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눈꽃
북벅스 지음 / 로망띠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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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이 책은 로설이다. 그런데도 읽는 내내 마음 한켠이 안타까웠다. 여주인 여름의 인생이 너무나도 짠했고, 만약 강훈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의 인생은 또 어떻게 변했을지 아찔할 정도였다.


부부금슬이 제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어떻게 자신의 자식에게 그렇게 몰인정할수 있을지. 난 여름의 아빠도 이해불가였지만 착한엄마 흉내를 어설프게 내는 엄마도 이해불가였다. 자신의 남편이 딸을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왜 한번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인지. 부인이 죽을뻔한 위기를 넘기며 아이를 낳았고, 육아때문에 자살을 시도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피붙이인 여름을 지나가는 개만큼도 취급하지 않는 그 아버지라는 인간은 어떻게 되어먹은것일까?

로설의 내용보다도 난 이 부부의 안하무인격이고, 이중적이고, 몰지각한 행동때문에 아직까지도 화가 끓어오른다.


무조건 집에서 내보내야겠다는 생각과 자신의 사업에 도움이 되는 사람을 찾다 강훈을 택하게 된 여름아버지. 딸아이가 시집가는 집안이 개망나니꼴이라 하더라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 태도.

난 그런 집안환경속에서도 올곧게 성장한 강훈 남매의 모습이 참 멋졌다.


뭘 먹어야 할지, 또 뭘 해야 할지에 대해 자신에게 한번 물어보지 않았기에 강훈이 선택권을 줬을때 아무것도 고르지 못했던 여름.

난 그녀가 너무 불쌍했다.

그렇지만 강훈과 만나면서, 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워가면서 차츰 사람과 부대끼며 사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또 뭔가를 선택한다는 것이 얼마나 괜찮은 것인지를 느끼게 되는 여름을 보면서 난 다행이다 싶었다.


강훈이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결혼까지 하라고 허락해놓았던 여름의 아버지는 또다른 선자리를 내놓는다. 그 자리에 나가서 이미 자신은 약혼을 한 상태이고, 얼굴을 마주본 상태에서 정중하게 사과를 해야 할 것 같아 나왔다고 용감하게 말하는 여름의 모습을 보면서 은근 통쾌했다.

그리고 그떄부터 여름과 강훈은 미련없이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 게획을 세우게 되고, 여름의 아버지 뒷통수를 가격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세월이 흘러서도 여전히 여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여름의 부모를 보면서, 부모자식간에도 이런 모습이 존재할수 있구나 싶었다.

이제껏 죽어지내고, 묻혀지냈던 여름이 나중에는 자신의 모습으로 오롯이 떳떳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줘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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