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꾼들
윤성희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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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행복하고 유쾌하고 정이 많은 가족들이 있다면 딱 이런 가족이겠지.

보통은 행복하지 않거나, 행복하더라도 유머감각이 부족하거나, 그도 아니면 무뚝뚝하거나 한것이 현실세계의 가족이란 공동체니까.

전체적인 색이 따뜻해서 그들이 이별을 해도 크게 아프지 않다는게 장점이자 단점이지... 싶다.

십인용 식탁을 꽉 채우지 못하고 흘러가는 가족사가 뻔하디 뻔한 한국의 근현대사와 맞물리지 않아서 좋았다.

뭐라고 한 줄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면 조금은 실망했을 것 같다.



누가 뭐라 해도 큰며느리는 내 편으로 만들어야지, 할머니는 생각했다. 그래서 할머니는 밥을 먹고 있는 식구들에게 말했다. ˝그렇게 먹고 싶은 게 많으면 직접 해먹어. 아님, 요리사를 고용할 만큼 돈을 많이 벌든지.˝ 그 말을 들은 어머니는 입안에 있던 밥을 씹지도 않고 삼켰다. 목이 메어왔고, 물을 두 컵이나 마신 후에도 계속 가슴이 아려왔다. ˝얘야, 넌 장래희망이 뭐였니?˝ 괜찮니, 라고 물어보려고 했지만 생각과는 다른 말이 튀어나왔다. ˝현모양처는 아니었어요.˝ 어머니는 대답했다. 어머니는 할머니에게 섭섭한 마음이 들 때마다 장래희망이 무엇이었는지 물어봐주었던 그날의 아침식사를 떠올렸다. 그러면 섭섭한 마음이 눈 녹듯 사라졌다. - 46

2016.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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