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잉 - 우리 시대 슈퍼스타 120인의 감동적인 인생스토리
이정아 지음 / 포북(for book)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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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단 이 책의 느낌이나 진리를 말하기 전에... 쏟아지는 책홍수속에서 정말 두고두고 봐야 할만한 책을 한번에 골라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 나름 여러경로를 통해 입증된 책이다 싶어 잡았는데, 전혀 다른 느낌을 받게 되었을때의 그 안타까움이란...

그렇지만 개개인별로 받아들이는 강도와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100사람 모두에게 다 좋은 책이란 어렵지 않나 싶다.

1페이지부터 끝까지 읽는 동안 내내 좋다!라는 느낌을 받으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무리수를 둔 독서력이 아닐까?

플라잉이라는 이 책은 책 표지가 어찌보면 동화속 한장면을 연상케 하는 장면 같다. 별모양 티셔츠를 입은 아이가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 모습이 꿈을 향해 달려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했음인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아무튼 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솔직히 우리 주위에도 험난한 역경과 시련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사람이 많다. 그렇지만 그 사람들의 이야기는 회자되지 않기에 우리가 쉽게 접하기는 힘들다. 그리고 어찌보면 그러한 주인공이 우리가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고 있는 유명인일 경우는 더 큰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 같기도 하다.

슈퍼스타나, 유명인들도 한꺼풀 벗겨내보면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그러기에 그들의 밝은 모습 뒤에는 감춰진 아픔이 있는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러한 아픔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지금의 모습을 이뤄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주제다.

내자신이 여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난 항상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고, 내가 봤을때는 어느정도 안정적인 위치에 이른 여성들의 성공담(?)을 자주로 찾아 읽게 된다.

매번 좋아하는 여성상도 바뀌어 가는 것 같다. 분야는 상관없이 그때그때 나의 코드와 필에 맞는 여성들의 글을 찾아 읽으며 나도 변신해야지!하고 다짐하게 되는 것이다. 항상 단정한 머리를 고수하면서 육아에도 열심인 모습을 보여줬던 미소가 아름다운 김주하 앵커를 닮고 싶다 생각했었고, 백지연의 냉철한 이성이 부러웠었고, 또 김수현 작가의 필력이 탐났고, 온화한 미소로 항상 사랑으로 모든것을 보듬어 안고 있는 이해인수녀님의 삶이 부러웠고, 오드리 헵번의 평생에 걸친 봉사생활이 부러웠고, 패션계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코코 샤넬에 빠져 지냈던 과거 경력이 있다.

이 책의 목차를 보자마자 펼쳐든 것은 오프라 윈프리였다. 단 2페이지에 걸쳐진 짧은 내용이었지만, 그녀의 삶이 어떤 어두운 터널을 거쳐왔는지 능히 짐작할수 있었고, 그때 그 시절을 그렇게 현명하게 지나왔기에 오늘날의 그 멋진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있다는 것을 알수 있게 해주는데는 충분했다.

꿈이라는 것~ 어찌보면 거창하고 먼 미래라 생각할수 있지만, 남들과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자세로 임하냐에 따라 그의 인생이 180도 달라진다는 것을 쉽게 망각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머리로 상상만 하는 것은 결코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딱히 실천하기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나 자신을 채찍질하는 책이었다.

김주하 앵커의 추천글이 참 좋았다. [내가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꿈이 나를 만듭니다. 우리는 누구나 꿈꾸는 대로 이루어낼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에게 세상은 반드시 기회를 줍니다. 여기 있는  120인의 인생은 바로 그 증거입니다. 지금 당신의 간절한 꿈은 무엇입니까? 당신은 그 꿈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꿈을 가지세요. 도무지 이룰 수 없을 것 같은 큰 꿈이라면 더욱 좋습니다. 그 꿈이 십 년 후 당신의 모습입니다.] 정말 멋지지 않은가? 김주하 앵커의 단아한 모습과 똑부러진 음성으로   듣는 따끔한 충고인것 같아 더 좋았다.

다람쥐 쳇바퀴도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으나, 그 일상을 어떻게 예쁘게 알차게 사냐에 따라서 10년후 내 모습이 달라질수 있다니, 지금부터 가슴 저 밑바닥에 꾹꾹 누르고 있었던지, 아니면 까맣게 잊고 있었던 나만의 꿈을 찾아내 드러내야 할 때이다. 그리고 한걸음씩 노력하는 것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말이다. 가다가 비바람도 맞을것이고, 내가 생각했던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수도 있지만 지금의 나보다는 한뼘 자라 있는 모습과 만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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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엄마처럼 하하하 - 융드옥정이 들려주는 유쾌한 삶의 스토리
김옥정 지음 / 꽃삽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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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제목이 너무 맘에 들었었다. 또 한편으로는 과연 책을 낼 정도의 인지도(?)가 있는 사람인가 하는 잠깐의 회의도 들었다.

땅꼬마 하하엄마의 웃기고 멋진 모습으로 그냥 남아있지, 굳이 책을 내서 남의 입에 오르내릴 일이 뭐예 필요했을까 하는 생각이 아예 안든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책으로 만나보니, 진솔한 이야기와 그녀만의 웃음이 느껴져 기분이 상쾌해진것도 사실이다.

하하는 알지만... 하하의 본명이 하동훈이라는 것은 알지만, 어떻게 하하의 엄마 이름이 김옥정이라는 것을 우리가 알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이제 우리는 안다. 그것도 대중매체의 큰 힘이 아닐까 싶다.

[무한도전]의 깜짝 방문을 받은 하하엄마는... 너무나도 웃긴 모습으로 그당시 무도 팬들을 모두 웃음바다로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검정 긴 융원피스를 어찌 보면 질질 끌고 있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목에는 진주목걸이를 하고서 맞이했다.

