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워스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마이클 커닝햄 지음, 정명진 옮김 / 비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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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오롯이 혼자인 존재고
고독은 필연이며
인생은 고요한 폭풍같다.

각기 다른 시공간의 세 여성의 이야기.
세 인생은 각각 개별성을 보여 주지만, 하나로 관통하는 지점이 있다.
버지니아 울프. 시대가 부여한 열패감에 괴로워하던 영혼 버지니아.

그리고 끝끝내 감내해야만 하는 그 시간들, the hours.
세 여성 모두 그럭저럭 오늘이라는 하루를 견뎌내며 살아가고.
불안이 팽배한데, 공기는 완벽하게 차분해서 서글프다.

모두들 어떤 마음으로 어떤 방법으로 생을 견디고 지내는지.
대단한 서사가 아닌, 심리의 추적이 독서의 관건이다.
고요하지만 요동치고 있는 그 마음들을 따라잡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흘러있다.

-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은 이 도시가 겪은 파괴와 재기, 복잡성 그리고 끝도 없는 생명력이다. - 31

- 여기는 마약밀매업자, 정신이상자, 넋나간 사람 그리고 좋았던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운이 다한 사람들로 우글거린다. 그래도 그녀는 세상을 사랑한다. 그것이 미완에 불변의 것이기에. 그리고 다른 사람들 또한 가난하든 부유하든 세상을 사랑한다고 확신 한다. 왜 사랑하는지는 누구도 확실하게 말할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끝없이 타협하고 상처받으면서도 계속 살아가려고 발버둥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 32

- 여기가 세상이다. 바로 당신이 사는 곳. 그리고 당신은 감사한다. 애써 그러려고 한다. - 47

- 그녀는 펜을 집어 들고 종이 위에서 움직이는 펜에 손을 내맡기다가 자신은 그저 자신일 뿐이라는 걸 깨달을 것이다. 실내복을 입은 채 펜을 잡고 있는 자신은 그저 약간의 재능만 있을 뿐 두려움이 많고 확신이 없는, 그래서 어디서 시작하고 무엇을 쓸지 조차 전혀 알지 못하는 여자일 뿐이라고.
그녀는 펜을 든다.
˝댈러웨이 부인은 꽃을 직접 사겠다고 말했다.˝ - 61

- 그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내일 또다시 여기에 당신이 알아볼 수 있는 모습으로 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자. - 114

- 버지니아는 한 존재가 살아 있을 때 차지하는 공간이 죽었을 때의 그것보다 얼마나 더 큰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우리가 몸짓과 움직임 그리고 숨결이 차지하는 공간의 크기를 얼마나 많이 착각하고 있는지도 생각해 본다. 죽어서야 진짜 우리의 부피가 드러나는데, 그 크기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 246

2021. nov.

#디아워스 #마이클커닝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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