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울었다. 닦아내도 눈물이 자꾸 솟아서 글자가 흐려졌다. 옛날 생각이 많이 났고 오래 전 일이 계속 떠올랐다. 기억의 저 먼 곳에 묻혀 있던.. 밤 풀벌레 소리, 풀내음, 해저물 무렵의 웬지 모를 슬픔 같은 것도 생각났다. 읽는 내내 이문세의 ˝해바라기˝가 떠올라 연거퍼 들었다. 애틋한 그리움이기도 하고 아픈 상처이기도 한. 사랑 받거나 사랑하지만 온전히 표현을 못 하거나 충분히 나누지 못하거나 혹은 잘 깨닫지도 못하다가 세월 속에 묻히면서 그냥 잊어버리고 잊혀지고 하는.. 그런 사람 인연의 무상함과 상처를 이보다 더 잘 그려내는 작가를 보지 못했다. 나이도 한참 어린데... 앞으로 나올 놀라운 작품이 더 기대된다.
너무 비극적이어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뭐 그렇게 대단한 흡입력을 가진 책은 아니다. 중간에 여러번 책을 덮고 딴 일을 하다가 돌아왔다. 싑게 읽힌다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묘사와 흐름인데... 너무 비극적이라 이 결말로 그대로 영화가 만들어질 것 같지는 않다. 좌우지간 별로 추천은 안 한다.
2013년에 쓴 책인데.. 최근 나온 작품들에 비해 완성도가 사뭇 떨어지는 듯. 직접 경험 또는 적어도 근접한 경험이 아니면 섣불리 다룰 생각을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아빠나 고모부 등에 관련된 서술을 어설펐고 고모의 사정에 관한 묘사는 불성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