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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사로잡는 101가지 요리비법 - 여자에겐 요리도 힘이다!
이보은 지음 / 파프리카(교문사)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주부들끼리 하는 농담으로
"우리 남편은 사회성이 떨어지나봐. 꼭 저녁을 집에서 먹어. 그 회사는 회식도 안 하나? "
이런 농담을 한다.
젊지 않은 나이에 남편과 주말 부부가 된다든가 하면 '에구, 늦복 터졌어...."
이런 농담도 한다.
아이들이 좀 크고 나면 사실 저녁 식탁이 쓸쓸해질 때도 많다고 한다.
고등학생쯤되면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날은 거의 주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남편이랑 본인 먹자고 이것저것 요리하기도 귀찮고 하니 하는 농담들이다.
우리 남편이 하는 말 중에
"우리 어릴 때는 빨리 아버지가 되고 싶었어. 아버지가 되면 먹고 싶은 것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거든....."
이런 말이 있다. 아버지와 아들의 밥상과 어머니와 딸의 밥상을 따로 차리던 우리 시댁의 옛날 풍경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다. 우리집은 안 그랬지만, 이해는 한다.
그런데, 정작 본인이 아버지가 되고 보니, 이젠 세상이 바뀌었단다.
주부들의 식탁 차림이 아버지 위주가 아니라, 아이들 위주가 되어 버린 것이다.
오죽하면 아이들 좋아하는 반찬 잘 먹는 남편이 대우받는다는 말까지 할까?
어쩌다가 입에 맞는 음식들을 해달라는 말을 하기도하지만, 워낙에 음식 타박 모르는 사람이라서 아이들이 원하는 음식 위주로 식탁을 차리는 일이 많은 나는 이 말을 들으니 은근히 미안하기도 했다.
그래서 가끔은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차리기도 하지만, 어른이 좋아하는 음식들이란 게 워낙 준비할 것도 많고 잔손이 많이 가는데다가 폼도 안 나는지라 꾀를 부리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이 책 <남편 사로잡는 101가지 요리 비법>을 보니, 진짜 남편에게 미안하는 생각을 했다.
전체가 11개의 쿠킹 클래스로 구성되어 있는데, 좋은 음식들이 많이 소개된 데다가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도 않은 까닭이다.
"이렇게 쉽고 간단한 줄 알았으면 진작에 좀 배울 걸......"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사계절 꼭 챙겨 먹어야하는 음식으로, 두릅과 냉이, 달래, 한방 삼계탕, 낙지 연포탕, 황태구이와 그 비싼 전복숙회까지 선을 보인다.
동태수제비매운탕 등의 스페샬 얼큰 요리는 땀을 뻘뻘 흘리며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확 풀 수 있을 것이다.
전날 술을 마셨을 때 나는 콩나물국 밖에는 몰랐는데, 우거지 조개탕이나 버섯장국죽도 참 괜찮을 것 같다. 서양 사람들은 해장으로 블러디메리라는 술을 마신다고 한다. 핏빛의 음료인데, 그 재료가 토마토인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엔 그 응용으로 토마토수프가 있다. 이번에 한 번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꼼꼼히 재료를 적어두었다. 그리고 우리 식구들이 가장 좋아하지만 내겐 너무 어려웠던 잔치소면도 있다.
남편들이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서양요리들도 그 방법을 달리해서 입에 맞게 만들고, 고향의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게 메밀 호박 칼국수나 고등어 자반찜도 하고, 손님을 초대할 때는 남편의 어깨가 으쓱해지게 삼선해물탕도 좋을 것 같다. 또 하나 집에서 만드는 간단 술안주로 분위기도 만들어 보고, 보양차와 건강 쥬스로 이 더위를 이겨볼 생각도 할 수 있다. 마지막 클래스는 남편에게도 요리에 도전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장이다. 혹시 누가 알까. 우리 남편에게 요리재능이 있을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