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품은 우리집 밥상 - 텃밭 가꾸며 사는 신세대맘 아침사랑의 참 쉬운 건강요리
아침사랑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세상에서 가장 큰 고민을 주부들에게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은 오늘 저녁 반찬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전업 주부는 전업주부대로 '집에서 노는데, 식구들 밥이라도 잘 해줘야지.' 할테고, 일하는 주부는 일하는 주부대로 '피곤한데, 뭐 해먹지?'가 날마다 드는 생각일 것이니 말이다.


우리말 식구(食口)에서 알 수 있듯이 한 가족이라면 한 상에서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 대원칙중의 하나다. 요즘은 일주일에 가족과 함께 밥을 먹는 빈도가 20%정도라고 하니, 그 비중은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날마다의 저녁은 그날 오후의 화두임에는 틀림없다.


살림을 15년이 넘게 한 나도 늘 하는 고민이다.
직장일과 살림을 함께하니 늘 식탁 고민은 뒷전이고 퇴근 후에 집에 들어온 다음에야 찬거리가 떨어진 것을 아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렇다고 작은 거 하나라도 사러 나가자니 귀찮고 해서 나는 집에 있는 재료로 어떻게든 해보려는 노력을 하기는 한다.
그럴 때 가장 많이 들여다 보는 책이 요리책이다. 응용 가능한 요리를 찾으려고 말이다.
예전에는 요리책을 보면 뭔 재료가 그리 복잡하고 어렵기도 했다. 게다가 몇 그램이니 몇 온스니하고 분량까지 따지기 시작하면 보기 싫어지기는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요즘 나오는 요리책을 선호한다.
일단은 분량을 재기가 훨씬 수월하고 - 집에서 쓰는 숟가락을 도구로 하니 말이다. - 소개되는 요리들도 요즘 우리가 좋아하는 요리들이 많아서이다.

그리고 이젠 나름 이력이 붙어서 없는 재료는 다른 걸로 대체하는 기술도 터득했다.


이 책 <자연을 품은 우리집 밥상>은 또 기존의 요리책들과 다른 점이 있다.
젊디젊은 신세대주부가 지은 요리책임에도 모든 재료들을 자연 그대로 살리려고 한다,.
인공조미료나 소스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만드니 요즘같이 먹을거리에 두려움을 느끼는 시절엔 시의적절한 것인지도 모른다.


매일 먹는 반찬 한 쳅터, 국,찌개, 전골 한 쳅터, 일품요리 한 쳅터, 특별요리 한 쳅터, 무공해표 간식 한 쳅터, 어린아이 밥상 한 쳅터 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요리들도 정갈하고 따라하기 쉽게 쓰여졌지만, 더욱 감탄스러운 것은 책 속의 부록이다.
바로 작가가 '꽁꽁 숨겨놓은 요리 비책'이라는 이름의 책 속 부록이다.
약간의 노력으로 가족에게 무공해 음식을 만들어주는 비법을 소개한다.
1번은 자주 먹는 소스를 직접 만들기이다. 굴소스, 마요네즈, 토마토케첩등등을 직접 만드는 방법.
2번은 소금을 이롭게 쓰는 법. 3번은 맛술 대신 청주 사용하기. 4번은 정제하지 않은 설탕 이용하기. 마지막은 바로 트랜스지방 없는 조리법 소개이다.
천연 양념장 만들기, MSG 걱정없는 국물과 조미료 만들기, 수입산과 국산 먹거리 구분 방법, 싱싱하게 재료 보관하기, 재료 손질법까지 자신이 가진 온갖 노하우를 직접 옆에서 가르치듯이 상세하게 이야기하고 사진을 곁들인 설명은 요리 울렁증을 가진 초보 주부들도 쉽게 도전하도록 용기를 준다.
돌아오는 주말엔 나도 천연조미료를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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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 - 신달자 에세이
신달자 지음 / 민음사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어린 시절에는 일년이 참 길게 느껴졌다.
같은 반으로 만나 일년 내내 화장실까지 붙어 다니던 단짝 친구도 해가 바뀌어 반이 갈리면 점점 어색해 지다가 기어이 잊혀진 존재가 되곤 했던 그 시절엔 10년이란 세월의 약속은 영원을 약속하는 것이었다.

 

어디선가 읽기를 나이든 사람이 세월의 흐름을 빠르게 느끼는 것은 기억력의 감퇴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바로 어제 그제 일어난 일들이 희미해지면서 오히려 먼 시간 전의 기억들조차 시간 감각이 흐려져 바로 전날의 일과 혼동되기 때문이란다. 반면에 아이들은 모든 것을 다 기억하기에 세월의 흐름을 느리게 받아들인다는 뜻일 것이다.


