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유산 - 우리 시대 명사 25인에게 듣는 남다른 자녀교육법과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중앙일보 강남통신 팀 지음 / 토트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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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상에는 정답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정작 그 상황에 대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맞다고 할지라도 나와 우리집 상황에 비춰 정답이 아닐수도 있음을 우리는 안다. 그중 아이를 키우고 아이가 제대로 성장하게끔 가이드 역할을 해야 하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수많은 설에 시달려야 하고, 또 시행착오를 거쳐가면서라도 뭔가 혁신적인 변화를 꿈꾸고 싶기도 하다.

나역시도 그렇다. 아이를 키우면서 행여 정보력이 부족하고 행동력에서 있어 진취적이지 못한 엄마때문에 뒤처지면 어떡하나 하는 조바심을 갖게 된다. 그렇기에 될수 있음 많은 이야기를 접해보려 하지만 쉽지 않다.


이 책에서 난 또 한번 느꼈다. 물론 책을 읽고 내가 깨달았다고 하여 그부분을 100% 실생활에 적용시키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조금씩 조금씩 개선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아이를 낳는다고 하여 자동적으로 부모라는 명함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순전히 어른들의 입맛과 어른들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아이로 키우기보다는 내아이가 행복하게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차근차근 시간을 성숙시켜갈수 있도록 제대로 된 한사람의 완성체가 되게끔 노력해야 하는 것이 부모의 몫이다.

우리네 아이들에게 캥커루족이라고 하는 말이 있다. 어느정도 나이가 들고 제앞가림을 할때 즈음이 되면 홀로서기에 돌입해야 하는데, 워낙에 보호막속에 지내다 보니, 밖으로 나가기 주저하고 겁을 많이 내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공감했던 내용은 수필가 피천득님의 차남이 남긴 글이었다. 적당히 가난하고 적당히 부자여야  마음이 편하다라는 말. 뭔가 부조화스럽다 싶으면서도 읽으면 읽을수록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평균이하라는 통계가 있었다. 앞서려고만 했고, 남을 한명이라도 제껴야 한다라는 경쟁의식속에 살다보니 소소한 행복이라는 개념을 잊고 살게 된다는 것. 거창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빛이 날수 있고, 소박하고 부족한 삶속에서도 얼마든지 내 행복을 찾을수 있고, 나에게 찾아든 아주 작은 일에도 항상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감사할줄 안다면 그자체로 그 행복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마음을 갖고 세상을 살아갈수 있게끔 독려하고, 또 모든 부분에 있어서 더 많이 쟁취하고 앞서는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본인 스스로 깨닫게 교육시키고 지켜봐주는 것이 우리 부모가 자식들에게 줄 최고의 유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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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방
박완서 지음, 이철원 그림 / 열림원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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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작가님의 글이라 무조건적으로 음미하며 읽게 된다. 이분이 이세상을 떠났을때 내 가슴도 뻥 뚫렸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책장에 꽂혀져 있던 이분의 책들을 앞줄로 빼놓으면서 재탕을 해야겠다 생각을 했었는데, 참 그게 쉽지 않았다. 그러던 찰나에 새롭게 만난 이 책 <빈방>

요즘 사무실 일이 너무 많아 헉헉거리며 정말 내가 뭣하러 이 힘든 생활을 하는 것이지? 진짜로 이 길이 내길인가 하는 의문을 던져보곤 했던 시점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괜시리 경건해졌다.

아마도 이 책에 담긴 글들이 일상적인 이야기의 성격이 아니라  천주교 <서울주보>에 그 주일의 복음을 묵상하고 쓴 글들을 엮어낸 산문집이라 허투루 읽어나갈수 없었다. 왠지 행간의 의미도 찾아봐야 하고, 한글자한글자 꼼꼼하게 챙겨야만 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박완서님은 참 솔직하셨던 것 같다. 예수를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고 그의 말씀을 신뢰한 상태에서 출발한것이 아니었다. 예수의 틀린점, 위선(?)을 찾아보려 성서를 통독했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나는 종교가 없다. 그럼에도 집에 성경책이 있다. 완독은 아직 못했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완독해야지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읽어나가면서 성경에 담긴 이야기들을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풀어놓은 이야기들을 볼때마다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빈방은 많지만 그누구에게도 그 공간을 허용치 않아 허전하고 허망하다면... 아무것도 받아들일수 없는 빈방이라면 잠긴방이고, 그냥 죽어있는 공간일수 밖에 없음을 깨닫게 한다. 그리고 언제어느때든 들러 쉬어갈수 있는 빈방이 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구나 싶었다.


