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민음사 모던 클래식 51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 민음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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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와 오만으로 타인들, 낯선이들을 경계하는 시선들에 대하여.

이름을 기억하기 어려워서 그렇지 흡인력 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다. 낯설지도 않다.

장편을 읽어 보고 싶다.

아프리카 역시 저주처럼 퍼져있는 징그러운 남아선호 사상. 그런 것들이 여기나 거기나.

- 세상에 미쳐 돌아 갔다. 하지만 너무 기막힌 일이라 오히려 더 빨리 수긍하게 됐다. - 15

- 영국인들은 살인과 도둑질에 ˝원정˝이나 ˝강화˝ 같은 단어들을 갖다 붙이는 버릇이 있다는 이야기, ˝전리품˝으로 간주된 그 가면들이 지금은 전세계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는 이야기. - 37

- ˝영어를 잘 하시네요.˝ 그가 말했다. 그녀는 마치 영어가 자신의 소유물이라도 되는 양 놀라는 그의 태도에 기분이 나빴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 토베치가 얘기하지 말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석사학위 소지자라고 닐에게 말했다. - 103

- 그들은 수단 전쟁에 대해, 아프리카 작가 시리즈의 쇠락에 대해, 책과 작가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들은 담부조 마레체라는 대단하고, 엘런 페이턴은 속물이고, 이사크 디네센은 용서할 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케냐인은 담배를 뻐끔거리는 사이사이에 유럽식 악센트로, 모든 키쿠유족 아이들은 아홉 살이 되면 저능아가 된다고 했던 이사크 디네센의 말을 인용했다. 그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 137

- 그곳에 앉아 밤의 검은 어둠 속을 들여다 보면서 술기운으로 나긋해진 목소리들을 듣고 있다보니 우준와는 가슴 밑바닥부터 자기혐오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에드워드가 ˝나는 당신이 누워줬으면 좋겠는데. ˝라고 했을 때 웃지 말았어야 했다. 그건 우스운 말이 아니었다. 우스운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녀는 그 말이 싫었고, 에드워드의 얼굴에 떠오른 음흉한 미소와 언뜻언뜻 보이는 푸르누런 앞미와 늘 그녀의 얼굴보다는 가슴을 쳐다보는 시선과 위아래로 훑어보는 눈동자가 싫었는데도 정신 나간 하이에나처럼 웃어 대고 말았다. (...) 남아공 백인은 에드워드가 백인 여자는 절대 그렇게 쳐다 보지 않을 거라고, 왜냐하면 그가 우준와에게 느끼는 감정은 존중이 결여된 욕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146

- 당신은 그에게, 이해해야 할 것은 하나도 없다고, 그냥 사는 게 원래 그런 거라고 말했다. - 163

2022. mar.

#숨통 #치마만다응고지아디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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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은총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이동윤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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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었던 범죄 소설들에 비해 확연하게 격조가 느껴지는 글이다. 스틸라이프에서는 이번 만큼 큰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아무래도 등장인물들과 배경에 스며드는 시간이 조금 필요했던거 아닐까 싶다.

우아한 범죄물.

남은 시리즈가 많아서 즐겁다.

아무도 추도하지 않는 죽음이란 소재가 전편과 대조되어 인상적이다.

스리파인즈의 전경이 눈에 보이는 듯 펼쳐지고 묘사되는 극한의 추위마저도 한 여름에 더할 나위 없었다.

- 이곳의 지명이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들은 모두 실제 모습 그대로 입니다. 정서적 풍경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상실과 슬픔, 우정과 친밀함, 그리고 사랑, 내 작품들은 분명 살인을 다루는 추리소설이지만 사실은 죽음보다 삶에 대한 이야기에 더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들이 어디에 살고있든 서로의 감정을 충실히 나누려 합니다. - 8, 저자 서문

- ˝조심스럽게 발을 디뎌야 하네, 르미외 형사. 나는 종종 우리가 자주 쓰는 쪽 손등에 다음과 같은 문신을 새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네.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 - 143

- 살인이란 살해된 사람과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 얽힌, 굉장히 인간적인 일이었다. 살인자를 지나치게 흉물스럽고 기괴한 존재로 묘사하는 것은 그에게 부당한 이득을 안겨 주는 것이었다. 아니, 살인자는 인간이고, 모든 살인의 기저에는 감정이 깔려 있었다. 의심할 바 없이 비뚤어져 있고 뒤틀려 있으며 추악하기는 하지만 분명 사람의 감정이었다. - 247

2022.jul.

