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이 물러나든 내가 죽든 둘 중의 하나" 라고 이정현이, 그것도 성경책을 옆에 끼고, 말했다고 한다.

             비장한 것이 다 윤리적인 것도, 아름다운 것도 아니다.     - 황현산 트위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오늘은 양병집의 노래 <세상>을 소개하겠습니다. 나중에 김광석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로도 알려진 곡입니다만, 원래는 밥 딜런의 노래로 양병집이 번안해서 불렀죠.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노래인데 잠깐 가사를 살펴볼까요.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

물 속으로 나는 비행기 하늘로 뜨는 돛단배
복잡하고 아리숭한 세상 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있건만
포수에게 잡혀온 잉어만이 한숨을 내쉰다
시퍼렇게 멍이들은 태양 시뻘겋게 물이든 달빛
한겨울에 수영복 장수 한 여름에 털장갑 장수
복잡하고 아리숭한 세상 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있건만
태공에게 잡혀온 참새만이 눈물을 삼킨다
남자처럼 머리 깍은 여자 여자처럼 머리 긴 남자
백화점에서 쌀을 사는 사람 시장에서 구두 사는 사람
복잡하고 아리숭한 세상 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 있건만
땅꾼에게 잡혀온 독사만이 긴 혀를 내민다.

대조적인 가사 구성이 참 재밌습니다. 가령 "복잡하고 아리숭한 세상"이란 영락없이 요즘 우리사회를 콕 집어 말하는것 같은데, 보세요. 우병우, 홍만표, 진경준,김형준으로 이어지는 막장 검사들, 최순실 게이트로 연일 바람잘날 없는 우리네 사회를 표현한 가사 같지 않나요? 

 

특히 "포수에 잡혀온 잉어만이 한숨을 내쉬"고, "태공에게 잡혀온 참새만이 눈물을 삼킨다"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사실 잉어는 태공이 잡아야 하고, 참새는 포수가 잡아야 하는데도, 노래에서 태공과 포수는 전혀 엉뚱한 대상을 잡은 셈입니다. 더욱 기발한 건 "땅꾼에게 잡혀온 독사만이 긴 혀를 내민다"라고 했군요. 독사야 당연히 땅꾼에게 잡히기 마련인데, 왜 긴 혀를 내미는 걸까요? 알다시피 독사는 참새나 잉어와 달리 위험하고 징그러운 동물입니다.

 

참새라든가 잉어처럼 순진하지 않은 영악스럽고 음흉한 동물인 것이죠. 뭐 긴말할 것 없이 이 가사도 요즘 세태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자 볼까요. 구미에 맞지않는다고 찍혀 속절없이 옷을 벗은 이석수 감찰관, 최순실 딸네미 F학점 준죄로 지도교수 탈락한 함 교수, "아직도 있어요?" 한 마디에 강제퇴직 당한 문체부 노국장, 진 과장 등을 잉어나 참새에 빗댈 수 있다면, 권력에 기생해 아첨하고 아부한 댓가로 달콤한 열매를 따먹은 우병우, 최순실, 차은택, 이인성 교수 등은 독사에나 해당하겠네요. 아첨, 아부라는게 원래 간지럽게 혀를 낼름거리며 해야 하는데, 독사 역시 혀를 낼름~ 낼름거리잖습니까?

 

자, 이번엔 김현식의 노래입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겨울 바다>도 그렇습니다만, 호소력짙은 목소리는 대중들의 애환을 진솔하고 정감있게 표출합니다.그러니까  현실을 잊기 위한, 마약 대용품으로서의 노래거나 감상성을 특징으로 하는 흔해빠진 대중가요가 아닌 것이지요. <나의 하루는> 이라는 곡인데 노랫말은 이렇습니다.

아침이 새처럼 날아

열린가슴 추스리고 나서길 재촉하면
저녁은 저산 너머에 벌써 노을되어 오고
빨리 지난 하루의 뒷모습을 재촉하네
쉴새없이 지나가는 시간의 발걸음 속에서도
나는 또 나의 하루를 아쉬움 속에서 마감해
하루가 쉽사리 지나
나른한 내 두눈에 어둠을 던져주는데
내일은 또 아무것도 못하는 거나 아닐까?
세월의 뒤안길에 마주쳐질 슬픔이여!
쉴새없이 지나가는 시간의 발걸음 속에서도
나는 또 나의 하루를 아쉬움 속에서 마감해

어떠세요. 딱히 의미심장한 부분은 없지만 이 노래 역시 가사가 그럴듯 하지 않습니까?

