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형, 김혜진, 김초엽이 좋았다.광장성에 대해 여러가지로 생각해보기 좋은 이야기들.자유로운 개인들의 느슨한 연대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적대적으로 개진하는 이들에 대해 실망하는 일들이 빈번한 시절에 읽기에 더더욱.연대에도 공과 보상이 있으므로 거기에서 마저도 뒤로 밀리고 싶지 않다는 이기적인 마음이 연대에 얼마나 긍정적 영향을 미칠까도 생각해 본다. 차별과 혐오가 적극적으로 배양되는 공간이 또한 광장이라는 점. - 광장을 떠날 순 있지만 광장을 떨쳐낼 수 있을까. - 해설 중2022. dec. #광장 #윤이형 #김혜진 #이장욱 #김초엽 #박솔뫼 #이상우
앞서 읽은 시집이 천주교색채가 강했다면 이 시집은 불교적이다. 상실한 것들 사라지는 것들을 상기시킨다. 사납기도하고 아련하기도 하다. 귀향. 나뭇가지. 가 좋았다. - 그렇다 끝이라 생각하는 모든 죽어가는 것들에겐 아직은 생을 향해 두 눈을 부릅뜨고 꼭, 결의에 찬 듯 어금니를 문 발사 직전의 화염방사기 같은 나뭇가지가 비죽 나와 있다 자고로 생은 그런 것이다 - 나뭇가지 중- 따지고 보면 절망은 얼마나 사소하고 하찮은 것에 쉬 감동을 받는 가슴을 지닌 것이냐 - 간이역 중2022. dec. #무명시인 #함명춘
수도원 수사 살인 사건에 투입된 가마슈 팀.아름다운 그레고리오 성가로 유명해진 수도원의 이야기.속세의 욕심을 내려놓은 수사들 조차 성공의 향기 앞에서는 분열되고 싸워 쟁취하는 욕심들이 생겨나는 것. 그런 인간의 모습들.아니와 드디어 커플이 된 장 기는. 위태로운 회복중이지만, 정말이지 마음에 안드는 속터지는 캐릭터. - 마태복음 10장 36절.“집안 식구가,” 아니는 소리 내어 그 구절을 읽었다. “원수가 된다.” - 27- 조지 오웰의 말마따나 다른 사람들보다 더욱 평등한 위치. 그리고 사람들은 항상 그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다. - 213- 사람들은 조금씩 조금씩 죽어 갑니다. 프티트 모르의 연속이죠. 자잘한 사망, 우선 시각을 잃고, 청각을 잃고, 자립을 잃습니다. 이런 것들은 육체적인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죽음도 있습니다. 덜 명백하지만 더 치명적이죠. 마음을 잃고, 희망을 잃고, 신념을 잃고, 흥미를 잃습니다. 결국엔 자신을 잃죠. - 4362022. sep.#아름다운수수께끼 #루이즈페니
냉소적인 자기 비판. 아주아주 냉소적.정말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인 필립 로스.그러나 이젠 피할 수 없는 어떤 지점이 읽는 중에 조금씩 신경이 쓰인다.‘주커먼 시리즈’의 주인공 자체가 자의식 과잉 일세계 백인 남자이고, 거기에 유대인 자의식도 과잉이라는 점이 일단 그렇다. 현학적 태도로 고고한 척 하는 주인공이 밉상이랄까. 기대가 큰 상태에서 읽게 되는 작가라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빠져드는 문장들.정말이지 놓을 수 없는 작가.- 한 작가의 작품을 읽고 나서 이삼십 년이 지난 후에 이런 실험을 하게 되면, 한때 숭배했던 작가에게서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을 받을지 아니면 우리가 순진한 열광자였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 확신할 수 없다. - 33- 우리가 떠난 후 뒤에 남은 이들이 늘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것이 그리 놀랄 일도 아닌데도 우리는 다시 돌아왔을 때 그들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보고 놀라는 동시에 잠시 감동을 느낀다. 또한 늘 변함없는 좁은 장소에서 평생을 보내명서도 떠나고자 하는 욕망을 느끼지 않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 40- 그자들이 재선에서 이겼다면 이 나라는 완전히 끝장났을겁니다. 우린 끔찍한 대통령들을 뽑았고 그걸 견디며 살아왔지만, 이자는 정말 최악이에요. 인지능력이 심하게 떨어진다니까요. 독단적이고. 정말 위대한 것조차 망쳐놓을 만큼 엄청나게 무식하고요. - 98- 생각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하는 일이죠. 삶이 호기심을 키우는 겁니다. - 137- 1886년에 체호프는 이렇게 썬다. “무게중심은 둘 사이에 있어야 한다. 바로 그와 그녀.” 그래야 한다. 그렇기도 하고. 두 번 다시 그렇게 되진 않겠지만. - 193- 한 사람이 느끼는 고통의 양은 허구를 보태지 않아도, 인생에서 덧없고 때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격렬함을 보태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충격적인 것 아니냐고? 어떤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다. 아주 아주 드물긴 하지만 어떤 사람은 무에서부터 불확실하게 진화시키며 그런 식으로 보태야만 자신감을 얻는다. 그런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삶은 종이 위에 활자로 완벽하게 구현된, 살아보지 않은 삶, 추측된 삶이다. - 194- 그 사람이 불러줬거든요. 그 글은 그 사람의 말이에요. 그는 말했어요. “책을 읽는/글을 쓰는 사람들인 우린 끝났어. 우린 문학의 시대가 막을 내리는 걸 목격하고 있는 유령이야. 이걸 받아 적게.” 난 그가 말해주는 대로 썼죠. - 245- “인생의 엄청난 다양성. 그게 바로 우리 시대야.” 내게 말하는 조지 특유의 목소리에서 힘찬 자신감이 울려나왔다. “그게 우리의 인간성이라고. 우리도 그 일부가 되어야 하네.” - 3302022. jun. #유령퇴장 #필립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