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이름 붙이기 - 보이지 않던 세계가 보이기 시작할 때
캐럴 계숙 윤 지음, 정지인 옮김 / 윌북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상 깊게 읽었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 저자 룰루 밀러가 영감을 받았다고 언급한 과학자인 캐럴 계숙 윤의 저서.
그때도 이름을 보고 한국계구나 하는 호기심이 있었는데, 그게 비단 나뿐만은 아니었던 건지, 번역이 되어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룰루 밀러의 책이 드라마틱한 서사가 존재해서 재미의 측면도 충분히 만족시켜줬기에, 약간은 그런 기대를 했지만, 사실 이 책은 상당히 분류학, 특히 분기학에 대해 전문적인 이야기를 하는 글이다.

생명의 세계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는 학문인 분류학은, 생태계를 쉽고 체계적으로 이해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고도로 발달하는 학문이 되어갈수록, 오히려 생물의 분류를 초월해 직관적으로 이해해오던 생물의 이름을 지워나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러한 분류학의 붕괴를 혼돈스러워하지 않고, 생명 그 자체에 집중하고 이해해야 된다는 이야기 인가... 싶다.
솔직히 집중하며 읽지는 못한 책.

- 분기학자들은 엄청나고 자극적인 혁신으로 가장 탁월한 단계의 현대 과학을 눈부시게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혁명에는 치명적인 위험이 따를 수 있으니, 이 혁명으로 초반에 희생된 존재 중 하나가 바로 물고기였다. - 25

- 여러 박물학자가 '종'이라는 말을 쓸 때, 그들의 머릿속에 각자 들어 있는 개념이 서로 얼마나 다른지를 보면 정말 우습다. 나는 그게 다 정의할 수 없는 것을 정의하려는 시도에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 113

2023. dec.

#자연에이름붙이기 #캐럴계숙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