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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히스토리아 1 - 불멸의 소년과 떠나는 역사 시간여행 ㅣ 피터 히스토리아
교육공동체 나다 지음, 송동근 그림 / 북인더갭 / 2011년 8월
평점 :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살펴볼수 있는 책이었다.
한가지 아쉬운점이 있었다면, 물론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그림이 너무 어둡다는 것이다.
아무리 주인공 피터가 세계사를 탐험하는 과정에서 격동의 세월을 보냈다 하더라도 좀더 밝은 톤으로 그려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주인공 피터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름도 참 다양하게 변천한다. 큰틀을 벗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역사의 중심이었던 나라에서 제각각의 이름으로 불렸을 생각을 하니, 피터도 참 적응하기 힘들었겠다 싶었다.
아주 작고 평화로운 마을에서 무한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결하고파 하던 주인공 피터. 그의 마을이 한순간 길가메시의 침략으로 황폐화되고, 급기야 부모도 잃은 고아 신세가 된것도 모자라 노예로까지 전락하게 된다. 절친 엔키두와 자유를 빼앗긴채 핍박속에서 살아가던 피터는 마침내 탈출을 하게 되고, 추격을 받다가 죽음의 문턱까지 갔지만 노인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때부터 시공간이 바뀐다. 항상 저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하던 피터는 대장정의 길에 나서게 되고.
그 길에서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풍자의 미학을 보여줬던 이솝을 만나기도 하고, 예수의 죽음을 직접 목격하기도 하고, 또 갈릴레이의 책을 읽으며 과학에 심취하다 위기를 맞이하기도 하고, 신대륙의 원주민 소녀와 약간 로맨스 분위기가 흐르다가 결국은 원주민 소년소녀를 피신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고, 프랑스혁명시대에 시민과 함께 거리에 나서기도 하고, 게릴라활동도 하는등, 정말 한사람의 인생이라고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간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이솝이었다. 난 이제껏 이솝이 사회를 풍자하는 멘트를 많이 남기고, 또 그러한 생각들을 글속에 많이 담아낸 사람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소개되는 이솝은 못생기고, 몸도 불편한 정말 결코 평범치 않은 인간이었다. 노예생활을 하면서도 위트 넘치는 말들을 많이 했고, 또 악랄한 주인이지만 그를 위기에서 구해내기도 했다. 결국은 자유를 얻어냈으나, 세상을 꼬집는 그의 풍자적인 말때문에 죽음에 직면하게 된다. 이솝의 재능을 높이 산 한 관료가 그를 살리기 위해 그가 노예의 신분이므로 주인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변명까지 해 주나, 이솝은 자유인으로 죽고 싶다면서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은 참 짜릿한 감동을 안겨줬다.
역사적으로 유명했던 사건들을 좀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생각할수 있는 아주 귀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