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의 독서 - 김영란의 명작 읽기
김영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법관의 독서.

궁금했다. 그러나 개인적 독서의 감상보다는 책 그 자체에 관련된 정보전달이 분량 상 더 많다. 그걸 기대한 건 아닌데.

평생 유일하게 계속해온 것이 책읽기라는 점은 동질감이 느껴졌다.

그것이 쓸모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나, 오롯이 나라는 존재를 형성하는 재료가 되어 왔음을.(7)

- 루이자가 쓴 소설들이 쉽고 대중적이며 멜로드라마적인 건 루이자가 돈을 벌어야하는 이유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작은 아씨들‘에서도 루이자는 이런 작품들은 스스로 ‘조의 쓰레기‘라고 불렀고 조의 쓰레기는 가족 모두의 삶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고 썼다. - 42

- 한 걸음 더 들어가 ‘제인 에어‘이야기를 ‘다락방의 미친 여자‘의 눈으로 다시 쓴 진 리스의 소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와 대비해서 보면 ‘제인 에어‘가 여성의 문화적 타자성을 포착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으나 서구문화가 다른 문화를 타자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못했음도 알 수 있다. - 73

- ‘제인 에어‘에서 항상 이해할 수 없었던 로체스터와 버사의 모든 것이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에서 비로서 온전히 드러났다. 앙투아네트가 제자리를 찾는 데는 무려 120년이 지나야만 했다. - 76

2021. nov.

#시절의독서 #김영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3
저메이카 킨케이드 지음, 정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글픔과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더 묵직한 감각으로 읽었다.

무해한 1세계인들의 얼굴을 볼 수 있다.
타인에게 다정하기도하고 그러나 무지하고 무식한, 필요 이상을 알려고도 하지않고 알 필요도 없는 안락한 삶에 안착한 이들의 모습으로 말이다. 대체로 이런 모습이 1세계와 그 외 세계의 격차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같은 국가 안에서도 빈부의 따른 격차이기도 하다. 지리적 거리감이 있는 전자의 경우보다 후자의 경우가 더 가시적인 사회적 문제를 유발 하는 것 같다.

루시의 분노, 적의는 이유가 충분하다.
왜 감사할 줄 모르냐고 묻는 가부장적 가족주의와 ,제국주의, 인종주의, 계급주의에 대해 의문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너희들이 무엇이기에 감히 나에게 감사를 요구하냐고.

˝화가 많은˝ 수만은 유색인 여성들은 이 의문을 공감할 것이다.

짧고 강렬한 책.

- 현실과 마주해 실망하는 일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터였다 - 10

- 3월 초 어느 날 아침에 머라이어가 내게 말했다. ˝넌 봄을 본 적이 없지?˝ 다 알고 묻는 거라 대답은 들을 필요도 없었다. 봄이 친한 친구라도 되는 듯한, 큰맘 먹고 오랫동안 먼 길을 떠났다가 곧 돌아와 뜨거운 재회의 기쁨을 안겨줄 그런 친구라도 되는 듯한 말투였다. 그녀가 말했다. ˝수선화가 땅 위로 솟아 오르는 모습을 본 적 있어? 엄청나게 많은 꽃들이 활짝 피어서는 산들바람이 불어오면 앞쪽으로 길게 펼쳐진 잔디를 향해 꾸벅 절을 해. 그런 거 본 적 있어? 그 광경을 볼 때마다 나는 살아 있다는 게 참 기뻐.˝ 그 말을 듣고 난 생각했다. 그러니까 머라이어는 산들 바람에 몸을 숙이는 꽃을 보면 살아있는 게 기쁘구나.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가 있지? - 19

- 봄이 시작된다는 그날 세찬 눈보라가 찾아왔고, 그날 하루에만 겨우내 왔던 눈보다 더 많은 눈이 내렸다. 머라이어는 나는 향해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늘 이렇다니까.˝ 그렇게 말했는데 다른 사람에게 막 배신이라도 당한 투였다. 난 웃어 주었지만, 사실은 정말 알 수가 없었다. 어떻게 날씨가 마음을 바꿨다고, 날씨가 자기 기대에 어긋났다고 비참한 기분에 빠질 수 있지? 사람이 어떻게 그렇지? - 21

- 여하튼 이번에 눈이 내렸을 때는 나도 뭔가 다르다고 느꼈다. 어딘지 모르게 아름다웠다. 매일 일상에서 바랄법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일단 아름다움이 넘치도록 많을 때라야 음미 할 수 있는 그런 아름다움. 해 지는 시간이 늦어져 낮이 길어지고, 저녁 하늘은 평소보다 낮게 내려 앉은 듯 보였다. 반숙계란의 흰자 같은 색깔과 감촉을 지닌 눈으로 덮인 세상은 부드럽고 사랑스럽고, 뜻밖에도 나를 보듬어 주는 기분이었다. 내가 사는 세상이 부드럽고 사랑스럽고 따뜻하게 보듬어 준다는 것을 견딜 수 없어서, 난 길에 서서 울었다. 앞으로 살면서 무엇 하나 더 사랑하는 일이 없기를 바랐고, 내 마음이 수천 수만 갈래로 찢겨 발밑에 널부러지는 일이 없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 23