이제 어느덧 마흔이 넘고 보니 그 말이 이해가 된다.
십 년전에 같은 시간을 보낸 사람들을 만나도 바로 어제의 일이었던 듯 그 시절 이야기를 하는 나를 발견할 때, 그 동안의 나의 지나온 시간들이 그야말로 주마등처럼 스쳐갈 때 나는 나이먹었음을 느낀다.

 

그런데, 신달자님은 마흔에야 생의 걸음마를 배워다고 한다.
그녀의 걸음마는 스스로 살아갈 능력의 걸음마였다.
남편의 그늘아래서 살던 그녀가 스스로 자신의 힘을 길러야함을 알게된 것은 자아 인식의 고상함이 아니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살고자하는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보수적이고 억압적인 그러나 성실하고 가족을 위하는 미워할 수 없지만 어려운 남자를 만나 아이를 셋이나 낳고 살던 시를 쓰는 신달자는 어느날 느닷없는 남편의 병을 만난다.
그리고 그 병은 그를 23년이나 아픈 사람, 돌보아야할 사람 그래서 가족의 특히 아내의 몸도 마음도 정신도 파괴하고야 마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말이 하기 쉬워서 23년이다. 한 아기가 자라서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는 어른이 되는 그 긴 시간동안 그녀는 몸이 불편하고 정신마저 황폐해진 남편을 수발한다.
엣말마따나 긴 병에는 자식도 소용없다.
시인이던 그녀는 그날로 간병인이고 엄마이고 생활의 책임자가 되었다.
세상의 물정을 몰라서 갖고 있던 작은 재산조차 잃어야할 정도로 아둔한 아줌마였던 그녀.
남편이 주는 돈으로 콩나물 사고 두부 사던 그녀는 깨어나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중환자실에서 몸을 꼬부리고, 억지를 부리는 남편의 넥타이를 얻어 맞아가며 다시 매어주는 세상에서 가장 억척스런 여자가 된다.
그 힘이 무엇일까? 바로 아이들이다.

 

여자의 삶과 어머니의 삶이 천양지차라는 것을 아이를 낳은 사람은 안다.
아이를 낳으면 여자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그 어머니를  우주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몸이 아파도 어머니는 아이가  어머니를 필요로하면 아프지 않다.
닫혀진 철문도 힘으로 열고, 아이를 덮치는 자동차도 막는다.
곱디곱게 자란 시인 신달자를 강인한 삶의 주인, 그녀의 어깨에 수많은 사람들이 매달려도 헤쳐나가는 큰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그녀의 아이들임을 안다.

 

이제 긴 고통의 터널이 끝난 지금, 그녀의 어깨가 스스로를 안아 보듬고 지친 몸을 위로하고 그리고 마흔에 배운 생의 걸음마를 더욱 크게크게 내딛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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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곤충이야기 풀과바람 지식나무 9
김남길 지음, 최달수 그림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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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학창 시절 가장 좋아하던 소설 중의 하나가 헤르만 헤세의 <나비>였다.
우리반 아이들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어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빌라드의 <이해의 선물>과 함께, 어린이들의 섬세한 마음을 담은 <나비>는 당시 청소년들의 필독서였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바로 주인공이 친구 에밀의 나비를 못 쓰게 망가뜨리던 장면이다. 아마도 그 점박이 나비는 친구 에밀이 몹시도 아끼던 수집물이었을 것이다.
물론, 그 소설에서 실제 나비는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내게는 "곤충"이라는 말만 들으면 떠 오르는 장면이다.


우리집에도 에밀 못지않은 아이가 있다.
머리에 뿔이 달린 갑각류의 곤충을 집에서 부화시키고 또 다시 알까지 보고 그 알을 다시 부화시켜 성충으로 키우는 아들아이 말이다.
알을 유충통에 넣고 톱밥을 채워서 키우면 어느 날 유충통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인다.
바로 다 컸다는 소리다.
물론 그 중간에 애벌레의 희끄무레한 모습도 보이고 번데기의 모습도 나타난다.

 

정작 어른인 나는 어린 시절 그런 곤충을 많이 보고 자랐음에도  징그러워서 손도 대기 싫건만 아들 녀석은 그 성충을 자랑스레 들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커다란 사육통에 넣고 보면 뿔을 높이 세운 모습이 나름대로 멋지기도 하다.
그러나, 몇 주후에는 목이 잘린 시체로 만나야한다는 것이 나는 싫다.
처음엔 그 목 잘린 시체를 보고 뭘 잘못해서 죽은 줄알고 어찌나 깜짝 놀랐는지 모른다.

