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 연애
유아나 지음 / 로코코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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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웃음을 선사했다. 사내연애라는 말은 들어봤으나, 사외연애라는 말은 첨이지 싶었다.

누가 책 제목을 정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한번 들었다.

앞부분만 읽을때 잠깐 오승원이 남주인가 했는데, 남주는 떡하니 따로 존재했다.

한명도 아닌 두명에게 대시를 받는것도 어찌보면 부러울 만한 일인데, 그 둘이 모두 뭣하나 빠지지 않는 퍼펙트남이라는 사실.

어떤이는 한명을 못찾아 헤매고 다니는 판국인데, 어떤 이는 이런 복터진 경우가 있다니.


사내에서 모든 여직원들이 선망하고 좋아하는 오승원대리는 사소한 일인데도 하루의 도움을 청하고, 또 그런 만남의 횟수를 늘려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을 표하려고 했으나 하루를 꽤 오랜시간 지켜보는 키다리아저씨가 존재했으니.

만약 하루에게 서정우라는 키다리아저씨가 없었다면 그녀의  삶은 얼마나 피폐했을까?

또 정우의 예전 이름이 하루가 아니었다면 과연 정우의 머릿속에 하루가 남아있을수 있었을까 싶다.

부모를 여의고 언니랑 단둘이 의지하며 단촐하지만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던 하루에게 언니의 사고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고통이고 충격이었다.


사고를 당한 하루를 구해주고, 그때부터 하루의 모든 일상사를 꿰고 있는듯한 정우. 그의 행동반경안에는 항상 하루가 포함되어 있다.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정우가 어떤 심정으로 하루에게 다가서는지 알수 있으나, 하루는 시간이 좀 흐른뒤에야 눈치채는 격이다.

세사람의 얽힌듯, 안얽힌듯 이어지는 일상사가 재미나기도 했고.

하루를 대하는 승원에게 질투심을 느끼는 정우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지는 무슨 이유일까?

또 얼마나 돈이 많음 하루때문에(?) 회사를 살 생각을 할수 있는 것인지. 그런 사랑을 받는 여자는 전생에 어떤 사람이었을까도 생각하게 한다.


하루가 학창시절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키다리아저씨격인 후원자에게 보내는 멜과 그 멜에 대한 답멜도 참 재미났다.

하루가 제아무리 떠들어도 단답형의 답신을 보내는 키다리아저씨의 심정은 뭐지? 싶었는데, 나중에 그 이유를 알게 되니 더 재미났다. 그랬구나 하는 고개끄덕임도 하게 되고.

표지도 깔끔하고, 또 제목도 산뜻해서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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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뜨겁게 만드는 방법
이아현 지음 / 로코코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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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상하게 이 지극히 평범한 일상속에서 이뤄지는 우연처럼 풋풋한 사랑이야기가 좋다. 어떤이는 너무 스펙타클한 면이 없어 밋밋하다 할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난 이 책의 여주 해가을이 참 예뻤다. 그리고 그녀의 가정분위기가 그냥 활자로만 만났는데도 따뜻해서 좋았다. 그런 따뜻한 심성을 가진 부모밑에서 자란 가을이니 마음이 얼마나 따뜻할지 능히 그려졌다고나 할까?

남주 김현수와 그녀의 만남은 참 우연이었다. 계획적이지 않았지만 마치 그 둘을 만나게끔 조카가 움직여준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두사람은 마주치게 된다.

 

퇴근하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길고양이를 그냥 내버려두고 갈수 없었던 가을. 끝끝내 끌어안고 집에 들어오는 순간 가을의 엄마의 눈꼬리가 심상치 않았다. 그렇지만 결코 고양이를 미워해서 그런것이 아니었으니까. 심지어 아픈것을 치료해서 건강해지면 내보겠다고 한 가을에게 이제 시간이 되지 않았냐고 내보내라고 하니 가을은 방법을 모색하다 엄마가 내민 선자리에 나가겠다고 한다. 그런데 세상에 자신이 없는 사이 이미 가을의 엄마와 길고양이는 친분관계를 두텁게 쌓아놓은 상태였음을 알게되고. 정말 별것 없는 상황묘사였는데, 난 그 대목이 너무 웃기고 훈훈했다.

 

남자형제만 셋인 현수네. 난 처음 현수에게는 어떤 고통도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중반쯤 넘어가니 뭔가 분위기가 이상했다. 형과 남동생은 어디를 간다는데, 현수는 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그즈음에 호되게 앓는 현수.

