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일 동안 - 행복을 부르는 37가지 변화
패티 다이 지음, 박유정 옮김 / 이숲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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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영화 중에 <나 없는 내 인생>이라는 영화가 있다. 너무나 힘들게 열심히 사는 주인공은 젊은 나이에 아이를 둘이나 두고 있다.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던 그녀에게 어느날 곧 죽을 것이라는 선고가 내려진다. 그녀가 한적한 까페에 앉아서 무엇인가를 기록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무엇이었을까? 죽기 전에 해 보고 싶은 일일 수도 있고, 남아 있게 될 딸들에게 전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아마 이 책을 쓴 패티는 계부의 죽음을 앞두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삶의 마지막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모양이다. 계부가 병원에서 나와서 죽음을 준비하면서 보낸 시간이 37일이었다고 한다. 그 가족들에게는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이었겠지만, 한 사람이 이 세상에서 그 자취를 거두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남아있는 사람들과 이별할 시간이 허락되는 것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그 죽음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딸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생각해 내었다. 자신이 세상에서 사라진 후에 딸들이 만날 문제거리들을 해결하는데 자신의 지혜를 들려주고 싶은 어머니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표현이었다. 또한 딸들에게 그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미친듯이 알려주고 싶어했다.

 

"만약 오늘이 내게 남은 37일의 첫날이라면, 나의 딸 엠마와 테스에게 나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을 알려주려고 미친듯이 글을 쓰기 시작하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엄마로서의 나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내 모습을 딸들에게 알려주고, 나의 생각과 추억, 두려움과 꿈, 그리고 내 삶의 여정과 친구들에 대해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 순간이 오면 나는 산다는 것이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할 테고, 두 딸이 나 없이 살아가면서 참고할 인생 가이드북을 남기고 가겠다는 결론에 도달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

                                              프롤로그 13쪽

 

 이 책에서는 책의 사용법을 제시한다. 먼저 펜을 준비해서 책의 여백에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게 되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쓰기를 주문한다. 바로 책과 읽는 이의 소통의 과정인 것이다. 또한 37일간 실천할 과제들을 이야기를 통해서 제시하고 즉시 실천할 행동과제와 37일 동안 지속적으로 시행해야할 실행 과제를  주면서 이 책의 내용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도록 돕고 있다. 우선 의식하는 삶을 위한 6가지 실천 과제를 집중, 관용, 성실, 친밀, 직관, 의도로 정하고 각각의 과제에 6가지의 구체적인 실천방안들을 들고 있다. 그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은 그저 머릿속으로 생각해 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제 생활에서 깨달은 진리들을 담고있다. 아이의 천진한 눈으로 바라보는 신기한 세상들과 먼저 내민 한 마디 인사에 평생의 우정을 갖게 된 이야기들이 그가 깨달은 진리들이다. 욕심을 덜 갖고, 사람을 사랑하고, 자신을 소중히 생각하는 일상의 삶을 그는 딸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우리는 마치 영원히 이 세상에 살아있을 것처럼 온갖 욕심을 부린다. 그러나, 우리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 지는 아무도 말할 수 없다. 죽기 전에 해야할 일들이 37가지라면 지금 시작해도 어쩌면 늦었는지도 모를 일인 것이다. 세상과 삶에 대한 겸손함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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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뉴욕쇼핑여행 - 쇼퍼홀릭 박작가의
박혜정 지음 / 팜파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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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여행이 자유화된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내가 어릴 적에는 김찬삼씨 정도나 되는 사람이나 세계 일주를 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우리 때 외국 여행은 외교관이 되어서 나가거나, 혹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겨우겨우 이민을 가거나, 부잣집 아이가 대학을 마치고 유학을 가는 정도였다. 지금이야 누구나 돈만 있으면 자유롭게 다닐 수 있고, 유학생들의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으니, 누구나 비행기 한두 번은 다 타 보지 않았는가 말이다. 게다가 많은 여행가들이 그들의 경험을 책으로 펴 내서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열어 놓았다. 이젠 어느 나라에 가서는 무엇을 먹고, 어디에서 자고, 무엇을 꼭 보아야 하는지, 어느 경로를 이용하고 어떤 방법을 쓰면 더욱 알찬 여행을 할 수 있는지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사람들은 문화를 즐기러, 세상을 만나러 그리고 더 나아가서 이젠 쇼핑을 하러 외국에 나가는 실정이다.

