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꿀벌과 나
메러디스 메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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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꿀벌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들은 공감되고 따뜻한 이야기지만, 방임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친부모의 행태는 뒷목을 잡게 하는 이야기다.

남매가 어려서부터 느껴왔을 아득한 절망감이 글 안에 잔뜩 담겨있어 괴롭게 읽었다. 세상에는 부모 자격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지....
그 와중에 친할아버지도 아닌 다정한 어른의 애정 담긴 적절한 돌봄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작가 개인의 위기를 극복하는 이야기이기도 했지만, 지구가 직면한 위기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개개인의 작은 노력도 중요하지만, 농약과 비료 등의 사용제한과 철저한 환경생태 조사가 필요하지 않은지. 당장의 생산성에만 치우쳐 미래의 재난에 손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다 못해 실내가드닝이 하나의 트렌드가 된 요즘, 실내에서 사용하는 해충 방재용 농약도 꿀벌을 죽이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개선했으면 좋겠다.

- 시간이 흘러 꿀벌 세계의 내면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될수록 인간 세계의 외면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엄마가 더 깊은 절망속으로 빠져들수록 나와 자연의 관계는 더 깊어졌다. 나는 꿀벌들이 서로를 얼마나 살뜰히 보살피는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언제 무리를 지어 어디로 갈 것인지 같은 문제를 얼마나 민주적으로 결정하는지, 또 미래 계획을 어떻게 세우는지 등을 배워 나갔다. 심지어 벌에 쏘인 경험조차 내게 용감해지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나는 꿀벌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우리 부모님이 내게 가르쳐 주지 못한 고대의 지혜를 꿀벌들이 갖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내게 참고 버티는 방법을 가르쳐 준 건 지난 1억 년간 꾸준히 지구상에 존재해온 꿀벌이었다. - 18

- 꿀벌을 보고 있으면 우리 가족이 겪고있는 사소한 문제에 비해 이 세상은 너무나도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일에 이토록 집요하게 집중하고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으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 이 생물에 이렇게 가까이 있는 것이 나는 무척이나 좋았다. - 120

- 할아버지는 벌에 관한 이야기를 해줄 때마다 우리가 비아콘텐타에 갇히지 않고 사고의 틀을 확장할 수 있도록 꾸준히 우리를 자극했다. 엄마가 아닌 우리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줬고, 어떻게 행동하며 살아가는 게 적절한지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할아버지는 꿀벌을 예로 들어 은유적으로 설명하곤했다. 꿀벌이 살아가는 모습애 녹아있는 숭고하고 경탄스러운 삶의 방식은 곧 할아버지가 생각하는 인간이 마땅히 지키며 살아가야 할 기준과도 같았다. - 374

- 길가에 꽃씨를 뿌린다든지 뒷마당에 벌통을 놓는다든지 단일 작물을 재배하던 농경지에 꽃으로 경계선을 만들고 다양한 작물을 심어 식물 사막을 무너뜨린다든지 우리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건 벌집의 원리이기도 하다. 우리가 각자 맡아 하는 작은 일이 한데 모이면 결국은 큰 완전체를 이룰 수 있다. - 452

2022. apr.

#할아버지와꿀벌과나 #메러디스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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