 

만약 이 책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곤충이야기>를 미리 읽었더라면 그런 일은 없었을텐데......
곤충에 대한 나의 무관심은 이 책을 읽으면서 부끄럽기까지 했다.
다른 동물 보다 훨씬 먼저 진화를 끝내버린 이 선구적인 동물들은 지구상 최초의 생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특히나 바퀴벌레의 경우는 그 최초의 조상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다르지 않다니, 이미 3억 5천만년전에 생존을 위한 완벽한 준비를 마쳤다는 말이 아닌가 말이다.
누가 인간을 위대하다고 했을까?

 

이 책은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꼭 알맞은 책이다.
요즘 아이들 사이에는 장수풍뎅이나 장수 하늘소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또 한 몫하는 모양이니 말이다.
최초로 나타난 곤충의 이야기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곤충들의 특징과 종류, 서식지, 먹이와 성장, 그리고 곤충의 사회적인 삶의 모습까지도 세밀하게 그리고 친절하고 자상하게 알려준다.
또한 곁들인 그림이 유머러스해서 시종일관 웃음을 짓게 만든다.

 

생태계의 가장 아래에 있는 1차 소비자인 곤충이 사라지면 그 위의 2차, 3차 소비자들의 삶에 큰 위험이 닥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런데, 그 1차 소비자인 곤충의 멸종은 2차 소비자가 많아져서가 아니다. 바로 생태계 먹이사슬의 맨 위에 있는 인간이 곤충의 먹이인 풀을 망가뜨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엔 자기의 목숨을 스스로 위협하고 있는 꼴이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이 실은 우리를 살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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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아빠 - 사랑과 상실, 그 투명한 슬픔의 기록
패티 댄 지음, 이선미 옮김 / 예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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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를 키우면서 힘든 시기를 지날 때마다 아이들의 웃는 모습이 카다란 힘이 되는 것을 느낀다.
이 아이들의 맑고 검은 눈, 고르게 숨소리를 내면서 자는 아이의 평화로운 얼굴은 세상의 모든 부모에게 살아갈 힘과 용기와 이유를 준다.
그렇기에 이 책 <안녕, 아빠>는 더 많은 슬픔과 감동을 그리고 따뜻한 웃음을 짓게 한다.
어차피 인간의 삶이란 것이 유한하고 그 안에서 웃고 울고, 볶고 지지고 하면서 사는 것이지만 아직은 시간이 많다고 생각한 그 순간에 찾아 온 이별은 감당하지 못할 충격과 혼란을 줄 것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그 이별을 준비할 시간이 너무나 짧다면 더욱 힘들 것이다.
그리고 두고 떠나야하는 존재가 나의 아이라면 그것을 감당할 자신이 있을까?


영화 <나 없는 내 인생>이 떠오른다.
힘들지만 사랑하면서 살던 여자 주인공에게 어느 날 내려진 암선고, 자신은 곧 죽을 것이고 그리고 그녀의 아이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녀는 자신의 죽음을 준비한다.
그녀가 까페에 앉아서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리스트를 들여다 보던 장면이 자꾸 떠오르는 책이다.
"만약에 나라면 어떨까 ?"
그 장면을 보면서 수도 없이 한 생각이다.

 

이 책은 죽음의 당사자가 아닌 그의 아내가 쓴 글이다.
늦은 나이에 만나 남편과의 길지 않은 결혼 생활, 입양으로 얻은 멋진 아기 제이크와 그녀를 남겨두고 남편은 곧 죽는다.
남편의 죽음을 감당해야 하고, 어린 아들 제이크가 아빠와 후회없이 이별하도록 도와줘야 하고, 가계를 책임지고, 남편의 병수발을 하고 자신은 곧 미망인이 될 준비를 하는 그녀는 마음 속의 지옥을 담담하게 써 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어린 아들이 아빠와의 많은 추억을 갖고 살수 있도록, 그리고 아빠의 죽음이라는 충격을 좀 더 쉽게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이들을 죽음에서 떼어 놓도록 노력하지만, 그녀는 의사의 권고를 따른다.
아들 제이크가 아빠의 죽음을 지켜보도록 한다.
어쩌면 갑작스런 아빠의 부재보다는 더 자연스럽게 아빠의 죽음을 인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영화의 한 장면이 끝도 없이 떠 오르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도 " 만약에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남편의 병 수발을 하고, 아이의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나자신을 추스르고 남편과 후회없는 이별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을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직접 죽음을 향하는 남편의 마음이 덜 표현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두고 떠나야하는 아빠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읽을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그는 한마디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내가 죽어도 되겠어요?"
어쩌면 이 한 마디의 말에 그의 모든 마음이 담겨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질구레한 감정의 표현을 듣고 싶어하는 나는 속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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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오류 - 되짚어볼 세계사의 의혹 혹은 거짓말 50
베른트 잉그마르 구트베를레트 지음, 이지영 옮김 / 열음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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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역사가인 플루타르크는 여왕(클레오파트라)이 유쾌한 대화 상대자였으며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고 묘사했다. 또한 그는 여왕의 외모가 그녀의 매력을 반감시키지는 않았다고 표현했다. '
                                                                                                                    본문 33쪽

