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혼> <그러니까 시는><남아있는 것들><그날 이후>좋은 시가 너무 많다. 아니 시집이 통째로..청혼은 어딘가 익숙하다 싶었는데 발표 년도가 꽤 되었네. 아마 어디선가 토막토막 읽었던지 했던것 같다. 알던 시라도 감흥이 새로웠다.시집을 읽고 전문은 옮기지 않으려고 하는데,청혼은... 한번 써보고 싶었다.- “불행이 건드리고 간 사람들 늘 혼자지.” 헤르베르트의 시구를 자주 떠올렸다. 한 사람을 조금 덜 외롭게 해보려고 애쓰던 시간들이 흘러갔다. - 시인의 말- 오늘은 나도 그런 노래를 부르련다비좁은 장소에 너무 오래 서 있던 한 사람을 위해코끼리의 커다란 귀같이 제법 넓은 노래를봄날에 죽은 착한 아이, 너를 위해 - 봄에 죽은 아이 중-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별들은 벌들처럼 웅성거리고여름에는 작은 은색 드럼을 치는 것처럼네 손바닥을 두드리는 비를 줄게과거에게 그랬듯 미래에게도 아첨하지 않을게어린 시절 순결한 비누 거품 속에서 우리가 했던 맹세들을 찾아너의 팔에 모두 적어줄게내가 나를 찾는 술래였던 시간을 모두 돌려줄게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벌들은 귓속의 별들처럼 웅성거리고나는 인류가 아닌 단 한 여자를 위해쓴잔을 죄다 마시겠지슬픔이 나의 물컵에 담겨 있다 투명 유리 조각처럼 - 청혼 전문2022. sep.#진은영 #나는오래된거리처럼너를사랑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