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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전쟁과 평화 1> 박형규 옮김/문학동네
오랫동안 기다리던 책의 출간 소식을 듣는 기쁨은 여간 큰게 아니다. 박형규 교수의 톨스토이 전집이 바로 이런 경우인데, <안나 카레니나>에 이어 대표작 <전쟁과 평화> 전4권 중 1권이 먼저 나왔다. 이 작품은 1805년부터 1820년까지 15년에 걸친 러시아 역사의 결정적 시기를 배경으로 나폴레옹 침공과 조국전쟁 등의 굵직한 사건과 유기적이고 총체적인 수많은 개별 인간의 이야기를 아우른 서사시적 소설이다. 근데 좀 의아한 것은 원래 돌스토이 전집은 푸슈킨하우스에서 추진되던 것인데, 막상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니 저간의 사정이 있는듯.
기마에 도시아키 등 엮음 <현대철학사전> 전 5권, 이신철 옮김/도서출판 b
철학에 등장하는 개념어들을 설명해논 '개념사전'이라는게 있다. 가령 이정우 선생의 <개념-뿌리들>(철학아카데미), 우리사상연구소에서 엮은 <우리말 철학사전> (지식산업사, 전 5권)등이 그것인데, 흔히 철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맨먼저 부딪치는 문제가 바로 낯선 개념어를 이해해야 하는 점이다. 그때마다 철학사전, 철학사, 개론서 등을 들춰봐야하는데, 여간 번거로운게 아니다. 물론 철학사전을 이용하면되지만, 방대한 양을 글자 순서대로 모아놓은 철학사전과 달리 개념사전은 주제별, 항목별로 서술되어 있어 이용하는데 편리하다.
최근 개념사전과 흡사한 일본 학자 기마에 도시아키가 엮은 <현대철학사전> 전 5권이 드문드문 연차적으로 출간되다가 드디어 완간되었다. 그런데 앞에서 언급한 개념사전과 달리 몇몇 철학자를 개별적으로 구분해서 집중 서술된 점이 다르다. 다음은 이 사전을 소개한 한겨레신문 기사이다.
"마지막 번역본 <니체사전>이 나오기까지 번역 시작부터 꼬박 11년, 첫권 출간부터는 7년이 걸린 대작이다. 제2권 <헤겔사전>(2009), 제1권 <칸트사전>(〃), 제3권 <맑스사전>(2011), 제5권 <현상학 사전>(〃), 제4권 <니체사전> 순으로 출간된 이 사전의 전체 분량은 3523쪽, 원고지로는 4만장이 넘는다.
제1권 ‘(칸트의) 가능성’부터 제5권 ‘후설의 현상학’까지 실린 항목이 4710개나 된다. 각 사전은 해당 철학자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본 개념, 그의 철학에 영향을 끼친 전사와 인물들을 상세히 해설했다. 또 각 철학자의 연보와 저작 목록, 참고문헌 목록, 한국어 문헌 목록, 사항·인명·저작명 색인을 곁들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번역 저본으로는 일본 고분도(弘文堂) 출판사가 1992~2000년에 걸쳐 낸 같은 이름의 사전들이 쓰였다. 각 사전 편찬에는 칸트 150여명, 헤겔 100여명, 마르크스 120여명, 니체 40여명, 현상학 130여 명 등 모두 540여명의 전문 학자들이 참여해 일본 철학계의 수준과 역량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 많은 항목의 집필자와 엮은이 중에 겹치는 사람이 없다니 놀랍다.
이 많은 분량을, 분야가 조금씩 다른데도, 무려 7년이나 걸려, 한 사람이 번역해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카이스트에서 교양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옮긴이 이신철(52·사진) 박사는 이 사전이 “독자들에게 철학의 미로를 헤쳐나가는 ‘아리아드네의 실’이길 바란다”고 썼다. 무턱대고 덤볐다간 지레 포기하거나 길을 잃고 헤매기 십상인 철학적 개념의 숲에서 이 사전이 지도와 지피에스(GPS)를 합쳐 놓은 것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다." - 한겨레신문, 강희철 기자. 2016. 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