사랑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받는 것도 중요하고, 또 그만큼 자신들의 사랑을 지키고 키워가는 것도 중요함을 가르쳐준다. 현수 엄마가 왜 그렇게 모진 방법으로 자신의 사랑을 내보이려 했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 아픔속에 파묻혀 아프면서도 절대 아프다 내색하지 않던 현수가 따뜻한 가을을 만나 앞으로는 그 고통의 늪속에서 빠져나올거라 생각하니 못내 안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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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습관 정리법 - 좋은 습관을 들이려 애쓰지 말고 나쁜 습관을 버려라!
고도 도키오 지음, 이용택 옮김 / 지식너머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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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내가 이 책을 읽으려고 맘 먹었을때는 뭔가 내 정신과 생활패턴에 큰 획을 그을만한 변화를 가져와야지 하는 욕심을 가졌었다. 그렇지만 그런 생각을 한 것 부터가 어찌보면 내 습관 정리법에 해당되지 않을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 책의 저자는 그랬다. 좋은 습관을 가지려고 애쓰지 말라고. 내가 가지고 있는 습관중 고쳐야 하고, 버려야 하는 나쁜 습관들을 하나둘씩 나에게서 떠나보내는 것 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맞는 말 같다. 어찌보면 우리네 인생사에서 버리고 비워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인생에 있어 우리의 삶을 저하시키고 비능률적으로 만드는 요인이자, 나쁜습관이 될수 있는 요소들을 40가지로 정리해놓았다. 어느것하나 귀중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난 이 책의 앞부분에서 이게 뭐야? 하고 눈꼬리를 올리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공감할수 없었기에 그 페이지에 멈춰 있었다. 그리고 계속 읽고 또 읽으면서 분개했다.

사무실내에서 받고 있는 스트레스 요인중 하나가 실적이다. 뭐든 실적위주로 평가하려 하고, 실적이 좋지 않은 사람은 항상 움츠러들수밖에 없는 여건을 만드는 사무실내 풍토때문에 여간 신경이 날카로운것이 아니다.

서로들 아닌척,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지 않냐, 안나오는 것을 갖고 담당자에게 뭐라 하면 안된다고 입바른 소리들을 하지만 결국에는 실적으로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 그런 내용을 써놨다. 진심으로 인정받는 사람은 자신에 대한 평가를 전적으로 남에게 맡기고 오로지 결과로만 승부한다고.

비즈니스에서는 좋은 결과를 내야만 비로소 그 과정을 인정받을수 있다고. 어찌보면 아주 솔직한 문구가 아닐수 없다. 그렇지만 죽어라 매달려도 안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과정을 애써 높이 평가받으려 하기 전에 결과내는데 더 집중하라고 조언한다면 과연 그게 응원성멘트가 될수 있을까? 아무튼 난 그 내용이 너무 맘에 안들어 계속 읽어댔다. 물론 지금 역시도 그 말에 100% 인정할수 없지만 그래도 이 저자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는지에 대해서는 이해를 했다. 아주 씁쓸한 마음으로.

 

내가 또 반성하며 읽었던 부분은 바쁘다는 말을 버리라는 내용이었다. 항상 입에 달고 사는 듯 한 바쁘다.

정작 뭘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모르면서, 또 하루일과를 끝내는 순간 내가 오늘 뭘 했지 하고 뒤돌아봤을때 뚜렷한 뭐가 없는데도 매번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 바쁘다라는 생각과 말들을 버리지 않고서는 결코 일상의 여유를 찾을수  없다라는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소중한 진리를 다시 되새겨볼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나쁜습관을 버렸을 때 우리는 비로소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수 있는 자아를 성립할수 있고, 또 인생을 원하는 방향으로 리셋할수 있는 잠재력을 얻을수 있다라는 것. 그렇기에 내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인생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미리미리 제거할수 있는 힘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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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우리는
박정아 지음 / 청어람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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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참 대단한 인연이 있는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만나지는 것일까?

열렬히 사랑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당연히 사귀고 있었고, 서로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서윤은 자신을 찾아온 여자를 통해 자신의 사랑이 가짜이고, 헛되었음을 알게 된다.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나온 서윤.

등짝을 때리는 엄마에게 한달만 시간을 달라고 떠난 여행끝에서 그녀는 아무도 모르는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내리고, 다시한번 엄마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 청주로 내려온다.

그런데 세상에 바로 옆집에 자신의 언니와 파혼한 남자. 즉 형부가 되었을뻔한 남자 기주를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그냥 형부와 처제가 될뻔한 사람들로써 필요한것을 챙겨주는 그런 인간관계였다. 그렇지만 하루 보고, 이틀보다 보니 서로를 향한 마음이 그 단계를 벗어남을 꺠닫는다.

서로 내색도 못한채 가슴앓이를 하며 안돼를 외치지만 사랑이 어디 제 마음대로 붙잡혀주던가.

 

참다못한 서윤이 기주에게 충동적으로 사랑을 고백하고, 그 고백을 받아들일수 없고 또 거기에 맞장구쳐줄수 없음을 알게된 기주는 단호박처럼 청주생활을 접고 서울로 올라가는 방법을 택한다.

떨어져있으면 멀어진다라는 말이 이 둘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바쁘게 산다고 살았지만 서로를 향한 그리움은 커져갔고, 서윤을 향한 마음을 저버릴수 없었던 기주가 서윤과의 재회를 하면서 반전이 시작된다.

