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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과학자의 영어 노트 - 청소년을 위한 과학 북카페
김형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1월
평점 :
이렇게나 집중해서 읽었던 책이 있었나 싶다. 물론 다른 책들도 집중해서 읽기는 하지만, 이책은 노트를 옆에 놓고, 한번씩 끄적이게 만들었다.
과학자하면 똑똑하고, 안경을 착용한채 실험실안에서 시험관을 이리저리 기울이며 현미경으로 뭔가를 살펴보는 듯한 결코 범상치 않은 모습이 제일 먼저 연상된다. 그리고 그들의 머릿속에는 항상 복잡한 공식들이 하나 가득 있을거라는 막연한 생각도 들고.
그렇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고, 또 어떤 공식을 밝히는데 있어 원동력이 되는 공간이 무조건적으로 실험실이나 연구실이 아니라, 숨쉬고 살아가는 우리네 삶의 공간에서 그리고 부대끼는 인간들과 얽히고 설켜 있는 이야기속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집필한 저자도 놀랍지만, 이 안에 들어있는 시대를 풍미한 칼 세이건, 스티븐 호킹, 리처드 도킨스 이 3인의 과학자들의 철학이 담겨 있는 명언들도 대단하다.
과학자들이 남긴 명언으로 과학의 원리와 영어공부를 동시에 한다는 것은 참으로 멋졌지만, 그래도 한가지에만 집중할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과학이라는 학문이 어떤 것과 병행해서 읽어내리기에는 그닥 쉬운 분야가 아니기에.
난 무엇보다도 스티븐 호킹이 한 말이 가장 공감이 가면서도, 한순간 뇌리를 스치는 섬뜩함도 맛봤다. 원한다면 낙오자는 생을 끊을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을 할 용기가 어디 있었을까? 물론 바로 뒤에 그 선택이 아주 잘못된 실수라고 덧붙이기는 했지만.
삶이 아무리 고난의 연속이고 힘들다 할지라도 언제나 무엇인가 할일이 존재하며, 성공할수 있으며, 삶이 진행되는 동안 희망은 언제어디서든 만날수 있다고 말한 그 내용을 읽고 또 읽게 되었다.
희망이라는 것~ 분명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먼저 살다간 현자들이 항상 남겨준 좋은 글들에도 그러한 사실을 매순간 느낄수 있는데도, 삶이 팍팍하다고 버거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기에 그가 전해주는 희망 메시지가 더 깊게 울려오는지도 모르겠다.
또핳스티븐 호킹은 자신처럼 우주론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Where did we come from?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와 같은 커다란 질문에 매달리며 항상 연구하는 학자가 되라고 조언해주고 있다. 너무 멋진 과학자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거대한 우주속에서 과연 내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어디쯤인지,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아주 근본적인 질문을 매순간 던지고 있다. 물론 딱히 알아낸 정답은 없지만. 그래도 앞으로도 쭈욱 우리는 그러한 명제를 풀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기에, 그의 조언이 멋져보였다.
이 책은 세명의 위대한 과학자들의 저서와 글에서 인용한 명언들을 영어원문으로 만나게끔 도와주는 책이다. 그 세명은 모두 단순히 새로운 진리를 알아내기 위해, 대단한 공식을 발견하기 위해 자신들의 삶과 시간을 투자한 이기적인 과학자가 아니었다.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이 진정으로 알고자 하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며, 그분야를 개척하고 개선하며 또 진리를 알아내려 노력했으며, 거기에서 나온 결과물들이 우리네 삶속에 좀더 풍요롭게 작용되기를 희망했던 과학자의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영문 자체에 번역도 있었고, 해설도 있었기에 읽는데 별달리 불편한 점은 없었지만, 그래도 다른 책들처럼 진도가 휙휙 나가지 않는다는 점은 알아둬야 할 것 같다. 청소년을 위한 과학 북카페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과연 여기서 말하는 청소년이라 함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것인지 잠깐 망설여봤다. 과학에 관심이 있고 영어에 자신이 있다면 연령과 무관하게 덤벼들어도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시간적으로 좀더 여유로울때 읽었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