난 <주님, 정말 이러시깁니까>에 담긴 내용을 보면서 나도 이런 생각을 해본적이 있었기에 그냥 풋 하고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참 맛깔스럽게 글을 쓰신 것을 보고 역시 싶었다.

빡빡한 전철을 타고 가면서, 자리한개를 원했는데, 내릴때까지 자리가 주어지지 않아 왜 저에게 이러세요? 하고 물었더니 주님이 웃으시며 꿀밤을 한대 먹이는 것 같았다라고 한 문구 앞에서 익살스런 면을 볼수 있어 흐뭇했고, 또 악마의 모습을 궁금해하지 않는다고, 주님을 떠보고 떼쟁이처럼 행동하는 바로 나의 모습일거라 한 문구앞에서는 괜시리 경건해졌다고나 할까.


아무튼 두고두고 읽어볼것 같고, 나도 누군가에게 또 나자신에게 언제든 스며들듯 들어와 쉬어갈수 있는 빈방같은 존재가 되어야지 하는 소망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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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레시피
테레사 드리스콜 지음, 공경희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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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영원한 이별을 한다는 것은 솔직히 그 사람과의 관계가 어떻든간 남은자에게 고통을 안겨준다. 그런데 그 대상이 부모자식이라고 하면 엄청난 고통일것이다.

세상에 오는 순서는 있지만, 떠나는 순서는 정해져있지 않다라는 말이 있지만 그럼에도 우린 어느정도 이만큼은 내 가족과 함께 할수 있다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그 암묵적인 시간을 깨부수는  사건이 일어나게 되면 엄청난 충격이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던 여자가 어느날 갑자기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존재하는 암의 종류는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조기발견후 치료와 수술을 했을 경우 생존확률이 높아지는 암이 있다. 어찌보면 유방암도 그렇지 않을까? 그렇지만 너무나도 늦게 발견했기에 엘레노어는 완치를 기대하기 힘들다.

8살 딸 멜리사에게 자신의 죽음을 알릴수 없는 엘레노어. 그녀의 고통은 어땠을까? 엘레노어는 평범한 일상을 유지한채, 멜리사에게 엄마와 헤어질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을 주지 못했다.

남겨진 멜리사에게 찾아든 엄마의 죽음은 상상할수 없을 정도였을 것이다.


그랬던 그녀가 25살이 되었을때 엄마가 쓴 한권의 책이 도착했다. 엄마의 자필을 보는 것도 놀라웠겠지만 시간이 흐른후 엄마가 자신을 생각하며 써내려간 글들에 담긴 사랑과 정성때문에 벅찬 감정을 가졌을것이다.

아빠와 아들은 목욕탕에 가서 서로의 등을 밀어주며 돈독한 정을 나눈다고 하면, 아마 엄마와 딸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차 한잔을 기울이며 서로에 대한 맘을 키워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엘레노어가 딸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내용들. 멜리사가 어렸을때 어떠했는지에 대한 엄마의 기억을 털어놓는 것, 또 딸에게 여자대 여자로 들려주고 싶었던 내용들을 들려주는 것들이 앞으로 멜리사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것인지는 미뤄 짐작이 가능했다.

나도 내 아이에게 이런 정성어린 나만의 인생레시피를 한장한장씩 써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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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눈꽃
북벅스 지음 / 로망띠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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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이 책은 로설이다. 그런데도 읽는 내내 마음 한켠이 안타까웠다. 여주인 여름의 인생이 너무나도 짠했고, 만약 강훈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의 인생은 또 어떻게 변했을지 아찔할 정도였다.


