 계속해온 것이 책읽기라는 점은 동질감이 느껴졌다.

그것이 쓸모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나, 오롯이 나라는 존재를 형성하는 재료가 되어 왔음을.(7)

- 루이자가 쓴 소설들이 쉽고 대중적이며 멜로드라마적인 건 루이자가 돈을 벌어야하는 이유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작은 아씨들‘에서도 루이자는 이런 작품들은 스스로 ‘조의 쓰레기‘라고 불렀고 조의 쓰레기는 가족 모두의 삶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고 썼다. - 42

- 한 걸음 더 들어가 ‘제인 에어‘이야기를 ‘다락방의 미친 여자‘의 눈으로 다시 쓴 진 리스의 소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와 대비해서 보면 ‘제인 에어‘가 여성의 문화적 타자성을 포착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으나 서구문화가 다른 문화를 타자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못했음도 알 수 있다. - 73

- ‘제인 에어‘에서 항상 이해할 수 없었던 로체스터와 버사의 모든 것이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에서 비로서 온전히 드러났다. 앙투아네트가 제자리를 찾는 데는 무려 120년이 지나야만 했다. - 76

2021. nov.

#시절의독서 #김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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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3
저메이카 킨케이드 지음, 정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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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픔과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더 묵직한 감각으로 읽었다.

무해한 1세계인들의 얼굴을 볼 수 있다.
타인에게 다정하기도하고 그러나 무지하고 무식한, 필요 이상을 알려고도 하지않고 알 필요도 없는 안락한 삶에 안착한 이들의 모습으로 말이다. 대체로 이런 모습이 1세계와 그 외 세계의 격차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같은 국가 안에서도 빈부의 따른 격차이기도 하다. 지리적 거리감이 있는 전자의 경우보다 후자의 경우가 더 가시적인 사회적 문제를 유발 하는 것 같다.

루시의 분노, 적의는 이유가 충분하다.
왜 감사할 줄 모르냐고 묻는 가부장적 가족주의와 ,제국주의, 인종주의, 계급주의에 대해 의문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너희들이 무엇이기에 감히 나에게 감사를 요구하냐고.

˝화가 많은˝ 수만은 유색인 여성들은 이 의문을 공감할 것이다.

짧고 강렬한 책.

- 현실과 마주해 실망하는 일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터였다 - 10

- 3월 초 어느 날 아침에 머라이어가 내게 말했다. ˝넌 봄을 본 적이 없지?˝ 다 알고 묻는 거라 대답은 들을 필요도 없었다. 봄이 친한 친구라도 되는 듯한, 큰맘 먹고 오랫동안 먼 길을 떠났다가 곧 돌아와 뜨거운 재회의 기쁨을 안겨줄 그런 친구라도 되는 듯한 말투였다. 그녀가 말했다. ˝수선화가 땅 위로 솟아 오르는 모습을 본 적 있어? 엄청나게 많은 꽃들이 활짝 피어서는 산들바람이 불어오면 앞쪽으로 길게 펼쳐진 잔디를 향해 꾸벅 절을 해. 그런 거 본 적 있어? 그 광경을 볼 때마다 나는 살아 있다는 게 참 기뻐.˝ 그 말을 듣고 난 생각했다. 그러니까 머라이어는 산들 바람에 몸을 숙이는 꽃을 보면 살아있는 게 기쁘구나.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가 있지? - 19

- 봄이 시작된다는 그날 세찬 눈보라가 찾아왔고, 그날 하루에만 겨우내 왔던 눈보다 더 많은 눈이 내렸다. 머라이어는 나는 향해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늘 이렇다니까.˝ 그렇게 말했는데 다른 사람에게 막 배신이라도 당한 투였다. 난 웃어 주었지만, 사실은 정말 알 수가 없었다. 어떻게 날씨가 마음을 바꿨다고, 날씨가 자기 기대에 어긋났다고 비참한 기분에 빠질 수 있지? 사람이 어떻게 그렇지? - 21