#치명적인은총 #루이즈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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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SF를 쓰는가 -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 사이에서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양미래 옮김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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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이라는 선긋기에 늘 sf를 언급하는데 이보다 더 극사실주의 일 수 있을까 싶은 현실반영을 가상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너무 한심한 일 아닐까싶다.

마거릿 애트우드는 빛나는 지성이라고, 정말이지, 생각하고 있다. respect!

- 이 책은 이런 책이다. 어린아이로서, 청소년으로서, 한때는 학생이자 연구자로서, 비평가이자 평론가로서, 그리고 마침내는 작가로서 Sf와 다소 복잡하게 얽혀온 나의 개인사에 관한 책. - 서문, 23

- 마야의 창조신화에 따르면, 신들이 세상을 창조하고 처음 했던 일은 걱정이었다. 그것도 많이. 신들은 걱정했고, 걱정했으며, 또 걱정했다. 그 신들의 마음에 나도 공감한다. - 88, 다른 세상에서

- 어떤 유형의 글을 쓰든, 어떻게든 그 글을 스스로 믿지 않으면 설득력을 갖출 수 없는 법이다. - 127, 다른 세상에서

- 우리가 천국을 향해 손을 뻗을 때, 그 천국이 사회주의적이든, 자본주의적이든, 심지어는 종교적이더라도 걸핏하면 지옥을 초래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왠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전부 제각각이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 139

- 시녀이야기가 ‘페미니즘 디스토피아‘인 것은 아니다. 단, 여자들은 목소리와 내면세계 같은 것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여자에게 목소리와 내면 세계를 부여하기만 하면 페미니즘이라고 간주될 시엔 그럴 수도 있다. - 235, sf에 관한 비평들

- 디스토피아적인 사건들은, 그 순서상 이상하게도, 마르크스적인 부분이 있다. 처음에는 프롤레타리아의 독재가 찾아와 무수히 많은 모가지가 날아간다. 그 다음에는 그림의 떡 같은 무계급사회가 도래해야 하는데, 참 희한하게도 그런 사회는 여태 한번도 실현된 적이 없다. 그대신 우리는 그저 채찍을 든 돼지들을 얻어낼 뿐이다. 오웰이라면 작금의 현실에 대해 무슨 말을 할까? 가끔씩 이렇게 자문해 본다. 아니, 실은 꽤 자주 해본다. - 239

- 죽음의 손이 마지막 노크를 할 채비를 하면, 작가는 더 안간힘을 다해 매진한다. 잠깐! 기다려! 이거 하나는, 이 중대한 메세지 만큼은 반드시 남기고 가야 해! 작가가 작품을 집필하는 시점의 나이는 결코 작품과 무관하지 않다. - 281

-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것이 <걸리버 여행기>의 핵심 질문이라고 한다면, 그런 책을 써내는 능력 자체가 그 대답의 일부를 구성한다. 우리의 존재는 무엇을 하는가뿐만 아니라, 무엇을 상상하는가에 의해서도 규정된다. 짐작해 보건데, 우리는 미치광이 과학자들의 존재를 상상하고 그들이 소설의 경계안에서 최악의 실수를 저지르도록 내버려 둠으로써 실제 과학자들이 제정신을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 339

- 먼저, 제 소설 <시녀이야기>가 금서로 지정될 수 있도록 열성적으로 나서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활자가 아직도 이토록 진지하게 받아들여 진다니, 격려가 되는 일입니다. - 391, 마거릿 애트우드가 저드슨 학군에 보내는 공개 서한

2022. Apr.

#나는왜SF를쓰는가 #마거릿애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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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향연 - 플라톤에서 움베르토 에코까지 한 권으로 즐기는 유쾌한 고전 여행
이진경.이정우.심경호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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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구성 되어 있는 내용인데 기대보다 더 짜임새있고 흥미로운 내용이다. 특히 한국 사상 편이 재밌었다.

변화의 속도를 쉽게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의 세상을 살고 있더라도 고전에서 주목하고 설파하던 기본적인 것들은 늘 다시 살펴볼 지침이 되어준다.

