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함이 아직도 신비로웠다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51
이재연 지음 / 실천문학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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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저 본래가 혼자이고 외로움, 고독인 시.
몇 번이고 다시 읽어도 좋을 것 같은 시.

- 나를 건드리고 지나는 것들을 향해 손을 내밀 수도 없고 뒤돌아 볼 수도 없다 나는 무겁고 바람은 또 쉽게 지나간다 움직일 수 없는 내게 바람은 어둠과 빛을 끌어다 주었다 때로 등을 태워 검어지기도 했고 목이 말라 창백해지기도 했다 아무하고도 말을 할 수 없을 때, 가슴을 뚫고 오는 빗줄기로 먹고 살았다 아픔도, 더더구나 외로움 같은 건 나를 지나는 사람들 이야기로만 쓰였다 나는 몸을 문질렀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숨소리도 없이 몸을 문질렀다 내 몸에 무늬가 생겼다 으깨진 시간의 무늬 사이로 숨이 나왔다 - 돌에 물을 준다 중

- 마주 보다 일어나 떠나온 그 때가 좋다
밝은 것 속에서도 어두운 것 속에서도
같은 법칙으로 끌려들어가는 이 공허, 이상하다
정말이지 알고 있는 나는 아무것도 없다 - 뒤에 올 일 중

- 우리는 지문처럼 어지러운
시장 골목길에 고여있는 한 줌 어둠이어도 나쁘지 않았다
크게 흘들리지 않았다 강을 건넜고 가을을 건넜다 너는
아무것도 없는 나 하나를 버리지 못했다 - 보이지 않을 때까지 중

2018.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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