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인 눈물 문학동네 시인선 166
이재훈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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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종교적이라는 느낌.

파종의 도, 결핍의 왕, 엉뚱한 기차는 꿈을 돕는다
가 좋았다.

해설의 한 구절이 자꾸 생각난다. 해설을 유심히 읽는 편은 아닌데.

- 누추하고 스러져가는 것들을 가만히 보았다.
해는 슬쩍 잠기고
그 순간 가장 평화로운 바람이 목뒤를 스쳤다.
그 바람을 찾아 오래 떠돌고 싶다. - 시인의 말

- 궁핍 때문은 아니었다. 가급적 세상으로부터 가장 멀리 도망갔다. 더 깊이 더 고독한 곳을 찾았다. 나는 나무의 족속. 거리의 질서에 저항하다 피를 흘리고, 저주의 말로 땀을 냈다. 짐승처럼 쓰러지고 일어났다. 바람이 사는 거주지 자주 운신했다. _ 파종의 도 중

2020. may.

#생물학적인눈물 #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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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병 속의 생태계 - 지구별의 놀라운 작품 지식곰곰 9
레이철 이그노토프스키 지음, 조은영 옮김 / 책읽는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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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다양한 생태계를 유리병 속 그림으로 압축한 과학 그림책.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기는 과학적 용어로는 ˝홀로세˝지만 인류의 해악이 너무 거대하다는 측면에선 ˝인류세˝라 해야할지도 모른다고 하는 지적.

핵심종을 보호하고 잘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

가장자리 생태계, 전이 지대도 언제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

교란의 규모가 크다면 회복에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

커피와 카카오가 엄청난 위협 중 하나라는 것.

가난을 해결하는 것과 환경보호는 한 쌍이라는 것.

귀엽기로 이루말할 것 없을 그림들은 몽글한 기분을 전해주지만, 지구 멸종의 과학적 근거들을 읽다보면 한없는 걱정과 우울이 밀려든다.
이토록 아름답고 소중한 삶의 공간을 인간의 이기가 끝장 내고 있는 중 이라는 사실이 끔찍하다.

정말이지 걱정이다.

- 인류의 가장 큰 숙제는 우리가 가진 자원을 책임감있게 사용하는 법을 배우고 익히는 거예요. - 5.

2022. mar.

#유리병속의생태계 #레이철이그노토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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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통 민음사 모던 클래식 51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 민음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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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와 오만으로 타인들, 낯선이들을 경계하는 시선들에 대하여.

이름을 기억하기 어려워서 그렇지 흡인력 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다. 낯설지도 않다.

장편을 읽어 보고 싶다.

아프리카 역시 저주처럼 퍼져있는 징그러운 남아선호 사상. 그런 것들이 여기나 거기나.

- 세상에 미쳐 돌아 갔다. 하지만 너무 기막힌 일이라 오히려 더 빨리 수긍하게 됐다. - 15

- 영국인들은 살인과 도둑질에 ˝원정˝이나 ˝강화˝ 같은 단어들을 갖다 붙이는 버릇이 있다는 이야기, ˝전리품˝으로 간주된 그 가면들이 지금은 전세계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는 이야기. - 37

- ˝영어를 잘 하시네요.˝ 그가 말했다. 그녀는 마치 영어가 자신의 소유물이라도 되는 양 놀라는 그의 태도에 기분이 나빴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 토베치가 얘기하지 말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석사학위 소지자라고 닐에게 말했다. - 103

- 그들은 수단 전쟁에 대해, 아프리카 작가 시리즈의 쇠락에 대해, 책과 작가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들은 담부조 마레체라는 대단하고, 엘런 페이턴은 속물이고, 이사크 디네센은 용서할 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케냐인은 담배를 뻐끔거리는 사이사이에 유럽식 악센트로, 모든 키쿠유족 아이들은 아홉 살이 되면 저능아가 된다고 했던 이사크 디네센의 말을 인용했다. 그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 137

- 그곳에 앉아 밤의 검은 어둠 속을 들여다 보면서 술기운으로 나긋해진 목소리들을 듣고 있다보니 우준와는 가슴 밑바닥부터 자기혐오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에드워드가 ˝나는 당신이 누워줬으면 좋겠는데. ˝라고 했을 때 웃지 말았어야 했다. 그건 우스운 말이 아니었다. 우스운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녀는 그 말이 싫었고, 에드워드의 얼굴에 떠오른 음흉한 미소와 언뜻언뜻 보이는 푸르누런 앞미와 늘 그녀의 얼굴보다는 가슴을 쳐다보는 시선과 위아래로 훑어보는 눈동자가 싫었는데도 정신 나간 하이에나처럼 웃어 대고 말았다. (...) 남아공 백인은 에드워드가 백인 여자는 절대 그렇게 쳐다 보지 않을 거라고, 왜냐하면 그가 우준와에게 느끼는 감정은 존중이 결여된 욕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146

- 당신은 그에게, 이해해야 할 것은 하나도 없다고, 그냥 사는 게 원래 그런 거라고 말했다. - 163

2022. mar.

