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츠키와 야생란
이장욱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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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기록을 남겨 놓았어야 하는데...
너무 읽은지 오래라 플래그를 붙여 놓은 문장들 만으로
그다지 떠오르는 게 없다.

너무 미루지 말아야겠다.

- 지난 한달, 공에게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 바뀌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공의 생활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것이 되었다. 그런데 그런 것을 생활이라고 할 수 있나. 숨을 쉬고 움직이면서 아직 지속되는 그냥 삶이라고 할 수 있나. 공이 그렇게 중얼거리면 현우는 웃으며 답했을 것이다. 그럼, 그런 것도 삶이지. 끈질기게, 삶이지. - 10, 잠수종과 독

- 힐링을 위해서는 아니야. 왜냐하면 힐링 같은 건 어디에도 없으니까. 자연이라고 해도 실은 자연이기 때문에 격렬하게 투쟁 중이니까. 심지어 바람이 선선히 불어오는 평화로운 숲을 거닐 때도 무릎을 구부려 자세히 보면 어디나 목숨 건 생존 투쟁의 장이거든. - 12, 잠수종과 독

- 사람들은 동기에 관심을 갖는다. 동기는 중요하다. 하지만 공은 그것이 궁금하지 않았다. 사건은 이미 발생했고 되돌릴 수 없다. 동기를 파악하는 것은 형사들의 일이다. 환자를 죽이고 살리는 것은 공의 일이다. 형사는 형사의 일을 하고 의사는 의사의 일을 한다. 그것이 이 세계가 돌아가는 원리다. - 23, 잠수종과 독

- 모든 혁명가는 동물처럼 기민하지만 한편으로는 동물처럼 순진하다. 기민하면서 동시에 순진하지 않으면 혁명의 일을 할 수 없다. 기민한 직관과 순진한 의지가 그의 것이다. 불안과 회의와 의심 같은 것을 그는 모른다. - 78, 트로츠키와 야생란

- 하지만 우리가 머리로 안다고 해서 진정으로 자각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 모두를 진실로 깊이 자각한다면, 이 세상은 벌써 천국이 되었거나...... 지옥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해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을 진실로 깊이 자각한다면, 우리의 사랑과 욕망과 자유에 대해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을 진실로 깊이 자각한다면...... 이 세상은 벌써...... - 147, 유명한 정희

- 인생은 언제나 자신의 방식으로 흘러간다. 누군가에게 인생은 수십수백가지의 다채로운 얼굴로 떠오르고, 누군가에게 인생은 단 하나의 얼굴로 수렴된다. 어느 편이 좋은 것인지는 아무도 안언할 수 없겠지만. - 160, 유명한 정희

2022. nov.

#트로츠키와야생란 #이장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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