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쏜살 문고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한은경 옮김 / 민음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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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쓸데 없는 일인지, 얼마나 잔인한지, 얼마나 어리석은지(50) 그 인간의 허황된 물욕과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판타지.

신에게 뇌물을 제안하는 브래덕 워싱턴.... 탐욕의 끝에 다다르면 그렇게 되는 걸까. 오만방자함의 절정. 그의 딸들도 어리석은 리치 이디엇의 전형으로 그려지는데, 뭐 가족 자체가 그러니 어쩌겠나 싶지만, 똥같은 대사들을 발랄하게 내뱉는 사람이 눈앞에 있다면 반박도 못하고 어이없어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감당할 수 없는 재화에 대해 생각한다면 분명 즐거운 공상일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가치환산이 은밀하고 제한되는 재화라면 재앙이지 않나. 인간에 대한 심판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그 환경 속에서 보호(? 라고 할 수 있는지는 애매하지만) 받고 있던 인간들의 현실감없는 사고방식을 본다면 벌을 받고 있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단편들 모두 어리석음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것같다. 작가 스스로 돈과 유명세에 쫓기듯 살면서 스스로에게 던지는 냉소였을까. 자조한 것이라면 그야말로 최고의 자학인 셈.

헛된 희망, 사라진 낭만, 뜨거웠던 젊음... 모두 사라지고 손 안에 쥔 것이 한낱 추억인 것만 같은 쓸쓸함이 남는 단편들. 그래서 좋았지만...

- 일반 수열에서 가치가 크기에 비례한다면 이 세상에는 그 10분의 1을 살 정도의 금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그만한 크기의 다이아몬드로 대체 뭘 한단 말인가? - 38

- 앞으로 내 손님들도 오겠지. 그러면 나도 익숙해질거야. 죽음처럼 불가항력적인 것 때문에 즐거운 인생을 방해받을 수는 없어. 아무도 찾아오지 않으면 여기에서 지내는 게 얼마나 외로울지 상상해 봐. - 58

- 우린 가난해질거야. 그렇지? 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말이야. 난 고아가 되고 완전히 자유롭겠지. 가난하고 자유로워! 정말 신나는 일이야! - 65, 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 그는 바로 이 소파에 앉아 이제는 다시 느끼지 못할 것 같은 고뇌와 슬픔을 느꼈다. 다시는 그렇게 무기력하거나 그토록 지치고 비참하고 가난하게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십오 개월 전의 자신에게는 신뢰라든가 따뜻함 같은 것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영원히 사라져 버렸음을 느낄 수 있었다. 분별있는 일 - 그들은 분별있게 행동을 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젊음을 능력으로 바꾸었고, 절망으로 성공을 빚어냈다. 그러나 삶은 젊음과 함께 그의 사랑이 지녔던 신선함까지 앗아가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 98

- 그래, 갈테면 가라, 그는 생각했다. 4월은 흘러갔다. 이제 4월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이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사랑이 있건만 똑같은 사랑은 두번 다시 없을 것이다. - 101, 분별있는 일

2018.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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