#숨통 #치마만다응고지아디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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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은총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이동윤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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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었던 범죄 소설들에 비해 확연하게 격조가 느껴지는 글이다. 스틸라이프에서는 이번 만큼 큰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아무래도 등장인물들과 배경에 스며드는 시간이 조금 필요했던거 아닐까 싶다.

우아한 범죄물.

남은 시리즈가 많아서 즐겁다.

아무도 추도하지 않는 죽음이란 소재가 전편과 대조되어 인상적이다.

스리파인즈의 전경이 눈에 보이는 듯 펼쳐지고 묘사되는 극한의 추위마저도 한 여름에 더할 나위 없었다.

- 이곳의 지명이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들은 모두 실제 모습 그대로 입니다. 정서적 풍경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상실과 슬픔, 우정과 친밀함, 그리고 사랑, 내 작품들은 분명 살인을 다루는 추리소설이지만 사실은 죽음보다 삶에 대한 이야기에 더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들이 어디에 살고있든 서로의 감정을 충실히 나누려 합니다. - 8, 저자 서문

- ˝조심스럽게 발을 디뎌야 하네, 르미외 형사. 나는 종종 우리가 자주 쓰는 쪽 손등에 다음과 같은 문신을 새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네.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 - 143

- 살인이란 살해된 사람과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 얽힌, 굉장히 인간적인 일이었다. 살인자를 지나치게 흉물스럽고 기괴한 존재로 묘사하는 것은 그에게 부당한 이득을 안겨 주는 것이었다. 아니, 살인자는 인간이고, 모든 살인의 기저에는 감정이 깔려 있었다. 의심할 바 없이 비뚤어져 있고 뒤틀려 있으며 추악하기는 하지만 분명 사람의 감정이었다. - 247

2022.jul.

#치명적인은총 #루이즈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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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SF를 쓰는가 -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 사이에서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양미래 옮김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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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이라는 선긋기에 늘 sf를 언급하는데 이보다 더 극사실주의 일 수 있을까 싶은 현실반영을 가상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너무 한심한 일 아닐까싶다.

마거릿 애트우드는 빛나는 지성이라고, 정말이지, 생각하고 있다. respect!

- 이 책은 이런 책이다. 어린아이로서, 청소년으로서, 한때는 학생이자 연구자로서, 비평가이자 평론가로서, 그리고 마침내는 작가로서 Sf와 다소 복잡하게 얽혀온 나의 개인사에 관한 책. - 서문, 23

- 마야의 창조신화에 따르면, 신들이 세상을 창조하고 처음 했던 일은 걱정이었다. 그것도 많이. 신들은 걱정했고, 걱정했으며, 또 걱정했다. 그 신들의 마음에 나도 공감한다. - 88, 다른 세상에서

- 어떤 유형의 글을 쓰든, 어떻게든 그 글을 스스로 믿지 않으면 설득력을 갖출 수 없는 법이다. - 127, 다른 세상에서

- 우리가 천국을 향해 손을 뻗을 때, 그 천국이 사회주의적이든, 자본주의적이든, 심지어는 종교적이더라도 걸핏하면 지옥을 초래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왠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전부 제각각이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 139

- 시녀이야기가 ‘페미니즘 디스토피아‘인 것은 아니다. 단, 여자들은 목소리와 내면세계 같은 것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여자에게 목소리와 내면 세계를 부여하기만 하면 페미니즘이라고 간주될 시엔 그럴 수도 있다. - 235, sf에 관한 비평들

- 디스토피아적인 사건들은, 그 순서상 이상하게도, 마르크스적인 부분이 있다. 처음에는 프롤레타리아의 독재가 찾아와 무수히 많은 모가지가 날아간다. 그 다음에는 그림의 떡 같은 무계급사회가 도래해야 하는데, 참 희한하게도 그런 사회는 여태 한번도 실현된 적이 없다. 그대신 우리는 그저 채찍을 든 돼지들을 얻어낼 뿐이다. 오웰이라면 작금의 현실에 대해 무슨 말을 할까? 가끔씩 이렇게 자문해 본다. 아니, 실은 꽤 자주 해본다. - 239

- 죽음의 손이 마지막 노크를 할 채비를 하면, 작가는 더 안간힘을 다해 매진한다. 잠깐! 기다려! 이거 하나는, 이 중대한 메세지 만큼은 반드시 남기고 가야 해! 작가가 작품을 집필하는 시점의 나이는 결코 작품과 무관하지 않다. - 281

-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것이 <걸리버 여행기>의 핵심 질문이라고 한다면, 그런 책을 써내는 능력 자체가 그 대답의 일부를 구성한다. 우리의 존재는 무엇을 하는가뿐만 아니라, 무엇을 상상하는가에 의해서도 규정된다. 짐작해 보건데, 우리는 미치광이 과학자들의 존재를 상상하고 그들이 소설의 경계안에서 최악의 실수를 저지르도록 내버려 둠으로써 실제 과학자들이 제정신을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 339

- 먼저, 제 소설 <시녀이야기>가 금서로 지정될 수 있도록 열성적으로 나서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활자가 아직도 이토록 진지하게 받아들여 진다니, 격려가 되는 일입니다. - 391, 마거릿 애트우드가 저드슨 학군에 보내는 공개 서한

2022. Apr.

#나는왜SF를쓰는가 #마거릿애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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