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상자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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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여사의 에도물.

시리즈물은 아닌 단편선이다.
그 중에서도 인생이 그저 북풍 뿐인 서민들의 이야기.
운명과 감내가 가득한 삶들에 대한 이야기들.
마음의 이야기를 홀랑 꺼내놓고 편하게 살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쓸쓸하다.

- 너는 여전히 어린애구나. 하지만 앞으로도 그래서는 곤란해. 똑똑히 기억해 둬. 세상에 부는 바람에는 동풍도 없고 남풍도 없어. 전부 북풍뿐이야. - 100, 십육야 해골

- 오하루의 집으로 가난이라는 글자가 말도 없이 뚱하니 다가와 처음에는 마루턱에 한쪽 발을 올리고 다음에는 두 발을 올리더니 이어서 완전히 올라서고, 마침내 자리를 잡고 앉아 버
렸다. - 212, 스나무라 간척지

2022. sep.

#인내상자 #미야베미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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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노래 - 노래와 함께 오래된 사람이 된다 아무튼 시리즈 49
이슬아 지음 / 위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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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선택 실패..
에세이를 좀 끊어야할까 하는 마음이 든다.
그러나 또 살것이다. 나란 새럼은.

노래방적 인간이 아닌지라 결이 안맞는 이야기였다.
굳이 내가 부르는 것이 아니라도 충분히 향유하고 노래는 존재하니까.

- 노래은 우리 마음을 뒤죽박죽 휘젓는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게 해서다. 노래를 듣고 부르다가 문득 알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어떤 점에선 하나도 변하지 않았는지. 어쨌거나 시간은 계속 흐른다. - 88

2022. apr.

#아무튼노래 #이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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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꿀벌과 나
메러디스 메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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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꿀벌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들은 공감되고 따뜻한 이야기지만, 방임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친부모의 행태는 뒷목을 잡게 하는 이야기다.

남매가 어려서부터 느껴왔을 아득한 절망감이 글 안에 잔뜩 담겨있어 괴롭게 읽었다. 세상에는 부모 자격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지....
그 와중에 친할아버지도 아닌 다정한 어른의 애정 담긴 적절한 돌봄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작가 개인의 위기를 극복하는 이야기이기도 했지만, 지구가 직면한 위기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개개인의 작은 노력도 중요하지만, 농약과 비료 등의 사용제한과 철저한 환경생태 조사가 필요하지 않은지. 당장의 생산성에만 치우쳐 미래의 재난에 손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다 못해 실내가드닝이 하나의 트렌드가 된 요즘, 실내에서 사용하는 해충 방재용 농약도 꿀벌을 죽이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개선했으면 좋겠다.

- 시간이 흘러 꿀벌 세계의 내면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될수록 인간 세계의 외면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엄마가 더 깊은 절망속으로 빠져들수록 나와 자연의 관계는 더 깊어졌다. 나는 꿀벌들이 서로를 얼마나 살뜰히 보살피는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언제 무리를 지어 어디로 갈 것인지 같은 문제를 얼마나 민주적으로 결정하는지, 또 미래 계획을 어떻게 세우는지 등을 배워 나갔다. 심지어 벌에 쏘인 경험조차 내게 용감해지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나는 꿀벌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우리 부모님이 내게 가르쳐 주지 못한 고대의 지혜를 꿀벌들이 갖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내게 참고 버티는 방법을 가르쳐 준 건 지난 1억 년간 꾸준히 지구상에 존재해온 꿀벌이었다. - 18

- 꿀벌을 보고 있으면 우리 가족이 겪고있는 사소한 문제에 비해 이 세상은 너무나도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일에 이토록 집요하게 집중하고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으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 이 생물에 이렇게 가까이 있는 것이 나는 무척이나 좋았다. - 120

- 할아버지는 벌에 관한 이야기를 해줄 때마다 우리가 비아콘텐타에 갇히지 않고 사고의 틀을 확장할 수 있도록 꾸준히 우리를 자극했다. 엄마가 아닌 우리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줬고, 어떻게 행동하며 살아가는 게 적절한지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할아버지는 꿀벌을 예로 들어 은유적으로 설명하곤했다. 꿀벌이 살아가는 모습애 녹아있는 숭고하고 경탄스러운 삶의 방식은 곧 할아버지가 생각하는 인간이 마땅히 지키며 살아가야 할 기준과도 같았다. - 374

- 길가에 꽃씨를 뿌린다든지 뒷마당에 벌통을 놓는다든지 단일 작물을 재배하던 농경지에 꽃으로 경계선을 만들고 다양한 작물을 심어 식물 사막을 무너뜨린다든지 우리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건 벌집의 원리이기도 하다. 우리가 각자 맡아 하는 작은 일이 한데 모이면 결국은 큰 완전체를 이룰 수 있다. - 452

2022. apr.

#할아버지와꿀벌과나 #메러디스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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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마음 - 지치지 않고 세상에 말 걸기
위근우 지음 / 시대의창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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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오면 응원하는 마음으로 사는 책들이 있다.
위근우의 책이 그런 종류.
이미 매체를 통해 접한 글들이 많지만,
이렇게 엮어져 나오는 의미가 퇴색되지 않게.
응원한다.

