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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해도 참 맛있는 나물이네 밥상 2
김용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2월
평점 :
아줌마로 살기에 힘든 점 중에서 가장 힘든 점 하나를 꼽으라면 뭘로 할까?
빨래, 청소, 시부모와의 갈등, 남편과의 불화, 아이 기르기의 어려움등 사정에 따라서 여러가지이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것은
"오늘 저녁은 뭐할까?" 이 고민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맨날 먹는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도 가끔은 물리고, 누구 한사람 초대라도 할라치면 정말 큰일이 난다.
직장에 다니는 주부가 아니라 살림의 달인이라 할만한 전업 주부들에게도 이 고민은 마찬가지다.
" 왜 사람은 밥을 그리 자주 먹을까?" 이게 나의 의문이다.
하루에 세번은 너무 많다. 한 삼일에 한 번쯤 먹으면 안 될까? 그렇다면 진짜 맛깔나게 솜씨자랑 하고플텐데.
직장에 다닌다는 이유로 우리집 식탁은 늘 초라하다. 중국 음식을 불러다가 먹는 일도 자주 있고, 좀 좋은 일이 있거나 저녁하기 싫은 날은 외식도 자주 한다. 오죽하면 먹거리가 많아서 온 시내에 "먹자골목"으로 불리는 우리 동네 식당도 이젠 갈 데가 없을까?
주는 대로 잘만 먹는 아이들과 남편이 너무너무 고마워서 가끔씩은 별식을 준비하기도 하지만, 요리책들은 왜 그리 어려운 소스와 찾기 어려운 재료들이 많은지 지레 질려버리기 십상이었다.
그 때 내게 구세주처럼 찾아 온 이가 있었으니 바로 '나물이'님이다.
처음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란 책을 사고서 맨 앞장부터 거의 다 해먹었다.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굴소스라든가 콩통조림등을 한꺼번에 사느라 조금 돈이 들었지만, 외식비에는 댈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만드는 방법도 어찌나 쉬운지, 특히 숟가락 계량법은 정말 압권이었다. 그저 그대로 따라하면 맛난 찌개와 멋드러진 일품 요리들이 뚝딱 뚝딱 나온다.
덕분에 우리 가족들은 한동안 먹는 즐거움에 빠져 살았다. 맨날 밥하기 싫다던 주부가 날마다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니 얼마나 신나는 저녁시간인가 말이다.
물에다가 콩나물만 띄워놓아도 콩나물국인 줄 알고 먹을 정도로 반찬 투정을 모르던 남편도 오늘 저녁은 뭐냐는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맛난 음식들에도 조금씩 익숙함이 찾아 올 즈음에 새로운 책이 또 나왔다. <누가해도 참 맛있는 나물이네 밥상>이었다. 또 다시 그 즐거움에 빠지고 있었다. 처음의 책이 손 쉬운 자취생 요리를 조금 업그레이드 한 것이라면 이 책은 살림하는 주부들에게 알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밑반찬이나 김치류를 만드는 법들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었다.
이제 그 책이 2권이 나왔다. 이번 책은 더 어려운 요리들을 선보인다. 그동안 갈고 닦은 요리 실력들을 맘껏 응용하여 다양하고 생소한 요리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겁만 내었던 서양 요리들이 한 장을 차지하고 있어서 책을 넘겨보던 딸아이를 행복하게 했다. 나물이님의 요리 책들을 따라하기만 하면 그 실력이 점점 늘어가는 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