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네 방향 Dear 그림책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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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네 방향

 

"엄마~ 엄마~ 이거 꼭 언제 일어났던 일 같지 않아?
이상하네... 꼭 언제 있었던 일 같은데... 신기하네~~~"


하며 간간히 딸아이가 말을 할 때마다 저도 예~전에 데쟈뷰현상을
느낀 적이 여러 번 있었기에

"오잉??? 너도 그래??? 엄마도 그런 적 예전에 있었는데...
엄마도 어렸을 적에 어떤 꿈을 꿨는데 그게 한참있다 진짜로
일어나서 깜짝 놀라기도 하고 살짝 무섭기도 했던 적이 있었어...
근데 이젠 나일 먹어그런가? 그런 꿈도 안꾸네..."

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요즘 부쩍부쩍 큰 것 같은 딸아이를 대할 때마다
새삼 시간의 흐름을 느끼며 아이가 먹은 나이만큼 나도 먹었는데...
아이는 젊어지고(?) 나는 늙어간다는 것이 참 서글프기도 합니다...
요론게 사람들이 말하는 인생이겠죠... ㅎㅎㅎ

 



 

* 책 제목 : 시간의 네 방향
* 글 :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 그림 :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 출판사 : 사계절


* 책 내용

초등학생들이 읽는 그림책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시간의 네 방향' 그림책은 솔직히 읽으면서 어른이 저도 참 어려웠고
진도가 안나가 애를 먹었습니다...^^;;;

예전에 이 작가님의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를 읽을 땐 그림을
보고도 금방 어떤 의미인 지 감을 잡을 수 있었고 술술 잘 읽히며...
읽고 난 후 이런저런 생각을 참 많이 하면서 어떤 대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참으로 많은 생각과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겠구나~ 했는데...

'시간의 네 방향'을 읽으면서는 어떤 뜻을 담았는 지는 알겠는데
한 장 한 장 넘기며 "무슨 이야기인 지 알뜻 말뜻... 아니 잘 모르겠어~
이 책 그림은 맘에 드는데 넘 어렵다..."
라고 말하는 딸아이에게 쉽게 설명해주지
못하는 엄마의 얕은 지식을
속으로 참 많이 탓했답니다...


유럽의 동쪽 어느 강가에 세워진 중세 도시 한 가운데 시계판 네 개가
동서남북으로 향하고 있는 시계탑이 서 있고 이 시계탑을 창문만 열면
바로 볼 수 있는 동서남북 방향의 네 집이 있습니다...

그 집에서 100년에 한 번 씩 같은 시각에 일어나는 일들이 어떤 관계가
있는 지를 말하려는 것 같은 그림책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문득 떠오른 생각은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 장소에서 있었던, 일어났던 일들은 그 일들로 인해
지금의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한다는 것과...
그 속에서 쓰였던 어떤 물건을 아직도 그 자리에서 세월은 흘렀지만
사용되고 있는 것들을 통해 어제가 없는 오늘과 미래는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전하려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문득 얼마 전 보았던 나비 효과와 평행 이론이란 영화가 떠올랐고...
퍼즐처럼 시간 속 일들을 짜맞추다 보면 서로 얽히지 않은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참으로 세상사가 오묘하다는 걸 느끼며...
초등학생이 읽는 그림책이지만 어른이 제가 읽어도 될 정도였다는
바꿔 말하면 은근 참으로 심오한 뜻을 담은 그림책이라 우리 딸아이가
어렵다고 말하는게 이해가 되었답니다...
(사실 저도 딸아이도 좀 둔해서 이해력이 딸려서 그럴 수도 있어요. ㅎㅎㅎ)


* 책 놀이


 
엄마도 두번 세번 읽으며 이해를 하고 이제 뭔가 좀 알겠다
싶었던 그림책...