 이 책 <쇼퍼 홀릭 박작가의 깐깐한 뉴욕 쇼핑 여행>을 읽으면 그런 세상이 눈 앞에 열린다. 작가는 이 여행의 목적을 쇼핑에 두고 있다. 아, 단지 쇼핑을 하러 뉴욕엘 가다니 얼마나 부러운 상황인가 말이다. 이젠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거의 모든 물건들을 다 한국의 앉은 자리에서살 수 있지만, 미국에서만 살 수 있는 제품들 혹은 미국에서는 아주 싸게 살 수 있는 물건들이 얼마나 많은지 정말 입이 다 벌어질 지경이다. 작가는 뉴욕에 오로지 쇼핑만을 위해서 간다고 가정하고 이 책 한 권을 묶어낸다.

 먼저 떠나기 전에 해야할 일을 날짜별로 안내한다. 숙소 정하기, 짐싸기, 그리고 쇼핑 중 꼭 지켜야할 규칙등을 정하라고 한다. 뉴욕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상황은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가격과 걸리는 시간, 그리고 주의할 점등을 자세히 안내한다. 그리고 지하철 노선도 보는 법을 가르쳐 준다. 그리고 드디어 쇼핑을 시작한다. 뉴욕이 처음인 당신을 위한 초급 쇼핑루트라는 섹션에서는 34가 주변, 월 스트리트 주변, 5번가 주변, 유니온 스퀘어 주변, 크리스토퍼 주변, 소호 주변의 멋진 샵을 안내한다. 그곳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많은 브랜드들이 큰 매장을 가지고 있다. 작가는 이들 매장에서 꼭 사야하는 물품, 나중으로 미뤄 둘 상품, 주의할 점등을 자세히 알려준다. 게다가 자신이 산 물품의 가격과 추천 상품과 세일 정보들을 상세히 기록해 두어서 쇼핑 목적이 아닌 여행자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선물을 고를 수 있게 한다. 또한 그가 안내하는 샵들은 대개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들이고, 아주 깜짝놀랄 정도로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하는 재주를 선 보여 흥미로웠다. 2장에서는 아쉬운 2%를 채우기 위한 중급 쇼핑 루트로 소호 주변, 우드버리 아울렛, 5번가 주변, 유니온 스퀘어 주변, 월 스트리트 주변의 숨겨진 멋진 샵들을 소개하고, 마지막으로는 자신이 숨겨 둔 숨은 보석과 같은 고급 쇼핑루트를 공개한다. 아마도 독자들에 대한 애정 표현이겠지?

 이 책은 작가라는 저자의 직업답게 매끄럽고 친근한 글로 씌여져서 더욱 친구같다. 게다가 자세한 안내 지도는 고맙기까지 하다. 쇼핑의 대가인 친구와 함께 뉴욕 거리를 걷는 느낌이었다. 이제 떠날 일만 남은 것이다.

 

68쪽 치티 cheety라인, 69쪽 그림에서는 Cheeky 어느 게 맞는 것일까?

113쪽 14 째쭐 울컥 해서 -> 울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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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의 식탁을 탐하다
박은주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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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마다 나를 고민에 빠지게 하는 것은 바로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하는 것이다. 아마도 대한민국 뿐아니라 전 세계 모든 주부들의 고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전 세계 모든 인류의 행복한 고민도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일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중학교 때의 우리 가정선생님(내가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여학생은 가정과 가사를, 남학생은 기술과 공업을 배웠다. 요즘은 그런 구분없이 같이 배우지만)은 키가 작으신 분이셨다. 여러가지 영양소가 우리의 몸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떤 식품을 통해서 그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지를 상세히 가르치시고 외우게 하셨다. 외국어로 표기된 영양소를 달달 외우고, 관련 식품들을 외워서 그림으로까지 그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중에서 특히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하셨던 질문이 기억난다. "먼 미래에는 이런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간 알약이 식품을 대체할 지도 모른단다. 그러면 어떻게 될 것 같니? " 내가 대답했다. "사는 재미가 하나 없어질 것 같아요. " 나의 이 대답은 선생님의 칭찬을 받았고, 그 때의 우쭐했던 기분을 기억한다. 그러나 나의 이 대답은 솔직한 것은 아니었다. 그 때의 나는 고작 중학교 1학년이었으니 '먹는 즐거움'이 삶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 몰랐을 것이다. 다만, 지독한 독서광이었던 탓에 어디서 주워들은 이야기를 옮긴 것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참말로 맞는 얘기다. 이 세상을 사는 여러가지 즐거움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먹는 것'이다. 그 동안 읽었던 수많은 여행기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음식 이야기이다. 어디서 무엇을 먹었고, 어디에 가면 꼭 무엇을 먹어야하는지, 아니면 얼마나 저렴하고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했는지라도 반드시 밝히는 그 글들을 읽으면서 우리네 삶에서 '먹는 것'이란 과연 얼마나 큰 의미를 차지하는 것인지 서로들 알 수 있다.

