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심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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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사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신작 소설.

자유사를 원했던 어머니가 사고사로 돌아가신 후 어머니의 부재에 대한 슬픔으로 버츄얼 피규어를 제작하게 되는데, 생전의 데이터를 최대한 입력해놓고 꾸준히 학습하여 발전되는 형태의 가상 가족.

가족을 잃어본 적 있는 사람은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자유사가 허락되는 근 미래 사회의 풍경에서도
자유사가 정말 당사자의 본심인지, 그런 ‘풍조’에 휩쓸려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서 반쯤은 떠밀리듯 하는 선택인지에 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충분히 공감.

주인공의 직업인 리얼 아바타나, 버츄얼피규어로 경제활동을 하는 일이나, 아바타 디자인으로 갑부가 된 이피나, 현실감있는 미래이지 않나 싶다.

결국 어머니와의 관계를 지속하지 않는 결정을 내리는 것까지 현실에 닿아있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

히라노 게이치로 스러운 존재론의 변주가 계속되고 있다는 느낌을 또 한번 받는다.

- 다 알면서 속아 넘어가는 것도 속았다고 말하는 걸까. 만일 그걸로 행복해질 수 있다면? 나는 절대적인 행복 따위, 꿈꾸지 않는다. 단지 현재보다 상대적으로 행복하기만 하다면 남은 인생은 이를 악물고서라도 속으면서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 23

-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아 있다는 실감을 단지 피로와 공복에서 확인해야 하는 이 사회에서 나는 어머니의 “이제 충분하다”라는 말을 들었던 것이다. - 55

- 나도 언젠가는 늙는다. 아마도 외톨이로.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침대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하게 될까. 이제 충분하다, 라고. - 253

-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타자성을 정면으로 마주하려는 자네의 인간적인 성실함을 나는 믿는다네. - 458

2023. sep.

#본심 #히라노게이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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