지금까지 세기의 아름다움으로 두 명의 로마 황제를 굴복시키고 자신의 아들을 로마의 황제로 만들고 싶어했던 검은 머리의 이집트 여왕이 사실은 추녀였을 가능성도 많았다.
그리스는 마라톤 평원에서의 전쟁의 승리를 아테네에 빨리 전하고자 전령을 보냈고, 그는 승전 소식을 전하고 죽었다. 그리고 거기서 유래된 마라톤 경기는 지금의 올림픽의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우리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의 그리스 사람들은 굳이 전령이 필요없었다. 오래전부터 신호로 소식을 전하는 통신 체계가 있었다고 한다.

 

때때로 우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을 때, 혼란에 빠진다.

 

예수의 탄생을 기점으로 서기력이 시행되었다고 알고있던 나는 실은 예수의 탄생이 그 전이라는 이야기를 다른 책을 통해서 읽고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 이 책에서는 예수의 나이를 좀 더 과학적으로 규명하려는 노력을 보인다.

 

그런만큼 이 책을 읽는 내내 작지만 오래가는 충격과 혼란이 있었음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동안의 나의 지식 체계가 얼마나 허약한 모래 위의 건물이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체계적인 연구와 독서가 바탕이 되지 않는 주워들은 지식들은 진정한 지식의 세계를 쌓지 못한다.
이 책 <역사의 오류>는 그러한 지식의 빈 공간을 메우는 쐐기돌이 될 것이다.
많은 내용들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 책에 기록되고 증명된 역사적 사실과 기록들은 이미 존재해 있었으며 연구되는 사실들이었다.
단지 그것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한 책임은 어쩌면 온전히 내게만 있는 것일까?
수많은 단편적 지식들을 가지고 있으나 그것들을 제대로 꿰지 못하는 것은 그야말로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인 격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일련의 작업들의 연구 성과를 보여주며 내게 그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준다.


세계사에 대한 가장 많은 오해 중의 하나인 중세에 대한 저자의 언급은 인류의 역사 연구가 아직은 너무도 편협하고 미흡한 수준임을 걱정한다.
흔히들 암흑기라고 부르는 중세는 이름부터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함을 보여준다. 중세라는 이름은 단지 찬란한 고대와 혁신적인 현대를 연결하는 어쩔 수 없는 시간의 고리로만 인식했다는 것이다, 그 시간이 무려 1000년이나 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러나, 적어도 중세에는 사람을 노예로 사고파는 일이 불법이었으며(본문 83쪽), 현대인이 누리고 있는 삶의 기반이 구축되었다. (본문 84쪽) 최초의 대학이 설립되고, 달력과 아라비아 숫자와 성당건축물들이 모두 중세의 산물인 것이다.


갈릴레오에 대한 오해, 마리앙트와네트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 그리고 링커의 담화 내용은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임에도 그 충격은 조금도 적어지지 않았다.

 

 "이 전쟁에서 내가 최우선적으로 추구하는 목적은 연방의 회복이지, 노예해방이나 노예제도 폐지가 아니다. 단 한 명의 노예도 해방하지 않고 연방을 회복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만약 모든 노에를 해방해야 연방을 회복시킬 수 있다면 역시 그렇게 하겠다. 연방 회복을 위해  노예 중 일부를 해방시킬 수 있다 해도  마찬가지다. "

                                                                                             본문 223쪽

또 어느 곳에선가 이런 역사의 오류가 자행되고 있다.
그것은 단지 어느 누군가의 기록의 실수일 수도 있으나, 이 책의 저자는 그 오류가 특정 목적을 위해 조작된 기록이거나 또 다른 이유에 의한 것임을 우려한다.
왜냐하면 일단 왜곡되어 전달된 역사는 그 진실 여부가 밝혀진 뒤에도 여전히 그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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