- 위대했던 민주주의는 점차 우중의 정치로 변질되어갔다. 법은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강열한 냉소주의는 언어를 대책이 없을 정도로 비틀어 버렸다. ˝중용은 남자답지 못한 것이 되어버렸고, 광기는 재능이 되어 버렸다.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인정을 받았고, 평화를 외치는 사람은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투키디테스) 여기에 전염병까지 겹쳐 페리클레스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 17,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론>

고대 그리스의 상황이지만 현재의 세계와 다를 바 없는 묘사아닌지. 놀랍도록 발전이 없는 인류 아닌가 생각한다.

- 러셀의 종교 비판에는 우회로가 없다. 논리와 과학으로 중무장한 노련한 철학자는 종교에 대해 곧바로 칼을 겨눈다. 그에게 종교는 ‘인류에게 말할 수 없는 불행을 가져다 준 근원‘이며 ‘황금시대의 문턱에 서 있는 인류 앞을 가로 막고 있는 괴물‘일 뿐이다. (...) 러셀은 책 머리 맡에서 이렇게 선언한다. ˝내가 바라는 세계는 집단적 적대감에서 해방된 세계, 만인의 행복은 투쟁이 아니라 협력에서 나올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는 세계다.˝ - 89 , 버트런드 러셀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 이성이 광기를 대신해서 광기에 대해 말하고 광인은 그 말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는 관계 역시 다양한 영역에서 다른 종류의 역사를, ‘대행자‘들에 의해 지워지고 묻혀버린 역사를 새로이 쓰게 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예컨대 제국적 침략과 나란히 진행된 동양에 대한 연구를 통해 서구가 동양에 대해 대신 말하고, 동양은 그들 동양학자에게서 자신에 대해, 자신의 역사에 대해 배워야 했던 관계가 그것이다. - 112, 미셸 푸코 <광기의 역사>

- 퇴계 이황은 이 사화의 시대에 살았던 사람이다. 특별히 젊은 시절 겪은 조광조 사건은(기묘사화) 평생 화두가 되었다. 그는 깊은 고민 끝에 사화의 원인을 두가지로 압축한다. 첫째는 제대로 훈련되지 않은 선비들이 높은 지위를 탐한다는 점이다. 그의 말을 빌리면 ˝학문은 아직 성취되지 않았는데 스스로 너무 높은 곳에 처하며, 때를 헤아려보지도 않고서 세상을 다스려보겠다고 용감하게 나서기때문에 사화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 둘째는 구조적인 문제다. 정치에 나아가는 길만 있지 물러나는 길이 없음, 즉 퇴로가 차단되어 있다는 점이다. - 238, 이황 <자성록>

- 길동이 활빈의 의거를 행한 것은 버젓한 문무 관직에 나아갈 수 없는 울분을 풀기 위해서였고, ‘전하로 하여금 아시게 하려던 것‘에 불과하였다. 그의 행동은 서얼 차별의 부당함을 고발하는 데는 성공하였지만, 그것뿐이었다. 길동은 조선의 신분 제도를 개혁해줄 것을 임금에게 청 하지 않았다. 그렇게 건백조차 차하지 않은 것은 이 소설이 나올 당시에 사회변혁의 기운이 성숙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이 소설의 작가는 조선에서 신분 제도의 개혁은 기대할 수 없었기에, 길동으로 하여금 조선을 떠나게 만들었던 것이리라. - 251, 허균 <홍길동전> 호부호형에 만족한 길동의 혁명

- 빈부격차를 가속화하는 기업세계화에 반대하며 농업은 상품이 아니라고 농민들은 고통스럽게 절규한다. 한 국가가 생존에 필수적인 농업을 포기하고 교역 위주의 상공업으로 돌아설 때 과연 누가 그 과실을 챙기고, 누구에게 큰 고통이 따르는지를 모어는 유토피아에 빗대어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 333, 토마스 모어 <유토피아>

- 우리는 정치적 권력 독점은 늘 경계해왔으면서도 경제적 부의 독점 현상에 대해서는 그것을 개인 능력에 따른 결과라며 관대하게 받아들였다. 정치권력의 억압과 횡포에는 저항하면서도 경제적 불평등의 현실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 그저 부자들을 따라잡으려고 애써왔다. 어째서 정치권력은 제한을 받아야 민주적이라고 생각하면서 경제적 축적에는 한계를 그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가? 어째서 정부는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기업의 독재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가?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우리 모두에게 부의 유토피아를 약속하지만, 이것은 마치 사막을 모래바람처럼 한쪽으로만 부를 쏠리게 할 뿐 결코 경제적 민주화를 가져다 주지 못한다. - 335, 토마스 모어 <유토피아 >

