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사람들은 ai로 판사를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 나온 여러 엽기적 사례를 보면서 비전문가로서 나도 법의학 등 과학적 분석에 더 적극적으로 ai를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얄팍한 생각을 잠깐 했다. 종국적인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엄청난 기술적 과학적 혜택의 뒤안길에 성과에 미친 과학자들이 저지른 어마어마한 엽기 사건들이 있다는 것, 그로 인해 자신이 피해자인 줄도 모르고 피해를 당한 무수한 피해자들이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저소득층에 한정해서 지급하는 건 기본소득이 아니다. 청년들에게 한정해서 지급하는 것도 마찬가지. 자꾸 기본소득 개념을 엉터리로 자의적으로 사용하는데 “지원금 ” 또는 “수당”이라는 단어가 이미 있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한다. 그리고 지금도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득계층 별로 다양한 복지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그걸 모두 없애고 최상류층에도 지급하는 기본소득 하나로 퉁치자는 게 기본소득 정책의 본질인데 그게 맞는 정책인가. 국가예산 정부에 육박하는 막대한 재정은 어디서 끌어올 계획인가. 빈부격차는 어떻게 극복할 계획인가. 왜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비판이 없나. 무책임한 정치인이 자신을 상징하는 정책으로 떠들어댈 욕심에 오염시킨 단어를 그대로 따라 읊는 저자의 책을 어떻게 신뢰하겠는가.
정유정 작가가 추천했다고 해서 덥석 골랐다. 정작가가 이 소재로 썼다면 이렇게 전개하지 않았을까 싶게 속도감과 짜임새가 비슷하게 느껴졌다. 주인공 주변을 둘러싼 상황을 서서히 몰아가다가 결국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는 내 아이, 친척, 남편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절망적이고 공포스러운 순간을 기막히게 묘사해낸다.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