- 머라이어는 내가 생전 처음 수선화를 보고 기뻐서 그러는 거라고 오해하고는 팔을 뻗어 나를 안으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몸을 뒤로 뺏고, 그러자 입이 떨어졌다. ˝아줌마는 내가 열아홉이 될 때까지 실제로 보지도 못할 꽃을 노래한 시를 열 살의 나이에 암기해야했다는 사실을 알기나 해요?˝ 말을 내뱉자마자 난 그녀의 사랑스러운 수선화를 그녀 자신이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그런 환경에 집어던진 것을 후회했다. 피정복자와 점령지, 야수들이 천사를 가장하고 천사들이 야수로 묘사되는 환경말이다. 나를 거의 알지도 못하는 이 여인은 나를 사랑했고, 자기가 사랑한 이것 - 활짝 핀 수선화가 무리지어 넘실대는 수풀- 을 내가 사랑하기를 바랐다. 마치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듯이, 뜻밖의 고된 노동을 한 뒤 이제 좀 쉬려는 사람처럼 그녀의 눈이 흐릿해졌다. 그녀의 잘못이 아니었다. 내 잘못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가 아름다운 꽃을 보는 그곳에서 나는 비통함과 원한만을 본다는 사실은 어떻게 해도 달라질 수 없었다. 우리가 그 장면을 똑같이 보고 함께 눈물 흘릴 수도 있겠지만, 그 눈물의 맛은 다를 것이었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집으로 걸어 같다. 끔찍한 수선화가 어떻게 생겼는지 마침내 보게 되어 기뻤다. - 28

- 머라이어는 ˝내게 원주민의 피가 흐른다˝라고 했고, 장담하건대 그 말은 무엇보다 마치 전리품을 가지고 있다는 선언 같았다. 대체 어떻게 정복자가 동시에 피정복자일 수도 있다는 주장을 할 수가 있지? - 37

- 여기서 보낸 여름을 떠올려 보았다. 겉으로는 달라 보이는 것들 사이에서 통일성을 발견했다. 무척이나 행복한 순간들을 맛보았고 내 미래를 상상해보고픈 갈망이 생겼지만 동시에 환상이 깨지며 대단한 실망감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삶이란 이래야 하지 않을까? 한없이 나를 끌어내리는 위험하기만 한 저류가 아니라 이렇게 기복이 있는 게 맞지 않을까? - 75

- 폴은 차를 몰며 대양을 건넜던 위대한 탐험가들이 이야기를 해 주었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유를 위해서였고, 그렇게 자유를 찾아 나서는 것이 인간의 조건이라고 했다. 그에게 그런 취미, 그러니까 자유라는 취미가 있다는 건 그때 처음 알았다. - 103

- 엄마는 날 잘 알았다. 자기 자신을 아는 만큼이나 잘 알았다. 당시 나는 우리가 아주 똑 닮았다고 보았다. 그런 엄마가 아들이 앞으로 해낼 일이 얼마나 자랑스러울지 하는 생각이 빠져 눈에 눈물이 그럴해질 때마다 내 심장에는 칼이 꽂히는 심정이었다. 자신을 똑 닮은 자식인 나와 관련해서는, 약간이라도 비슷한 상황을 예상하는 인생의 시나리오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난 속으로 엄마를 ‘여자 유다‘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그때조차 완전한 절연이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엄마와의 절연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 104

- 난 사회적 지위도 없고 내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도 없었다. 내겐 기억이 있고, 분노가 있고, 절망이 있었다. - 108

- 나는 이 세상에서 혼자가 되었다. 그것만 해도 상당한 성취였다. 그걸 이루려 애만 쓰다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행복하지는 않았지만, 그것까지 바라면 과하지 싶었다. - 129

2021. nov.

#루시 #저메이카킨케이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이와 버들 도령 그림책이 참 좋아 84
백희나 지음 / 책읽는곰 / 202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전래동화로 돌아온 지점이 제일 반갑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작업이라고 되새기며 생각하게 된다.

나이든 여인에 대한 어떤 편견을 지점이 왜 덜 느껴지지 싶을 만큼, 그런 면이 잘 덜어내 진걸까?

사실 기괴하고 무서운 이야기인데 매력적이다.

아이들이 과연 좋아할지는 모르겠다.

내가 어렸을 때는 이런 이야기 좋아하긴 했는데.

2022. Jan.

#연희와버들도령 #백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녀와 노인 사이에도 사람이 있다 - 인생의 파도를 대하는 마흔의 유연한 시선
제인 수 지음, 임정아 옮김 / 라이프앤페이지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쿨한 에세이다.
엄청 뭔가 재미있게 느껴지진 않았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비혼 여성들이 나이하는 한계에 부딪히지 않길 바라는 마음은 몹시 공감되었다.

이런 류의 산문은 이젠 그만 읽어도 되지 않나 매번 생각하는데 가끔 홀린 듯 이렇게 되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네. ㅋ

- 여자의 인생에 대해서는, 참정권이 없었던 시절에 비하면 확실하 나아졌다고 할 수 있겠지만, 돈벌이나 사회적 지위의 격차 등 남녀를 상대적으로 보면 결과는 명확하다. ˝여자는 정신적 압박이 없어서 편하겠지 ˝ 라고 말하는 이들은 결혼, 출산의 사회적 압박은 평생 모를 것이다. 그들에게 여자가 편해보이는 이유는 남자에게는 당연하게 부여된 권한을 많은 여자들은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도 말해 봐야 알아듣지 못 한다. - 30

- 시대가 변하고 가치관도 빠르게 변해 간다. 일하는 남성의 종신고용과 연공서열, 전업 주부의 무상 돌봄노동으로 지탱됐던 경제는 진즉에 끝났다. 낡은 가치관에 매달려 있으면 남자들의 매일은 암담 할 것이다. - 111

2022. jan.

#소녀와노인사이에도사람이있다 #제인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 손 가벼운 여행 쏜살 문고
토베 얀손 지음, 안미란 옮김 / 민음사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대 이하로 재미가 없다.
뭔가 문장도 취향이 아닌...

무민 작가라는 타이틀에 관심이 생긴 경운데
몇 권째 읽다보니 취향이 아니다.

2022. Jan.

#두손가벼운여행 #토베얀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