 

둘의 사랑은 아름답고 콩닥거림을 선사했지만 그둘의 사랑을 알게 된 서윤 부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경험이었다. 자신의 딸 실수로 기주와 파혼을 했고, 그떄부터 기주의 부모에게 크나큰 죄스러움을 안고 살았는데, 이번에는 둘째딸 서윤이 그와 결혼하겠다고 나서니 뭐라 할말이 없는 것이다.

반대가 만만치 않았건만 올곧은 심성의 기주는 한결같음을 보여주기 위해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 서윤의 집을 매일저녁 방문하며 자신들의 사랑을 인정해달라고 하고...

기주의 부모 반대도 만만치 않다. 다른누구도 아닌 사돈처녀였을 서윤과 결혼을 하겠다니.

두드려도 두드려도 열리지 않을 것 같은 부모님들의 반대를 보고 느끼면서도 둘은 잡은 손을 놓지 않았고, 마침내는 두사람의 사랑을 인정받기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난 좋아한다. 어떤 불가항력적인 상황이더라도 그것을 이겨내고 마침내는 뭔가를 이뤄낸다라는 뜻을 의미하기에. 그렇기에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더 가슴에 와닿았는지도.

아무튼 시간가는줄 모르고 책장을 넘기면서 서윤과 기주의 사랑은 무한대로 응원하면서 만약 이 둘의 부모 심정이라면 억장이 무너지겠구나라는 생각도 하는 이중적인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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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린 1 - 짐승의 여왕
이지혜 지음 / 와이엠북스(YMBooks)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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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성이 있는 책을 읽을때면 항상 긴장을 하게 된다. 그 장르만이 가지고 있는 본격적인 이야기로 파고 들기까지 상황설명과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지치지 않고 읽을수 있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내가 아는 역사나 상황의 테두리안에서 흘러가는 이야기면 좀더 쉽게 책장을 넘길수 있는데, 에일린처럼 주인공에게 부여된 운명이라는 것, 그 운명을 거스르려 하고 또 지키려 하는 내용이 있다보면 많이 안타까워서 책장을 쉽사리 넘길수 없는것이다.

이 책 역시 그랬다.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사뮤엘. 그는 여주인 에일린을 지켜주고 싶고, 그녀에게 가해진 폭행들의 흔적을 쓰다듬어 주고 싶으나, 그와 그녀에게 주어진 끔찍한 저주의 굴레때문에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 사실. 악몽같은 순간을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에일린을 응원해보지만 항상 늪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에일린을 마냥 안타깝고 슬픈 마음으로 지켜봐야 하는 사뮤엘.

난 사뮤엘이 남주인줄 알았다. 그렇지만 프롤로그를 지나 본문으로 들어가자마자 나타나는 사냥꾼 카잔. 그가 뭔가 이상한 느낌을 선사하는 마을에 나타나더니, 이명처럼 들리는 소리를 접하게 된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만한 사람 아니겠는가.

집시의 딸 에일린. 그녀의 어머니는 에일린에게 그랬다. 우리안에 괴물은 없다라고 한 엄마. 에일린을 좀더 일찍 떠나보냈더라면 그녀가 떠난 후 짐승만도 못한 계부에게 그렇게 폭행당하고, 피를 빨리는 흉악한 일은 치르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난 앞부분에 나온 에일린에게 당부하는 말들이 어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가이드라인이 되어주지 않을까 싶어 한참을 그 문구들앞에 넋을 놓고 있었다.

세상을 가늠하지 말라고... 가늠하려 드는 순간 한없이 어리석어진다고.

아름답다고 좋아하지도 또 두렵다고 손가락질 하지 말라고... 하늘을 이고 땅을 밟고 사는 우리는 모두 같다고.

 

의도치 않았으나 우연히 계부의 손에서 에일린을 구해준 카잔. 그는 에일린이 신경쓰이지만 애써 그 관심을 끊어내고 길을 떠나나 계속 머릿속에 에일린이 자리잡고 있었고 우연히 재회한 순간 자신도 모르게 아마 운명을 느낀것이 아닐까? 아무튼 그때부터 카잔과 에일린이 함께 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 끼어든 철부지 같지만 맑은 수다쟁이 첸.

첸 같은 인물들은 참 모르는 것이 없다. 주인공들도 잘 모르는 상황들을 그는 다 알고 있다. 에일린을 볼때마다 빠져드는 의혹감과 또 그녀의 존재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때 첸은 에일린을 둘러싼 저주에 대해 들려주기도 한다.

카잔이 지극히 평범한 사냥꾼이었다면 아마도 에일린에게 갖는 호기심과 풋풋한 감정을 내던지고 제갈길을 갔을것이다. 그렇지만 워낙에 그도 평범치 않은 캐릭터였기에.

 

내가 안타까웠던것은 프롤로그에 등장했던 에일린에 대한 애달픔이 강했던 사뮤엘이 남주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에일린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었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커져만 갔던 그와 에일린의 만남이 너무나도 짧게 그려졌다는 것.

제아무리 전설처럼 내려오는 저주였지만 그 저주를 끊어낼 용기와 책략을 구해낼수는 없었나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본서평은 '와이엠북스'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에일린>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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