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에트가르 케레트 지음, 장은수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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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상상력, 유머 감각... 살만 루슈디, 아모스 오즈, 얀 마텔, 조너설 사프란 포어, 김영하...의 추천이라니 뭔가 관통하는 지점이 있다. 건조한 시선인가? 판타지같은 동화인가?
뜨겁지 않다라기 보다는 지면에서 한발을 떼 들고 있는 느낌이기도 하다.
아주 짧은 단편들이라 쉽게 읽히지만, 그 길이 만큼 기대한 지점과도 좀 동떨어져버렸다.
감정이 짧아져 버린것이다.
흥미롭고 재밌으나 다시 이 작가를 골라 들게 될지는 모르겠다.

- 이 나라에선 말이야. 원하는게 있으면 무력을 써야 하거든. 수염은 얼마 전 스웨덴에서 여기로 왔다. 스웨덴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거기서는 정중히 요구만 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숨이 턱턱 막히게 덥고 눅눅한 중동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단 일주일만 지내봐도 여기서는 일이 어떤 식으로 굴러가는지, 아니, 어떤 식으로는 안 굴러가는지 알 수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점잖게 국가를 요구했다. 그래서 얻었냐고? 얻은 건 지옥이었다. 그러자 그들은 버스에 탄 어린아이들을 날려버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그제야 사람들은 귀를 기울였다. - 10

- 그런데 내가 가장 두려운 게 뭔지 알아요? 그가 묻는다. 나는 뭐라고 하면 좋을지 생각하느라 잠깐 머뭇거린다. 하지만 조지프는 기다리지 않는다. 나 자신이요. 그가 말을 잇는다. 나라는 사람이요. 절정 직후에 무가 우리를 채우는 순간. 알죠?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그런 여자랑 있을 때, 아니면 자위할 때요. 있잖아요, 난 그게 두려워요. 스스로를 들여다 보고 그 속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닫는 거요. 평범한 무가 아니라 완전히 사람을 낙담시키는 종류의 무인데, 그걸 뭐라고 해야 할지...... - 199

- 현실과 초현실의 차이는 오직 객관적인 세계에만 존재한다. 주관적인 세계에서는 진실이야 아니냐 만이 중요하다. 주관적인 경험은 초현실적인 동시에 진실일 수도 있고, 현실적이지만 완전히 거짓일 수도 있다. 나는 주관적인 이야기를 쓰고 - 객관적인 이야기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른다 - 그 이야기들이 내 생각과 느낌을 잘 보여주는지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 파리 리뷰 인터뷰 중

2018.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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