 이 책 <대가의 식탁을 탐하다>는 그런 의미에서 더욱 흥미롭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이들이 평소에 즐겼던 음식을 소개하면서, 그 음식의 발생, 주인공과 그 음식의 인연, 더 나아가서 그 음식을 조리하는 방법까지도 들려준다. 그것도 그 대가와 직접 대화를 나누는 방식을 택하여 더욱 친근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나폴레옹이 사랑했던 '치킨 마렝고'는 사실 그리 호화로운 음식은 아니라고 한다. 닭은 그 당시 가장 흔한 식재료였으니 말이다. 나폴레옹은 그 음식을 먹었을 때의 상황을 기억하는 것일 것이다. 천재 다빈치가 요리사였고, 다양한 요리도구를 발명하기까지 했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였지만, 와인 따개 이야기는 더욱 재미있었다. 발자크에게 커피란 각성제였다고 한다. 나에게도 혹시나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든다. '로큰롤의 제왕'이 사랑했던 음식은 정크푸드였다. 그가 가장 사랑했던 간식이 우리의 초코파이와 같은 문파이에 초코바를 얹은 것이라니 그의 점점 늘어가는 몸피의 원인이 거기에 있었던 모양이다. 사람의 입맛이라는 게 상황과 입장이 달라진다고 해서 따라서 달라지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세상의 온갖 호화로운 음식을 다 먹을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그가 마지막까지 원했던 것은 가난했던 시절 맛나게 먹었던 음식이니 말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저녁상은 엄마가 끓여주시는 김치찌개가 올라온 상이다. 아무것도 넣지 않고 들기름에 김치를 달달 볶아서 뜨물로 끓이는 그 김치 찌개가 몸이 아프거나, 우울할 때면 꼭 생각이 난다. 30년 전 추운 겨울이면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서 숟가락에 얹어먹었던 김장김치도 애가 타게 먹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음식은 어쩌면 가장 소박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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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 이야기 - 별난 사람들의 별나지 않은
세바퀴팀 지음 / 우린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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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처럼 예능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채널을 석권한 시절이 있었을까 싶다. 드라마와 쇼프로그램으로 충만하던 시절에는 상상도 못할 포맷의 프로그램들이 주말과 주중을 막론하고 시청자들을 텔레비전 앞으로 끌어당긴다. 어떤 상상력을 이용한 꾸며진 스토리가 있어서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배우와 가수를 막론하고 연예인들이 나와서 그저 이야기로만 긴 시간을 끌어가는 프로그램의 원조 중의 하나로 예전에 유행했던 <이홍렬쇼>를 들고 싶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노래와 연기라는 본업에서는 알 수 없었던 그들의 매력이 드러난다. 패널들의 놀라운 말솜씨는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고, 그 가수와 배우에 대해서 또 다른 시각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솔직한 이야기들 속에서 그들은 그들도 한 명의 나약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그런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에 시청자들은 끌리고 있는 것이다. 그 중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한코너였던 <세바퀴>의 폭발적인 인기는 아마도 제작자들도 예상치 못한 것이 아닐까? 진행자와 패널들 모두 너무도 평범한 사람들이다. 한창 인기의 주가를 올리는 아이돌들이 오히려 약방의 감초같은 역할을 하고,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것은 중견 탤런트와 가수와 배우들이다. 그들의 내공은 정말 대단한 것이어서 프로그램의 진행시간 내내 웃음과 감동을 충분히 이끌어낸다. 할머니와 아들, 그리고 젊은이들이 어울려 이루어내는 그 화기애애하고 조금은 주책스러운 분위기가 아마도 인기의 비결일 것이다.

