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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번역 일리아스 / 오뒷세이아 세트 - 전2권 ㅣ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9년 1월
평점 :
강의에서인지 북리뷰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미국의 대학교 리드칼리지는 해마다 입학선물로 책 두 권을 선물한다. <일리아스 오뒷세이아 세트>다. 리드 칼리지(Reed College),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있는 사립 리버럴 아츠 칼리지다. 신입생들에게 인문학 수업은 선택 아니고 필수다. 신입생들은 서양고전학 입문인 인문학 수업을 들어야 한다. 의무다.
선물 구성, 알겠다. 학생들은 3학년 때 논문 자격시험에 붙고, 4학년 2학기 동안 교수들과 함께 연구한다. 학생들은 졸업논문을 완성한 다음, 논문 주제뿐만 아니라 이전에 들었던 수업 내용들까지 포함하는 구술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 학교의 학생 대 교수 비율은 9:1이고 토론식 수업을 강조한다.
애플 스티브 잡스는 이곳에 철학 전공으로 입학하지만 곧 중퇴한다. 학부생 1447명(2017년 기준)이고 교직원이 164명(교수, 2010년)이다. 소수정예 같은데, 비율 9:1은 환상이다. 학비 부담 때문에 중퇴하고 도강하였던 스티브 잡스를 이해할 수 있다. 입학선물부터 커리큘럼까지, 인문학을 제대로 공부해야 졸업할 수 있다. 하나에서 열을 읽는다.
입학 선물과 스티브 잡스(전기물) 덕분에 이 학교에 관심을 가졌다. 한동안 내게 이 학교 이름은 리드(READ) 혹은 리드(LEAD)였다. 최근에야 잘못 알고 있음을 알았다. 1908년에 세워진 이 학교 이름은 컬럼비아강의 무역업자였던 시메온 가넷 리드로부터 따왔다. 내 유산을 포틀랜드 시민들의 교육과 문화발전, 시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써주세요. 아내 아만다 리드가 남편의 유언을 실행했다. 리드(LEED) 부부가 남긴 그들의 유산이 부럽다.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 어느 것부터 읽어야 하냐, 행복한 고민이다. 하나는 하드하고 하나는 소프트하다 등 의견은 분분하다. 순서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서양 고전 읽기 0순위가 두 고전이라는 점은 동서양이 거의 일치한다. 동양고전학 입문인 인문학 수업이 필수인 그런 대학이 우리에게 있다면, 입학선물로 제공할 책 두 권이 무엇일까?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라는 거대한 봉우리 사이 가슴골처럼 깊은 길, 서양 고전을 만나러 가는 항해는 역풍과 함께 시작된다. 남쪽 인민들은 (중국이 아닌) 북한 땅을 거쳐 가는 백두산 트래킹을 선망한다. 북한 국민들은 한라산에 로망이 있다. 한반도 최북단 백두산, 최남단 한라산처럼 언젠가는 한두 차례, 몇 번이고 오르고 싶은 산들, 서양인들에게는 자부심 자체이고 우리에게도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는 대체로 그렇게 다가온다. 한두 차례는 제대로 읽어야 한다, 생각하는 그런 책이다.
(닮은 듯 아니 닮은 듯 언젠가 진안 마이산 지나며 떠올린, 사진_진안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