딸아이 혼자 한 번 읽고 나오더니 좀 어렵다고 하길래
천천히 읽어주고
나름 엄마가 이해를 한 부분을 9살 아이가
알아 듣게(?) 설명을 해줬더니
우리 딸
"그러니까 이게 엄마가 말하는 철학이구나. 철학... 이 작가가
약간 철학적이라고 전에도 엄마가 그랬잖아. 그치~ 맞지~"
하대요... ㅎㅎㅎ

"빙고~~~~~~~~~~"
또 다시 그래서~~~ 뭐라고??? 하며 재차 궁금한 걸
물을까?
걱정을 했던 엄마는 딸아이가 시원스레(?) 내린 결론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답니다...
 
 

 
 
 
그리고 잠시 며칠 디카가 고장나서 수리를 맡기고 뭔가를 하면
꼭 인증샷(?)을
남겨야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편하게 놀면서
이 그림책을 어찌 풀어갈까?
생각을 하다가 우연찮게 딸아이
2학년 수업에 대한 주간계획표를 보고는 올커니~
바로 이거다!
라고 힌트를 얻었다죠...

 
바로 슬기로운 생활 수업시간에 자신의 어릴 적 모습과 그 때
사용했던 물건을
가져와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던 것...
 
시원이는 수업시간에 차츰차츰 자신이 커가며 씽씽카를 타는 모습에서
키가 커가는 걸 그려 가지고 오고 두번 째 시간엔 어릴 적 사진을
가지고 가서
아기 때 가지고 놀았던 엄마가 만들어 준
아주 작은 곰인형 이야기와
아기때부터 덮고 잤던 아주 작은 이불
이야기를 했고...

지금도 아침에 학교 올 때 아기때 부터 지금까지 가지고 노는
그 작은 곰을
자기가 아기때 부터 덮고 자던 이불 속에 재워놓고
왔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준비한 것이 바로 시원이의 커가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
시원이 생일때마다 매 개월 수별 시원이 모습으로 발을 만들어주기도 했고
책을 만들어주기도 했기에 아주 쉽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모습으로
'시간의 네 방향' 그림책 내용을 이해시켜주고 싶었습니다...
 
시원이는 이미 알겠다고 했지만...
읽으면서 점점 이 책이 맘에 든 엄마는 뭔가 시원이와 더불어 오랫만에
뭔가를 함게 하면서 항상 멀리서 관찰하며 사진을 찍던 것에서 벗어나
시원이의 시간 속에 함께 머물며 흔적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에... 솔직하게 엄마의 맘을 이야기했습니다...


"맨날 네가 뭘 할 때 살짝살짝 사진 찍었던 걸 멈추고

(디카가 고장나 수리 중이기에. ^^;)
시원이가 나중에 어떤 걸 보고 '아~ 이 때 이 걸 엄마랑 같이 했었지~'
하고 기억해주면 엄마가 넘나 행복할 거 같아서~
아우~ 야... 효도하는 셈치고 엄마랑 좀 놀아줘라~"
하면서 말이죠. ㅋㅋㅋ
 
그렇게 해서 시원이가 좋아하는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을 고르게 하고
그 사진들을 프린팅에서 몇 개월때 사진인 지...
그 때 무엇을 했는 지를 적어 봤는데 여기서 또 엄마의 간섭 기질이
살짝 발동~
자꾸 '인제' 라고 쓰는 시원이에게 인제는 강원도에 있는 지명이고
'이제는~' 이라고 써야 한다고 잔소릴 했다죠...^^;;;
 
하지만 덕분에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하는 시원이 모습도 발견하고
그래도 그 모습 속에 아직도 아기 때 얼굴이 남아있는 걸 발견하며
요즘 거의 반 백이 된 엄마의 머릿속이 서글프다고 푸념을 했더니
쪽집게를 가져와 흰머리 1개 뽑을 때 검은 머리 2~3개를 같이 뽑는
파워를 자랑해주는 우리 딸...
 
나중에 나중에 이렇게 함께 한 시간이 추억으로 남아 우리 시원이가
잔잔하게 웃을 수 있길 바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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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10-14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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