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유명한 아나운서나 방송인으로 승승장구하며 살아온 여자의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면 이 책을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그냥 그럭저럭 읽을만 하다. 특히 역자의 말에서 이 여자가 엄마와의 관계로 인생의 절반을 고통 속에 살다가 상담을 받으며 나아지게 되었고 남편은 퇴직하여 현재 호주에서 전업주부로 살고 있고 이 여자가 호주와 일본을 오가며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라는 내용을 접하고나서는 더욱 그렇다. 완벽하고 화려해보일지라도 누구나 나름의 고통과 고민을 안고 산다. 그 고통 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이러저러한 소통에 관한 이야기. 흔해빠진 처세서와 다른 이유다.
독특한 구성과 흥미로운 소재이기는 하다. 인터뷰 형식으로 사건의 발단 전개 결말까지 이토록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는 능력도 개단하다 싶다. 그러나 길게 끌고 가 감정선을 천천히 끌어올리는 방식을 선호하는 내게, 단편적으로 끊어지는 이야기들이 썩 다가오지는 않았다. 여하튼 영화랑은 매우 다르다.
그럭저럭 재미있다. 디지털기술을 이용한 감시사회. 신용카드, 체크카드, 지하철카드와 블랙박스, 하이패스가 편리함의 탈을 쓰고 일상이 되었다. 외려 이게 날 지켜줄 거란 믿음까지 한편으로는 있다. 내 이동경로가 추적되니까. 그러나 국가가 나를 감시하고자 마음 먹을 때에는 이보다 더 쉬운 도구가 없을 것이다. 테러방지라는 미명 하에 자행되는 무시무시한 일들. 미국도 유럽도 그 그림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벗어날 길이 있을까.
스티븐킹의 작품은 무지 많고 유명한 작품도 많지만 읽고 큰 감흥을 받은 건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재미있는 건 영화화되었고 영화화된 작품은 내가 그 내용을 이미 아니 거의 읽지 않아서 그런가. 아이디어나 소재가 독특하고 뛰어나며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가는 힘이 대단하다는 것도 알겠다. 하지만 읽으면서 빨려드는 것 같은 느낌은 받은 적이 없다. 흥미롭지만 지루하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