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첫눈입니까 문학동네 시인선 151
이규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몹시 좋았고
좋았던 이유는 수만 가지가 될 것 같다.
무심한 마음과, 잘하려는 마음과
이유를 모르고 싶고, 알고 싶고
그런 상반되는 마음들이 나를 이루듯이.

- 나는 잠깐씩 죽는다
눈뜨지 못하리라는 것
눈뜨지 않으리라는 것
어떤 선의도 이르지 못하리라는 것
불확실만이 나를 지배하리라
죽음 안에도 꽃이 피고 당신은 피해갔다 - 시인의 말

- 이유가 길면 우리 더 비참해진다는 걸
누구나 보고 싶지 않은 건
보지 않을 수 없는 제 허무일 것이다 - 느리게 또 느리게 중

- 무언가 잘 안 되어
생이 다른쪽으로 돌아갔다면
모쪼록
이것도 역설의 방식이라 하면 안 될까
나도 내가 아닌 곳으로 흐를 때가 많았으니
너무 오래 되었다면 그리 두어라
긴 밤이여 솟구쳐 흘러라 - 역류성 식도염 중

2021. jan.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