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사생활을 임의로 공개하였다는 혐의로 난리가 난 책이라, 오히려 흥미가 끌려 구입해 읽었다. 변명문에서 본 문장이 깔끔해서 기대했는데 소설은 그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글 속에도 나오지만 이 작가에게 소설은 본인의 생활과 내면을 그대로 쏟아내고 정리해놓은, 말하자면 본인 스스로를 구원하는 일기 같은 역할을 하는 걸로 보이는데 그걸 굳이 내가 왜 돈 주고 사 봐야 할까. 읽느라 고생했다.
정치 검찰의 모해위증 교사사건으로 불러야 할 사건. 텀블벅 펀딩에 참여했다. 한총리는 명백한 피해자이고 사건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끔찍하고 무도한 검찰의 범죄였다. 그래도 정치인이 쓴 책이라 사실 참고 읽기가 좀 힘들었다. 정치인 특유의 나르시시즘이라고 해야 하나. 정치인에 쓴 대부분의 책에서 느껴지는 게 있는데 이 책도 예외는 아니다.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외무고시 합격하여 외교부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일본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하다가 퇴직하고 서울에서 우동집을 경영하고 있다는 저자 소개를 보고 독특하고 개성 강한 이력이라고 생각했다. 책 내용은 그 생각이 내포하였을지 모르는 어떤 편견을 우직하게 깨어 부수는 어마어마한 지식의 양과 통찰력을 담고 있다. 머리글에서 본인이 전문 학자가 아님에 대해 거듭 양해를 구하고 있으나 이 정도면 전문 학자나 교수들 뺨을 가볍게 후려칠 정도 아닌가.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이제 일본사로 넘어간다.
뇌과학을 포함한 생명과학이 급속 발전하면서 개인의 성격 지성 인생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 것이 타고나면서 이미 정해진 유전자인지 아니면 환경인지 혹은 다른 것인지 여하에 관한 활발한 논쟁이 과거 어느 세기보다 더 단단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진행되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논쟁의 다양한 대상과 근거 그리고 현 주소를 광범위하게 소개한다. 나름 유익하고 재미있었는데, 약간 뭐랄까.. 제목에 맞춰 논지를 풀어나가고자 하는 과욕에서 비롯한 것인지 문체나 전개가 좀 지나치게 수식적이고 장황하다 싶은 구석이 있다. 군데군데 되게 어색한 번역체도 눈에 거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