- 어떤 탐구든 대상을 관찰하기 위해 딛고 서야 할 일종의 고정점을 필요로 한다. 그 고정점을 고의적으로 무너뜨릴 때 일종의 카오스가 만들어진다. 서사적으로 구현한 혼란스러운 사건의 무작위한 연쇄와 관점의 부재에 의한 윤리적 혼돈이 교묘히 포개진 자리에서, 작품의 윤리적 무책임은 가려지고 극본의 높은 기술적 완성도는 문제의식의 성취로 포장된다.
나는 이것이 작품의 기만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이걸 모른척 한다면 비평의 기만이 될 수는 있겠다. - 30

- 잔인함을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 구성된 가상의 세계안에 마치 인간과 세계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라도 있는 양 으스대거나 추켜세우는 것에 나는 호들갑보다 좋은 표현을 찾지 못하겠다. 그리고 현재 k콘텐츠 혹은 k드라마 열품에 대한 담론 상당수가 그러하다. -81

- 이 글은 하연수라는 배우가 지닌 발언에 스민 도덕적 가치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가 조금이라도 덜 외로우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쓴 글이기도 하다. 어느 칼럼니스트의 글 한 편이 그의 마음에 위로가 되리라는 기대가 아니라, 누구든 그의 말과 글에 공감할 때, 그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할 때 그것을 아끼지 말고 표현하길 기대한 것이다. 누군가의 목소리를 통해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기분이 들 때, 당신 역시 혼자가 아니라는 메아리를 전해줄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 연대는 공론장 안에서 의사소통적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가장 근본적으로는 각각의 개인들이 서로를 통해 혼자가 아니라는 감정을 느끼기 위한 것이다. 불의를 보고 침을 뱉는 것만큼이나, 선의를 향해 손을 흔드는 것도 중요하다. - 91

- 예능 프로그램의 발화를 정당화하는 가장 흔한 논리는 그저 웃자고 한 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이유로 예능의 발화는 그것이 웃을 만한 이야기나 소재라는 것에 대한 입증의 의무가 생긴다. 이것은 사실에 대한 입증보다는 도덕적 입증에 가깝다. 무언가에 대해 웃어도 된다고 할 때, 그것은 비하의 맥락을 지닌 웃음인가 아닌가, 비하의 웃음이라면 그 비하는 도덕적으로 정당한가. 이런 입증 부담을 적극적으로 지지 않을 때, 거의 대부분의 경우 웃음의 기준은 도덕이 아닌 익숙함으로 정당화된다. - 192

- 다시 한번 위 글에서 이야기했든 ‘모든 남자가 다 그런 건 아니’라는 항변은 무가치하다. 그 항변은 옳고 그른 것을 떠나 수신자를 잘못 선택해서 틀린 발화다. 발화는 자신들의 폭력성과 여성혐오적 세계관을 아무 문제의식 없이 드러내는 남성들을 향해야 하며, 오직 그것만이 조금이나마 ‘모든 남자가 다 그런 건 아니’라는 것에 대한 증명일 수 있다. 자신의 목소리가 어딜 향해야 할 지 모른다면, 그것만으로도 ‘그런 남자’의 범주에 가까워진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 261

2022. sep.

#뾰족한마음 #위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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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문학과지성 시인선 572
진은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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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 <그러니까 시는><남아있는 것들><그날 이후>

좋은 시가 너무 많다. 아니 시집이 통째로..

청혼은 어딘가 익숙하다 싶었는데 발표 년도가 꽤 되었네. 아마 어디선가 토막토막 읽었던지 했던것 같다.
알던 시라도 감흥이 새로웠다.

시집을 읽고 전문은 옮기지 않으려고 하는데,
청혼은... 한번 써보고 싶었다.

- “불행이 건드리고 간 사람들 늘 혼자지.” 헤르베르트의 시구를 자주 떠올렸다. 한 사람을 조금 덜 외롭게 해보려고 애쓰던 시간들이 흘러갔다. - 시인의 말

- 오늘은 나도 그런 노래를 부르련다
비좁은 장소에 너무 오래 서 있던 한 사람을 위해
코끼리의 커다란 귀같이 제법 넓은 노래를
봄날에 죽은 착한 아이, 너를 위해 - 봄에 죽은 아이 중

-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별들은 벌들처럼 웅성거리고

여름에는 작은 은색 드럼을 치는 것처럼
네 손바닥을 두드리는 비를 줄게
과거에게 그랬듯 미래에게도 아첨하지 않을게

어린 시절 순결한 비누 거품 속에서 우리가 했던 맹세들을 찾아
너의 팔에 모두 적어줄게
내가 나를 찾는 술래였던 시간을 모두 돌려줄게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벌들은 귓속의 별들처럼 웅성거리고

나는 인류가 아닌 단 한 여자를 위해
쓴잔을 죄다 마시겠지
슬픔이 나의 물컵에 담겨 있다 투명 유리 조각처럼 - 청혼 전문

2022. sep.

#진은영 #나는오래된거리처럼너를사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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