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린 1 - 짐승의 여왕
이지혜 지음 / 와이엠북스(YMBooks) / 2017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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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성이 있는 책을 읽을때면 항상 긴장을 하게 된다. 그 장르만이 가지고 있는 본격적인 이야기로 파고 들기까지 상황설명과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지치지 않고 읽을수 있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내가 아는 역사나 상황의 테두리안에서 흘러가는 이야기면 좀더 쉽게 책장을 넘길수 있는데, 에일린처럼 주인공에게 부여된 운명이라는 것, 그 운명을 거스르려 하고 또 지키려 하는 내용이 있다보면 많이 안타까워서 책장을 쉽사리 넘길수 없는것이다.

이 책 역시 그랬다.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사뮤엘. 그는 여주인 에일린을 지켜주고 싶고, 그녀에게 가해진 폭행들의 흔적을 쓰다듬어 주고 싶으나, 그와 그녀에게 주어진 끔찍한 저주의 굴레때문에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 사실. 악몽같은 순간을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에일린을 응원해보지만 항상 늪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에일린을 마냥 안타깝고 슬픈 마음으로 지켜봐야 하는 사뮤엘.

난 사뮤엘이 남주인줄 알았다. 그렇지만 프롤로그를 지나 본문으로 들어가자마자 나타나는 사냥꾼 카잔. 그가 뭔가 이상한 느낌을 선사하는 마을에 나타나더니, 이명처럼 들리는 소리를 접하게 된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만한 사람 아니겠는가.

집시의 딸 에일린. 그녀의 어머니는 에일린에게 그랬다. 우리안에 괴물은 없다라고 한 엄마. 에일린을 좀더 일찍 떠나보냈더라면 그녀가 떠난 후 짐승만도 못한 계부에게 그렇게 폭행당하고, 피를 빨리는 흉악한 일은 치르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난 앞부분에 나온 에일린에게 당부하는 말들이 어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가이드라인이 되어주지 않을까 싶어 한참을 그 문구들앞에 넋을 놓고 있었다.

세상을 가늠하지 말라고... 가늠하려 드는 순간 한없이 어리석어진다고.

아름답다고 좋아하지도 또 두렵다고 손가락질 하지 말라고... 하늘을 이고 땅을 밟고 사는 우리는 모두 같다고.

 

의도치 않았으나 우연히 계부의 손에서 에일린을 구해준 카잔. 그는 에일린이 신경쓰이지만 애써 그 관심을 끊어내고 길을 떠나나 계속 머릿속에 에일린이 자리잡고 있었고 우연히 재회한 순간 자신도 모르게 아마 운명을 느낀것이 아닐까? 아무튼 그때부터 카잔과 에일린이 함께 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 끼어든 철부지 같지만 맑은 수다쟁이 첸.

첸 같은 인물들은 참 모르는 것이 없다. 주인공들도 잘 모르는 상황들을 그는 다 알고 있다. 에일린을 볼때마다 빠져드는 의혹감과 또 그녀의 존재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때 첸은 에일린을 둘러싼 저주에 대해 들려주기도 한다.

카잔이 지극히 평범한 사냥꾼이었다면 아마도 에일린에게 갖는 호기심과 풋풋한 감정을 내던지고 제갈길을 갔을것이다. 그렇지만 워낙에 그도 평범치 않은 캐릭터였기에.

 

내가 안타까웠던것은 프롤로그에 등장했던 에일린에 대한 애달픔이 강했던 사뮤엘이 남주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에일린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었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커져만 갔던 그와 에일린의 만남이 너무나도 짧게 그려졌다는 것.

제아무리 전설처럼 내려오는 저주였지만 그 저주를 끊어낼 용기와 책략을 구해낼수는 없었나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본서평은 '와이엠북스'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에일린>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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