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나이에 레슨을 한다고 실력이 향상될까?
- 당연히 되겠지, 하지만...아주 쬐금일거야.
- 그렇군. 문제는 '기본'인거같아, 오나가나 늘 이 놈의 '기본'이 화두인데 우리 같은 아마추어의 문제점은 당연히 갖춰야 할 기본이 안 되어있단 말이지. 대체로 아마추어들은 빠르든 늦든 일단 성인이 되어서 시작하잖은가. 그러다보니 오래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기본을 다져야하는데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그게 안된다는 거지. 아마 이점은 음악이든 운동이든 마찬가질거야. 
- 내가 나가는 테니스클럽에 2개월째 레슨을 받는 양반이 있어요. 우리 또래 나이인데 구력이 꽤 되고, 주위에서 그만하면 잘 친다는 소리도 듣는 축이지. 그 나이치고는 파우어까지 좋은데 문제는 자신의 폼이 너무 안 좋다는게야. 그래서 늦은 나이에 레슨을 시작하긴 했는데 글쎄, 폼은 좀 나아진듯하지만 막상 시합할땐 똑같더라고.
- 나 역시 고민이 좀 있어요. 레슨 시작한지 5개월째 접어들거든. 처음 시작할땐 나아지는거 같더니 요즘은 어째 정체된 느낌이.... 몇 일 전 트럼펫앙상블에서 한 고교생 트럼펫터와 함께 연주할 기회가 있었지.
아마 학교에서 밴드부 활동을 하는 것 같은데, 레슨을 받는것도 같고.......전공생도 아닌데 이 친구가 힘도 안 들이고 잘 부는거야.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는게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니까. 나는 그렇게 힘을 빼려고해도 잘 안 되던데 이 친구는 그게 자연스럽게 되더라는거지. 누구든 열심히 하면 된다고는하는데 역시 나이라는 핸디캡은 어쩔 수 없나봐.
- 에이 이 사람아 너무 욕심내지 말라고. 거 젊은 사람들, 특히 전공자들 틈바구니에서 연주하는것만으로 만족해야지. 지난 여름 정기연주회때말야, 무대에서 당당히 연주하는 자네 모습 너무 멋지던걸? 글쎄 그 나이에 젊은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대단하냐 말이지. 그것으로 만족해야해요. 더 이상 욕심내면 과욕이라고....
- 한 1년 죽어라 연습하면 연주야 어떻게 하긴하겠는데 문제는 어떤 연주냐, 트럼펫 소리가 얼마나 좋으냐, 그래서 레슨을 시작한건대말야.
- 다시 말하지만 너무 많은거 바라지말게....흔히 열정이 뜨거운 사람들이 곧잘 망각하는 일인데, 아마추어라는 한계를 인정해야지 그걸 망각하면 안 된다구. 글쎄 그냥 적당한 선에서 즐기라니까.
- 즐겨라? 그냥 즐기는것도 나름 아닐까? 구체적으로 어떻게 즐기냐하는거지. 각자 생각하기에 따라 즐기는것도 천차만별일거야. 가령 반주기 틀어놓고 유행가 자락이나 불어대기로한다면 굳이 레슨 받을 필요까진 없겠지. 하지만 그런거로는 도무지 만족이 안돼서....
- 자넨 늘 그 욕심, 열정이 장점이자 문제야....거듭 강조하지만 아마추어의 특권은 즐김에 있지 않은가? 그러니 자신이 재밌어서 선택한 일이 스트레스로 작용하면 안 된다는거지.
- 스트레스도 때로 필요하긴해요. 그게 적당히 있어야 동기부여가 되거든. 건 그렇고, 언젠가 레슨샘이 그러시더라고. 프로 아마를 따로 구분할게 없다고. 프로 역시 몇 일만 불지 않으면 소리가 금방 표난다는게야. 그러니까 직업 연주자들도 죽어라 연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거지.
- 무엇보다 중요한건 쉬지않고 열심히 해야한다는 의미지싶은데, 거야 그렇겠지. 연습, 연습, ....죽어라 하긴하는데, 다시 처음애기로 돌아가서 기본이 안 되다보니 생각보다 실력이 쉽게 향상되지 않는건 분명해.
- 큰맘먹고 기왕 시작한 레슨, 서둘지 말고 느긋하게 해봐요. 뭐든 안 하는것보다 시도하는게 최선이고, 비록 조금씩이지만 반드시 향상되게 되어있으니까. 그냥 이대로 만족한다면 모를까, 자네 성미에 현상유지는 고려 대상이 아니잖은가?
- 옳은 말일세. 자네 말대로 서둘지 말고, 차근차근 하다보면 조금씩 나아지겠지? 더욱이 어떤 결과보다 과정, 뭔가를 위해 노력하고 땀을 쏟는 그런 과정, 노력 그 자체가 귀중하니까. 특히 점점 열정이 식어가는 우리 나이에 말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