- 여하튼 이번에 눈이 내렸을 때는 나도 뭔가 다르다고 느꼈다. 어딘지 모르게 아름다웠다. 매일 일상에서 바랄법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일단 아름다움이 넘치도록 많을 때라야 음미 할 수 있는 그런 아름다움. 해 지는 시간이 늦어져 낮이 길어지고, 저녁 하늘은 평소보다 낮게 내려 앉은 듯 보였다. 반숙계란의 흰자 같은 색깔과 감촉을 지닌 눈으로 덮인 세상은 부드럽고 사랑스럽고, 뜻밖에도 나를 보듬어 주는 기분이었다. 내가 사는 세상이 부드럽고 사랑스럽고 따뜻하게 보듬어 준다는 것을 견딜 수 없어서, 난 길에 서서 울었다. 앞으로 살면서 무엇 하나 더 사랑하는 일이 없기를 바랐고, 내 마음이 수천 수만 갈래로 찢겨 발밑에 널부러지는 일이 없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 23

- 머라이어는 내가 생전 처음 수선화를 보고 기뻐서 그러는 거라고 오해하고는 팔을 뻗어 나를 안으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몸을 뒤로 뺏고, 그러자 입이 떨어졌다. ˝아줌마는 내가 열아홉이 될 때까지 실제로 보지도 못할 꽃을 노래한 시를 열 살의 나이에 암기해야했다는 사실을 알기나 해요?˝ 말을 내뱉자마자 난 그녀의 사랑스러운 수선화를 그녀 자신이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그런 환경에 집어던진 것을 후회했다. 피정복자와 점령지, 야수들이 천사를 가장하고 천사들이 야수로 묘사되는 환경말이다. 나를 거의 알지도 못하는 이 여인은 나를 사랑했고, 자기가 사랑한 이것 - 활짝 핀 수선화가 무리지어 넘실대는 수풀- 을 내가 사랑하기를 바랐다. 마치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듯이, 뜻밖의 고된 노동을 한 뒤 이제 좀 쉬려는 사람처럼 그녀의 눈이 흐릿해졌다. 그녀의 잘못이 아니었다. 내 잘못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가 아름다운 꽃을 보는 그곳에서 나는 비통함과 원한만을 본다는 사실은 어떻게 해도 달라질 수 없었다. 우리가 그 장면을 똑같이 보고 함께 눈물 흘릴 수도 있겠지만, 그 눈물의 맛은 다를 것이었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집으로 걸어 같다. 끔찍한 수선화가 어떻게 생겼는지 마침내 보게 되어 기뻤다. - 28

- 머라이어는 ˝내게 원주민의 피가 흐른다˝라고 했고, 장담하건대 그 말은 무엇보다 마치 전리품을 가지고 있다는 선언 같았다. 대체 어떻게 정복자가 동시에 피정복자일 수도 있다는 주장을 할 수가 있지? - 37

- 여기서 보낸 여름을 떠올려 보았다. 겉으로는 달라 보이는 것들 사이에서 통일성을 발견했다. 무척이나 행복한 순간들을 맛보았고 내 미래를 상상해보고픈 갈망이 생겼지만 동시에 환상이 깨지며 대단한 실망감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삶이란 이래야 하지 않을까? 한없이 나를 끌어내리는 위험하기만 한 저류가 아니라 이렇게 기복이 있는 게 맞지 않을까? - 75

- 폴은 차를 몰며 대양을 건넜던 위대한 탐험가들이 이야기를 해 주었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유를 위해서였고, 그렇게 자유를 찾아 나서는 것이 인간의 조건이라고 했다. 그에게 그런 취미, 그러니까 자유라는 취미가 있다는 건 그때 처음 알았다. - 103

- 엄마는 날 잘 알았다. 자기 자신을 아는 만큼이나 잘 알았다. 당시 나는 우리가 아주 똑 닮았다고 보았다. 그런 엄마가 아들이 앞으로 해낼 일이 얼마나 자랑스러울지 하는 생각이 빠져 눈에 눈물이 그럴해질 때마다 내 심장에는 칼이 꽂히는 심정이었다. 자신을 똑 닮은 자식인 나와 관련해서는, 약간이라도 비슷한 상황을 예상하는 인생의 시나리오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난 속으로 엄마를 ‘여자 유다‘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그때조차 완전한 절연이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엄마와의 절연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 104

- 난 사회적 지위도 없고 내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도 없었다. 내겐 기억이 있고, 분노가 있고, 절망이 있었다. - 108

- 나는 이 세상에서 혼자가 되었다. 그것만 해도 상당한 성취였다. 그걸 이루려 애만 쓰다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행복하지는 않았지만, 그것까지 바라면 과하지 싶었다. - 129

2021. nov.

#루시 #저메이카킨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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