- 국가의 정체성은 다양한 반론과 논쟁이 거듭될수록 오히려 그 가치가 생생하게 살아난다. 이 점에서 ‘지당한 상식‘에 돌을 던지는 사람들은 충분히 보호되어야 한다. 이들이야말로 오류를 수정하게 하고 진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존재들이 아닌가? 우리 사회는 이미 밀이 우려한 ‘자유롭지 않을 자유‘를 스스로 선택할 만큼 민도가 낮지 않다. 이제는 금기를 풀어야 할 때다. - 369,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 그렇게 만들어진 재산은 틀림없이 남들을 지배하거나 착취하는데 사용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필요를 초과하는 생산은 윤리적으로 ‘나쁜 짓‘이었다. 즉 필요 이상의 생산을 저지하는 것, 그것은 이런 점에서 미개함의 증거가 아니라 자연이나 인간을 대하는 그들의 ‘지혜‘의 증거였다. - 414, 마르셀 모스 <증여론>

- 무엇보다 카슨의 남다른 점은 전체를 볼 줄 아는 그녀의 시적 상상력에 있다. 그녀는 미국 전역의 무차별적인 디디티 방제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수지맞는 시장이 필요했던 화학산업계와 이런 대기업과 연결된 미국 농무부의 관료들, 또 기업과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은 과학자들 간의 불성실하고 무책임한 결탁이었음을 너무도 예리하게 파악하였다. 뿐만 아니라 특정 식물이나 곤충을 박멸하기 위에 뿌려대는 살충제가 전문가들이 주장과는 달리 특정 생물에게만 작용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이 독성 물질이 토양과 지하수로 스며들어가 물고기와 곤충, 새들과 인간에게로 순환하며 지구 생태계 전체를 파괴한다는 것도 볼 줄 알았다. 지금도 생태 보호 운운하면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빨갱이‘라고 일부 신문에서 몰아세우는데, 40년이나 전에, 그것도 기업 자본주의 발전으로 풍요로운 미국건설에 여념이 없던 냉전적 상황에서, 더구나 남성 중심 과학계의 차별적 분위기 속에서 한 여성의 몸으로 그토록 용기있게 주류 세력들과 맞섰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 611,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2022. mar.

#고전의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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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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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이 나오면 꼭 찾아 읽는 작가다.

여지없이 작가의 지문을 남기는 그런 글이다.

작별 인사는 휴머노이드의 이야기고, 사실 이런 이야기가 무척 많고, 그래서 딱히 새롭거나 흥미를 유발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작가의 휴머노이느 이야기는 어떤지 궁금했다.

인간과 구분이 모호해진 휴머노이드, 무등록 휴머노이드, 폐기된 휴머노이드, 재활용되는 휴머노이드....
인간은 그렇게 사용하면서 한편으론 휴머노이드의 권리를 위해 발언하고, 휴머노이드에게 감정을 투사하고...
뭐 그런 이야기다.

예전에 김영하 작가의 이야기들에서 느꼈던 감정들은 더 이상은 없는 것 같은 아쉬움이 남았다.


- 휴먼매터스에서는 모든 게 이런 식이었다.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은 간단하게 어디론가 보내버릴 수 있었다. 그것들이 어떻게 되는지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나는 바깥세상에 무엇이 있는지 전혀 몰랐고 알 필요도 없었다. 이곳이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는 회사의 보호 아래, 선택받은 소수가 편안하고 쾌적하게 살아가는 일종의 섬이라는 것도 전혀 몰랐다. - 29

- 당시의 인류는 온갖 것으로 고통받았고, 당장 고통받고 있지 않을 때에도 미래의 고통을 걱정하면서 또 고통을 겪었다. 현실을 망각할 정신적 마약, 즉 이야기는 무한히 제공되었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존재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지구를 구하려 애쓰는 이야기들, 사랑을 통해 서로를 구원하는 이야기들, 어떻게든 시련을 극복하고 인생의 참된 의미를 찾으려 애쓰는 이야기들이 넘쳐났다. - 45

2022. may.

#작별인사 #김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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