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후보 문재인의 닉네임은 ‘고구마’였고, 이재명은 ‘사이다’였다. 그러나 한때가 아닐 수 있다. 그것은 그 인간이 가진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48.8%다. 퇴임을 한 달 가까이 앞둔 문통의 국정수행지지도 ‘긍정 평가’가 48.8%, ‘부정 평가’가 49.1%. 올해 긍·부정 격차 중 가장 차이가 적었다고 한다(4월 4일,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2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이후 유사한 조사가 이어지지만 40% 중반쯤은 유지한다. 이런 예는 없었다, 버라이어티한 근현대사를 가진 우리 나라라지만, 전직 대통령이 그때는 그랬어요, 라는 과정이 담긴 그런 강연 듣고 싶다.
066. 개구리들이 왕을 요구하다
개구리들이 자신들의 무정부상태가 싫어지자 제우스에게 사절단을 보내 왕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제우스는 개구리들이 순박하다는 것을 알고 그들이 사는 연못에 통나무 하나를 던져주었다. 개구리들은 처음에는 요란한 소리에 깜짝 놀라 연못의 바닥으로 내려갔지만 나중에는 통나무가 움직이지 않자 도로 올라왔다. 그리고 개구리들은 통나무를 얕잡아보고는 그 위에 올라가 앉기도 했다. 개구리들은 그러한 왕을 갖고 있는 것에 모욕감을 느끼고 다시 제우스에게 가서 통치자를 바꿔달라고 했다. 첫 번째 통치자는 너무 무기력하다는 것이었다. 제우스가 역정을 내며 개구리들에게 물뱀을 보내자 물뱀이 개구리들을 잡아먹었다.
257. 나그네들과 플라타너스
여름철 한낮 더위에 지친 나그네들이 플라타너스를 보고는 그 아래로 들어가 그늘에 누워 쉬었다. 나그네들은 플라타너스를 올려다보며 열매를 맺지 못하니 플라타너스는 사람에게 쓸모없는 나무라고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플라타너스가 말했다. “배은망덕한 자들 같으니라고! 너희는 내 덕을 보고 있는 바로 그 순간에 나를 열매도 맺지 못하는 쓸모없는 나무라고 하는구나."
066의 공식 교훈은 '활동적인 악랄한 통치자보다는 무기력하지만 악의 없는 통치자가 더 낫다' 257 우화는 '사람도 불운한 자는 이웃에게 선행을 베풀면서도 자기가 쓸모 있는 존재라는 믿음을 주지 못한다,'이다. 우리에게도 그런 존재로 '있는' 전임 대통령 한 명쯤 보유하고 싶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정확히 <비교열전>에도 플라타너스가 나온다. <테미스토클레스 전> 일부다.
"아테나이인들이 진심으로 자신을 존경하고 감탄하는 것이 아니라 플라타너스 취급을 한다며, 날씨가 궂으면 가지 밑으로 피신을 하지만 날씨가 좋아지기만 하면 가지를 쳐 자라지 못하게 한다고 말하곤 했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58쪽, 천병희 옮김, 숲 펴냄,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