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정의
오에 겐자부로 지음, 송태욱 옮김 / 뮤진트리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 하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알겠으나, 명료하게 ‘이것이다‘ 라고는 말하지 않는 일본식 화법에 대하여.

피폭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고, 그 일이 있었다고 자기들만 가련한것은 아니라는 걸 아는 사람이지만, 그리고 세상의 여러 부조리를 말하지만, 묘하게 한국은 배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그저 느낌이겠지. 수록된 강연에서는 일단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탈원전에 대해 누구보다도 진심인 것은 잘 알겠다.


- 토마스 만은 문학이 ‘미래의 인간성‘을 표현한다고 했습니다. 지금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한 핵연료의 처리는 미래 사람들에게 떠맡길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당연한 것처럼 나올 때마다 그 큰일을 짊어지게 될 인류의 ‘미래의 인간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심합니다. 현재의 인류는 다음 세대를 위해 좋은 미래를 준비 한다는 의식, 또는 도덕성을 버렸는가 하고 말입니다. - 338

- 불행한 인간에 대해 깊은 주의를 갖고, ‘무슨 힘든 일이라도 있습니까?‘하고 물어보는 힘을 가졌는가의 여부에 인간다움의 자격이 달려 있다는 말입니다. (...) 호기심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만, 주의깊은 눈이 그것을 순화하는 것입니다. - 14

- 그 중에는 집단 자결로 ‘내몰린‘ 사람들도 있었다.
이 인용에서 제가 강조한 곳에 대해 누가 무엇이, 내몰고 / 궁지에 몰아 넣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또한 ‘내몰리다‘와 같은 수동형이 아니라 능동형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문장에 주어를 감추고, 수동태 문장으로 만들어 앞뒤를 맞춤으로써 문장에 의미를 모호하게 한 것입니다. 이는 일본어를 사용하는 우리가 빠지기 쉬운 과오, 때로는 의식적으로 당하는 확신범의 속임수입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인용을 고쳐씀으로써 자신을 단련해야 합니다. - 75

- 저는 지금 각계의 실력자가 하는 일에서 ‘우민 정책‘을 보고 있습니다. 그 깊숙한 곳에서는 지금까지 되풀이되어 온 어리석음에 대한 둔감함도 보입니다. - 179

-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람들은 다들 그다지 축제적인 기분이 아닌 것 같네요?˝
˝우리는 20세기 후반에 세계 각각의 장소에서 인간이 짊어진 상처를 표현해 왔고, 평생의 그 경험이 초래한 것을 아무도 감추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요? 하지만 그렇게 해서 완성한 작품에 대해서는 서로 적극적인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 238

2021. dec.

#말의정의 #오에겐자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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