 이 책 <별난 사람들의 별나지 않은 그 집 이야기>에서는 <세바퀴>에서조차 드러나지 않던 그들의 속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들은 한참 주가를 올리는 인기인이 아니다. 어찌보면 텔레비전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신세인지도 모른다. 한 때는 잘 나갔지만, 이제는 조금은 뒤로 물러서서 주인공의 시집 못 간 이모거나 직업도 없이 빈둥대는 밉상 삼촌 역할을 한다. 그들은 인생의 절정을 이미 맛 보았고 세상살이라는 게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한없이 가깝게 그들을 느끼게 된다. 

 지금의 이 자리에 있기까지 그네들이 살아온 이야기들은 하나하나 다 영화같은 이야기들이다. 한 편의 소설로도 충분히 엮을 수 있는 그 이야기들은 실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나도 그렇고 저 사람도 그렇다. 누구나 다들 그렇게 영화 같고 소설 같은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다. 누구든 자기가 살아 온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 몇 권씩이나 될 것이니 말이다. 신산한 삶의 과정을 거치고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님같은 그녀들,  치기 어린 젊음의 시절들을 보내고 가끔씩 소주 한 잔에 헛웃음을 지을 수 있는 삼촌 같고 오빠 같고 동생같은 그들의 이 이야기가 그래서 더욱 친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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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전 - 당신의 운명을 바꿔줄 위대한 질문 100
좌우명연구회 지음, 박혜령 옮김 / 토네이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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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당신의 마지막 날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평생의 계획을 세워라."

머리말 7쪽

 

 내일 당장 지구가 멸망한다면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한 철학자가 있었다. 그는 왜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고 싶었을까?

그는 사과를 유난히 좋아했을 지도 모른다. 배도 있고, 감도 있는데, 굳이 사과이니 말이다. 하여간 굳이 사과가 아니어도 좋았겠으나, 그는 사과나무를 심고 싶어했다. 알다시피 사과나무는 심은 그 해에 열매를 수확할 수 있는 과실수가 아니다. 긴 세월이 지나서 나무가 자라야만 사과를 맺는다. 그 긴 기다림을 이겨내고 나무를 가꿀 수 있는 힘은 바로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스피노자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그것이 아니었을까? 사과는 인류에게 가장 상징적인 과일이라고 생각한다. 패리스의 사과와 뉴턴의 사과가 그렇고 빌헬름 텔의 사과가 그렇지 않은가 말이다. 아마도 스피노자의 사과 역시도 그 대열에 합류해야할 지도 모를 일이다.

 삶이라는 것은 아마도 그것을 마치는 그날까지도 그 의미와 해답을 찾기 어려운 것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굳건한 삶의 토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우리는 부평초처럼 작은 물결에도 이리저리 흔들리는 가여운 것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려움이 올 때, 혼자서는 판단하거나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 앞에서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고 싶어진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사는 게 참 쉽지는 않은 일이라는 것을 깨달아 가면서, 교만하지 않는 것, 그게 나이 먹는 지혜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나를 이겨내면 또 다른 어려움이 또 기다리는 게 삶이고, 세상의 모든 시에서도 살아갈 수록 알 수 없는 게 삶이라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스피노자처럼 종교적인 확신이 있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면 우리는 어디에 의지해야할까? 그럴 때면 가끔씩 떠오르던 생각이 있다. 학창 시절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펼쳐보던 자습서, 혹은 단어의 뜻을 몰라서 찾아 보던 사전처럼 우리의 삶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는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이 책 <인생사전>의 안내글을 보는 순간 그 생각이 떠올랐다.

 총 열 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여러가지 문제 상황에 어울리는 유명 격언들을 수록하고 있다. 또한 그 명언들과 함께 질문에 대한 글쓴이들의 간략한 설명이 곁들여있다.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부터 '인생의 기쁨을 찾는 방법은?'까지 총 100개의 질문과 답을 읽어보면서 누구나 비슷한 생각을 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우리들은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또 다들 비슷한 대답을 찾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다양한 상황과 명언을 엮어놓고, 간결한 실례들도 들고 있어서 쉽고 재미있게 읽어나가면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알 수 있었다. 젊은 학생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 책상에 꽂아두고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나 왜 사는 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때가 한번쯤 꺼내 읽어보기에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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