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입니다 무엇일까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2
이장욱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나 흔들림없이 애정하는 작가 이장욱.
핀 시리즈에서도 그 점은 변하지 않는다.

잊고 있던 어떤 지점들을 환기시켜주고 흐트러진 것들을 바로잡게 하는 시간들을 제공하는 소중한 시들이다.

- 초중고등학교 때는 우주의 신비를 배웠지.
공부도 열심히 했고 연애도 했는데
또 독재자를 뽑았구나.
(...)
아아, 유물론이 옳았다.
춘천에서 나는 죽어가는 시절의 고독을 떠올리고
사후의 무심을 생각하고
길거리의 개들과 눈을 맞추었네. - 생활 세계에서 춘천가기 중

- 사람들은 비추어지지 않는 거리를 걸어갔다.
나는 거리에 서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미친 듯이 바라보았다. - 비반영 중

- 이상하게도 아이의 기억 속에는 작고 아담하고 귀여운 동물들은 한 마리도 없었는데, 작고 아담하고 귀여운 동물들에게도 아가리와 이빨과 침이 있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것들이 동화나 애니메이션 속의 부드럽고 귀여우며 우호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 끊임없이 인간을 경계하고 인간에게 적대적이며 인간이 섣불리 이해할 수 없는 먼 존재라는 것을 아니는 직감으로 알았다. - 동물원의 시 중

2018.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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