 

아닌게 아니라 '시간의 발걸음'은 쉴새 없이 우리 곁을 지나갑니다. 와중에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하루하루인데요, "새처럼 나는 아침이 되면" 우린 어김없이 다시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래, 오늘은 비록 이랬지만 내일은 뭔가 다를거야, 아니 달라질거야.

 

그런데 말이죠. 양병집의 <세상>에서 보듯이 세상이라는게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밝은 세상이란 누가 선물로 주는게 아니라서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밝은 세상, 새처럼 나는 아침을 향해 조금씩, 조금씩이나마 변할 수 있다면 당장은 아니라도 언젠가 우리 후손들이 잘 사는 세상이 되지않겠어요? 그러니 오늘 하루 슬픔과 아쉬움 속에 마감할게 아니라 더욱 힘찬 하루를 설계하고, 생각하고....초가을, 한낮 햇볕은 제법 따사로운데 아침 저녁으로 꽤 스산하군요. 모쪼록 감기 조심하시고 오늘도 편안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코펜하겐필하모닉' 플래시몹 동영상입니다. 대도시 지하철 풍경인데요, 보다시피 단원들의 모습이 한껏 자연스럽고 군더더기 없습니다. 연주를 지켜보는 이들의 표정에 기쁨이 살짝 엿보이지요? 동영상을 보노라니 문득 마음 한켠에 밀려오는 아련한 슬픔이랄까, 사람들의 무표정한 일상이 함께 떠오릅니다.  

 

어떻습니까. 얼핏 풍경이 제멋대로 같은데, 2분여 비록 짤막하지만 영상을 지켜보는 우리에게 미소를 머금게하죠? 거리를 헤아리기 어려운 지구상 어느 한 곳에서 사람들의 마음에 행복한 감정을 담아낸듯한 바로 그런 풍경을 영상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달  덴마크 코펜하겐에서의 일입니다. 아시겠지만, 연주곡은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중 한 곡인 <솔베이지의 노래>를 편곡한 것이죠. 그리그는 입센의 희곡에 곡을 붙여 두 권짜리 조곡집을 만들었는데, <솔베이지의 노래>는 2권에 들어있습니다. 페르 귄트를 사랑한 솔베이지 이야기인데요, 직접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오우~ 감동! 확대화면이 훨 좋겠어요^^ 

 

- 파리 지하철을 타면 지하철 안이나 통로에서 연주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통로를 따라 길게 울리는 바이올린 소리를 뒤로 하고 걷다보면 슬며시 웃음이 번져오는 내 자신을 발견한답니다.  

 

- 긴 꼬리같이 이어지는 소리의 울림들이 떠오르는군요. 동영상 고맙습니다. 

 

- 선글라스가 멋지군요. 저라면 안 내릴 것 같은데요. 동영상 여러 사람과 공유해야겠습니다.

 

- 이 동영상 디자인에는 '선글라스'처럼 멋진 아이디어가 숨어 있답니다. 디테일의 힘 이라고 할까, 함 찾아보세요.

 

 - 오늘 아침 참 듣기 좋은 음악이네요. 지금까지 들어본 <솔베이지의 노래>중 가장 감동적인 연주입니다. 마악 터널을 빠져나갈무렵, 갑자기 탁 트인 세상이 펼쳐질 때 동시에 울려퍼지는 음악소리, 아~ 모두의 지친 마음들이 위로받을 것 같습니다. 뭐랄까, 사람들의 입가에 머금었던 잔잔한 미소, 오늘 하루 저도 머금을 수 있을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 안녕하세요. 서울 생활은 좌충우돌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터널을 지나 새하얀 눈 세계가 열리는 설국 풍경을 잠시 상기해봅니다. 아침, 눈을 뜨면 생활이 시작되는 사람들의 세계에 울려퍼지는 아름다운 소리였어요.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 아름답네요!

 

 - 반갑습니다. 처음 이 동영상을 본 직후 여러 감정이 일었는데, 제 몸의 반응은 경탄이었죠. 차암 아름답다~ 라고....공감합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서윤아 2016-10-20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

조율연 2016-10-20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이 참 아름답죠? ^^

매너나린 2016-10-21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하철안의 승객들이 너무나 부럽습니다^^
코끝이 시큰해지는 아름다운 선율에 감동이 밀려오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병실 다니며 환우분 쾌유 위해 기도중 "주님이 함께하셔서 이 고난을 계기로 액땜하게 해주실 것"이라는 말이 불현듯 튀어나왔습니다. 아, 이 사이비...   - 김용민 트위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