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순간순간 아 이래서 히라노 게이치로를 읽었었지 싶은 구절들이 있긴 하지만,
이야기 전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거칠게 감상을 얘기 한다면 ‘심각한 범죄 없는 화차‘같다.

신분이란 나의 무엇을 드러내는가, 결국 나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정체성이라 크게 이야기 할 수도, 소속감이라고 작게 이야기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친한파 작가가 일본 안의 소수성인 재일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봤음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부절이 안 맞다‘라는 새로운 말도 알게 되었다. 운이 없다는 고어다.

어쩔 수 없는 일본적인 것들이 불쑥불쑥 튀어 나오는데 가업을 잇는 장남과 집안은 잉여가 되어버리는 다른 자식들 이야기라던가, 외부인에 대한 그다지 근거 없는 혐오와 무시같은 것들. 정말이지 오랜 악습처럼 더럽게 느리게 변하는 인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 거짓된 성실함이란 정교하면 정교할 수록 도리어 진실과는 한층 멀어지고 많은 것이 아닐까. - 105

- 본인의 노력은 중요하지만 그것도 노력에 방향을 설정해주는 사람이나 사안의 해택이 따라준 행운 덕분이 아닐까. 나카키타 같은 이는 인간의 인격은 유전요인과 환경요인의 ‘상호 작용‘에 의해 결정 된다는 최근의 생물학적 지견을 확신 하고 있어서 혈통이나 환경이냐는 식의 배타적인 이분법은 말이 안된다고 했다. 물론 전적으로 자기책임이라는 설은 완전히 어리석은 소리라고 일축한다. 그 점에 대해서는 기도도 전적으로 동감이었다. - 278

- ‘책장을 넘기는 손이 멈추지 않는‘ 소설이 아니라 ‘책장을 넘기고 싶지만 넘기고 싶지 않은 이대로 그 세계에 깊이 빠져들고 싶은‘ 소설을 쓸 수 있기를 항상 바라고 있습니다. - 작가의 말

2021. Oct.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