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작가 특. 강간과 추행이 난무하고 어김없이 창녀가 등장한다. 코믹과 풍자를 섞었음을 감안해도 섹스에 대한 과장된 묘사도 그렇고 여성의 냄새에 대한 집착이나 외모에 대한 극단의 설정까지. 여성에게는 그냥 호러물이다. 나의삼촌 부르스 리 때도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은데 그새 까먹고 무슨 상 후보 선정되었다고 덥석 또 사서 읽었다. 나님을 혼내야지 누굴 탓하랴.
실크로드 세계사에서도 느꼈지만 그 책은 기본적으로 상당히 재미가 있는 편이라 그냥 넘겼는데, 이 번역자의 번역에 상당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의 번역체에 비문이 난무한다. 책 내용이 역사의 거시적인 흐름이 아니라 미시적인 개별 사건 나열로 이루어져 집중력을 유지한 채 따라가기가 힘들었는데, 번역 문제도 상당한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실크로드 세계사 등을 얼마 전 읽어 이 지역 세계사에 관한 얄팍한 지식이나마 조금 머리에 남아 있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완독하기도 힘들었을 것 같다.
평론가 특유의 번역체로 점철되어 문장 하나를 수월히 넘기기 힘들다. 영화 한창 좋아하던 시절 눈에 띄는 이름이었던 저자의 이름을 목록에서 보고 충동적으로 골라 읽은 책인데.. 이젠 이런 낯섦을 받아들이기 힘든 나이가 되었다. 다시 찾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