부부금슬이 제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어떻게 자신의 자식에게 그렇게 몰인정할수 있을지. 난 여름의 아빠도 이해불가였지만 착한엄마 흉내를 어설프게 내는 엄마도 이해불가였다. 자신의 남편이 딸을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왜 한번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인지. 부인이 죽을뻔한 위기를 넘기며 아이를 낳았고, 육아때문에 자살을 시도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피붙이인 여름을 지나가는 개만큼도 취급하지 않는 그 아버지라는 인간은 어떻게 되어먹은것일까?

로설의 내용보다도 난 이 부부의 안하무인격이고, 이중적이고, 몰지각한 행동때문에 아직까지도 화가 끓어오른다.


무조건 집에서 내보내야겠다는 생각과 자신의 사업에 도움이 되는 사람을 찾다 강훈을 택하게 된 여름아버지. 딸아이가 시집가는 집안이 개망나니꼴이라 하더라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 태도.

난 그런 집안환경속에서도 올곧게 성장한 강훈 남매의 모습이 참 멋졌다.


뭘 먹어야 할지, 또 뭘 해야 할지에 대해 자신에게 한번 물어보지 않았기에 강훈이 선택권을 줬을때 아무것도 고르지 못했던 여름.

난 그녀가 너무 불쌍했다.

그렇지만 강훈과 만나면서, 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워가면서 차츰 사람과 부대끼며 사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또 뭔가를 선택한다는 것이 얼마나 괜찮은 것인지를 느끼게 되는 여름을 보면서 난 다행이다 싶었다.


강훈이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결혼까지 하라고 허락해놓았던 여름의 아버지는 또다른 선자리를 내놓는다. 그 자리에 나가서 이미 자신은 약혼을 한 상태이고, 얼굴을 마주본 상태에서 정중하게 사과를 해야 할 것 같아 나왔다고 용감하게 말하는 여름의 모습을 보면서 은근 통쾌했다.

그리고 그떄부터 여름과 강훈은 미련없이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 게획을 세우게 되고, 여름의 아버지 뒷통수를 가격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세월이 흘러서도 여전히 여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여름의 부모를 보면서, 부모자식간에도 이런 모습이 존재할수 있구나 싶었다.

이제껏 죽어지내고, 묻혀지냈던 여름이 나중에는 자신의 모습으로 오롯이 떳떳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줘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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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이 온다
이정하 지음 / 문이당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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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책들은 나에게 기쁨과 평온함을 선사하는 것 같다. 그리고 또 좋아하는 작가님의 글이라고 하면 무조건 달려들게 되는데, 너무나도 오랜만에 만나게 되는 이정하시인의 글이라 한땀한땀 꿰는 것 처럼 조심스레 음미하며 읽었다.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를 몇번 반복했나 모르겠다. 무한리플레이를 했던 기억이 났다.

책을 처음 받아들었을때, 너무 얇다라는 생각과 함께, 한장한장 넘길때마다 왜 그리도 아쉽던지.

역시나 사랑에 관한 시를 씀에 있어 이정하님처럼 담백함속에 절절함을 배게끔 하는 작가가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도 해 봤다.

우리는 더불어 사는 사회속에서 옆사람과 나누는 온기로, 사랑으로 힘든 시간들을 버티고 이겨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책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 음악까지도 기본은 사랑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난 이번에 이정하님이 보여주는 사랑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제껏은 사랑을 한다면 서로의 다른 색깔들이 한데 어울려 중화되어 새로운 색깔로 탄생한다라는 느낌을 가졌다면 각자의 색감으로 더 찬란하게 빛나게 할수 있는 것이 또 사랑이구나를 느꼈다고나 할까?

캘리그라피가 담겨 있는 책이라 눈도 즐겁고, 마음도 즐겁고, 두루두루 재미나게 또 따뜻하게, 또 절절한 느낌으로 읽어낼수 있는 책이었다.

이분의 글이 좋은 이유는 억지로 그 글을 이해하고 흡수하라 강요하지 않는다는점이다. 그냥 물흘러가듯 이렇게 느끼고 행하는 사랑도 있구나 싶고, 또 개개인의 사랑은 다를수밖에 없음을 인지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사랑에는 형태도 여러가지지만, 크기에 있어서도 절대 표준치라는 것이 없음을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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