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날이나 저녁때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19
황인숙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명랑이가 평온하기를...
명랑이가 등장한 이후로 계속 그 생각만 맴돌았다.

올 해 나와 17년을 산 고양이 남매가, 루키와 에코가, 봄과 가을에 떠났다.

인간으로 친다면 장수라고 할만하고, 생의 끝무렵을 제외하곤 병치레 없이 잘 살았다.
오로지 나라는 인간과 가족이 되어 큰 곤란없이 평온하게 살다간 생일테지만,
떠나는 아이들의 심정은 묻지 못했고,
나에게는 큰 구멍이 생겼다.
상자에 담겨 나갔다가, 단지에 담겨 돌아온 루키와 에코가 매일매일 그립다.

글을 적다 또 울었더니 봄이가 미야미야 한다. 알았어. 니가 있어 다행이야...

- 운명의 깊은 뜻이런가
띄엄띄엄 살지 말라고
고양이를 맡기셨나봐
그리하여 총총거리며 촘촘히 살고 있다 - 오늘은 긴날 중

<우리 명랑이랑 둘이>
우리 명랑이랑 둘이
광화문을 다 걸어보네
살랑살랑 햇살이
겨울을 어루만져 잠재우고
이상하게 조용한
한낮
우리 명랑이가
은행에를 다 들르고
버스를 다 타보네
저 인간이 맨날
어디 나가나 궁금했지?
뭐 하고 다니나 궁금했지?
버스를 내려
비탈길을 걸어서
알지, 명랑아?
우리 집이지?
한 계단, 두 계단, 세 계단, 네 계단.
한 층, 두 층, 세 층, 네 층,
다왔네!
상자에 담겨 나갔다가
단지에 담겨 돌아왔네
아, 우리 예쁜, 명랑이...... (전문)

2019. oct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