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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가 자라고 자라서 - 곤충아줌마가 들려주는 누에 이야기
정미라 지음, 박지훈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0년 2월
평점 :
* 누에가 자라고 자라서
한동안 강아지나 고양이를 사달라고 졸라대던 시원이...
지금보다 훨씬 어렸을 땐(4살무렵인가???) 달팽이랑 펭귄, 기린을
사달라고 졸랐었다죠...
(달팽이는 어찌 해보겠는데 느닷없는 펭귄이랑 기린은 뭔가요???
이건 뭐 기냥 동물원을 털란 소린지???? 대략난감 그 자체였다는...^^;;;)
특히 달팽이엔 거의 맘을 홀딱 줘버려 어쩌다 TV에 달팽이가 나오는 날엔
거의 TV속으로 들어갈 정도였고...
채소를 씻다가 달팽이를 발견해 시원이 손바닥에 올려준 날은 완전 우리집
김시원양의 국경일이었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엄마도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이나 곤충,식물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어찌 설명 못하는 일이 생기게 되니 자연관찰책류를
찾아보게 되더군요...
문제는 전집을 떠억하니 들여놓고 "자~ 니가 궁금해하는 건 여기 다 있으니
그때그때 찾아보도록 하여라!" 라고 시원이의 시선을 사로잡으려 노력했으나
첨 며칠간만 호기심에 이 책 저 책 끄집어 내어 들춰보곤 그 뒤론 엄마가
연계활동을 해주지 않으면 그대로 책꽂이에서 오매불망 꼬마 친구가 꺼내
빛을 보게 해주지 않는 이상 먼지와 더불어 장식용으로 전락하는 신세가
되버리더군요...
흠냐리... 간만에 거금을 투자했건만... 이럼 곤란하지...싶어 다시 생각한 방법이
시원이가 달팽이를 궁금해하면 달팽이가 나오는 단행본을 구입하고 그 것과
관련해 전집 속 달팽이 관련 책을 찾아 1+1 방식으로 읽어주었다는 겁니다...
(뭐 덕분에 시원이보다 엄마가 더 공부를 많이 하고 알게 된 것들이 더 많다죠.^^)
![](http://blog.haeorum.com/file_server/blog/postimg/upload8/201002240151279428.jpg)
* 책 제목 : 누에가 자라고 자라서
* 글 : 정미라 * 그림 : 박지훈
* 출판사 : 한울림어린이
* 책 내용
바로 이 책의 작가분도 저처럼 아이가 곤충에 관심을 가지자 같이 알아가며
곤충아줌마란 별명까지 생기셨다고 하는데 그래서일까???
그림책을 읽는 내내 무척이나 사실적인 그림과 일상사가 누에가 자기 몸에
실을 칭칭 감듯 착착 감겨오는게 아주 느낌이 좋았습니다.^^*
친구에게 누에를 선물받은 재진이는 징그럽게만 여기는 친구들과 달리
너무나 행복해 행여 다칠세라 조심조심 집으로 가져와 뽕잎을 먹이며 키웁니다.
그리고 엄마, 아빠, 동생 세진이랑 시간날 때마다 누에가 담긴 상자를 들여다
보며 잘 먹고 잘 크는 지 관찰을 하죠...
그러던 어느 날 식욕왕성한 누에들이 주식인 뽕잎을 다 먹어버려 집 근처
산으로 뽕잎을 구하러가게 되고 거기서 뽕나무 열매인 달디단 오디도 따먹으며
말그대로 살아있는 자연 체험과 더불어 곤충의 변태과정을 다 지켜보며 살아있는
공부를 하게 됩니다...(백문이 불여일견~)
무엇보다 그림책 뒤에 누에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와 누에의 변태 과정을
사실적인 그림으로 자세히 설명해놓았고 누에 박물관과 체험관까지 소개를
해둬 시간이 되면 정말 이 그림책을 들고 찾아보고 싶어지더군요...
아무튼 모처럼 참 맘에 쏙 드는 자연관찰에 관련된 단행본을 만나 읽는 내내
재밌었고 읽고 난 후 알게 된 것도 많아 시원이도 엄마도 그리고 조카들까지
넘 좋다고 했답니다...
* 책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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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가 자라고 자라서' 그림책을 읽다가 시원이가 궁금해 했던 건 어떻게 재진이네
누에 나방은 암컷이고 친구인 규진이네 나방은 수컷인 걸 알게 되었냐는 겁니다...
순간 읽어주던 엄마 어찌나 당황스럽던 지...
덕분에 보미랑 시원이는 머리를 맞대고 그림책을 찬찬히 들여다보더니 자기들끼리
이게 재진이네 누에 나방이고 저 쪽것이 규진이네 수컷 누에 나방인가보다 하며
맘대로(?) 정합니다...
정말 어떻게 누에 나방 암수를 구별하는 지.... 지금도 궁금궁금궁금해요. ㅎㅎㅎ
![](http://blog.haeorum.com/file_server/blog/postimg/upload2/201002240128277728.jpg)
그림책을 읽어주는 동안 오로지 이모가 미리 잘라 둔 계란판을 만지작거리며 언제
만들기하냐고 성화였던 6살 시우랑 채원, 4살 지윤이...
9살 시원이랑 보미와 만약 누에를 키우게 된다면 어떤 점이 좋을 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도 연신 "이모~ 언제 만드냐고요~"
를 외치며 자기들한테도 빨리빨리 물어보랍니다...
어라~ 욘석들 봐라... 그림책 읽어주는 동안 연신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나 안따나 거실서 TV 보고 있는 어른들께 물어보느라 들락날락했으면서
뭐 들은게 있을까? 싶은게... 그래도 혹시나 싶어 얘들아 누에가 사는 집을 뭐라고
할까? 라고 물으니 "아 그건 고추잖아요 고추... 고치는 사투리고..." 해서 아주 기냥
시원이랑 보미하고 발라당 나뒹구르며 한바탕 웃음을 쏟아냈습니다...
워낙에 이모가 전라도 사투리를 써대니 6살 시우는 누에가 사는 집인 고치를
우리 이모가 또 사투리로 발음하는구나 싶어 고추라고 정정해주는 친절을 베푼거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http://blog.haeorum.com/file_server/blog/postimg/upload7/201002240128585755.jpg)
여하튼 우리 이쁜 조카들 덕분에 일요일 오전 한바탕 웃음으로 기분좋게 시작하고...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소식도 들려 행복했답니다...
또한 오매불망 목이 빠지게 기다렸던 계란판을 사이좋게 나눠가지고 물감이 다 굳어버린
탓에 아쉽게 색연필로 색칠을 하고 마침 막내 이모가 가져온 스티커로 장식을 하며 꾸민
오동통 누에 5마리...
각자 누에에 이름도 지어줬데 등돌아서면 치매수준인 건망증의 최고봉 뚱보이모가
그새 까먹어 살짝 미안해지기도합니다...
그림책을 읽으며 누에에 관해 참 많은 것을 알게 해주는 그림책...
마침 책놀이하는 아이들에게 가져가 읽어줬더니 넘 맘에 든다고 하며 엄마들이랑
연신 그림책 제목을 외우는데...
우리 아이들도 자라고 자라서 누에처럼 우리 사회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되면
참 좋겠단 생각을 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