하하와 노홍철의 표현에 의하면 간이 맞지 않는 음식을 너무나도 태연하게 내놓는다는 이야기에 어찌나 웃음이 나오던지...

이 책 내용 역시 융드옥정만의 색깔이 느껴진다. 남매를 키우면서 거쳤던 가슴앓이를 아주 담담하게 들려줬다.

하하에게 회사를 물려주기 위해 이름까지 동훈회사라고 지었지만... 결국은 아들의 선택에 큰 지지와 응원을 보내줬었던 융드옥정.

아들의 선택에 무조건적인 신뢰에 앞서 인간 하동훈에 대한 믿음이 앞섰기에 그의 결정을 지지해줬다는 그녀의 말은 어찌보면 모든 부모들이 품고 있는 생각일것이다.

그녀가 우리에게 들려주고자 했던 일상이야기들은 그리 어렵거나, 먼나라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소박한 삶속에서도 충분히 행복할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줬고, "대박 터지세요!"라고 외치는 것이 본인의 꿈에서 만난 대박운을 모든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위함이라는 글을 읽고는 그냥 웃음이 나왔다.

뛰어난 미모도 아니고, 멋진 몸매의 소유자도 아닌 융드옥정님이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올수 있었던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아줌마의 형상인데, 너무나도 우아하게 보이려고 애썼고, 아이같은 웃음을 호탕하게 지어보이는 순진함을 보여줬기 때문이 아닐까?

아이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아이들과 아빠와의 사이에 이간질(?)을 하지 말라는 말도 참 가슴에 와 닿았다.

주말이면 그냥 게으름피우려고 하는 남편에게 잔소리를 해 대는 나의 모습도 반성하게 되었고, 내가 너무 아이와 아빠사이에 끼어서 좌지우지 하려고 했기때문에 그들만의 공유대가 얇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긍정적인 사고, 밝은 미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항상 감사하고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것에 감사할줄 아는 겸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부의 양과 상관없이 행복할수 있다는 행복메시지를 받은 책이다.

물론... 쏟아지는 책홍수속에서 무언가 특별하고 강렬한 느낌을 얻고자 한다면 이 책이 그 취지에 맞지 않을수 있지만, 그냥 편한 마음으로 행복전도사의 이야기를 들을 여유가 있다면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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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마법의 신문 기자 동글이의 엽기 코믹 상상여행 2
야다마 시로 지음, 오세웅 옮김 / 노란우산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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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이의 엽기 코믹 상상여행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인 [나는야 마법의 신문기자]를 읽고 아이보다도 내가 더 좋아했던 것 같다.

엉뚱하면서도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가진 동글이 시리즈는 총 8편이라고 하니, 작정하고 찾아서 읽어야 할 판국이다.

이름만 들어도 멋져보인다 생각하는 신문기자가 꿈인 동글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용돈으로는 신문을 다량 인쇄할수 없음을 알고, 집근처의 커다란 알림판에 자신이 직접 만든 진짜뉴스로 구성된 신문을 내걸기로 한 동글이.

진짜신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 동글이는 정말 100% 정직하게 기사를 작성한다. 이름도 실명으로 기재하고, 누가 봐도 어느집 이야기인지 알수 있게끔 너무나도 친절하게 기사를 쓴 것이다.

그러했기에 동글이의 진짜 뉴스를 본 당사자들의 불평불만이 접수될수 밖에 없었고.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의 상상력 대왕 동글이가 생각해 낸것은 이번엔 진짜로 가짜로 구성된 가짜 신문을 만드는 것이다. 모든것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기에 불평도 없고, 사람들에게 재미와 웃음을 줄거라고 생각했던 가짜신문이... 이게 웬일인가? 이번에는 가짜신문에 적힌 내용 그대로 일이 일어나버리는 것이다.

씻기 싫어한 털털이의 머리에 튤립꽃이 피었다는 기사 그대로 머리에 여러색깔의 튤립꽃이 핀 여자아이... 정말 너무 귀여운 발상이다.

이 책은 글밥이 많은 편도 아니고, 어떤 딱딱한 소재로 이뤄진 내용이 아니기에 아이가 쉽게 재미나게 질리지 않고 끝까지 쭈욱 읽을 수 있었고, 또한 동글이와 같은 상상력을 키워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 느낄수 있었던 것 같다.

아직은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황당할수도 있는 상상력을 내비치지 않고 있으나, 책을 덮으면서 아이의 입가에 지어진 미소를 보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아이의 일기장이 동글이의 상상력에 버금가는 황당뉴스가 실리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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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온 편지
최인호 지음, 양현모 사진 / 누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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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 내가 잡은 책들 모두가 다 대단했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을 쏟아내야 했었다.

최인호님의 [천국에서 온 편지]는 솔직히 "어머니"라는 존재를 다루고 있기에 미리 예상을 했었지만, 두페이지를 읽고 난 후에 바로 눈물을 흘리며 화장지를 찾게 될줄은 몰랐다.

듣기만 해도 가슴을 가득 채우는 그 형언하기 힘든 단어가 "어머니"다. 곁에 계실때는 그분의 소중함을 잊고 지내다 어느날 갑자기 그분의 부재앞에 통곡을 하게 된다는 우리네 자식들.

일본출장중에 어머니의 부음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그때 떠올렸다는 생각이 어쩜 그렇게 절절하게 와 닿았는지 모르겠다. 글을 쓰려고 하는 이순간에도 그때 그순간의 작가의 아픔이 절절하게 느껴져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커피 한 잔 마시던 사이에 어머니는 돌아가셨따. 아직 마시던 한 잔의 커피가 식지도 않고 따뜻한 온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그 짧은 시간에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나는 이제 어머니를 잃은 고아가 되었다. 커피 한 잔 마시기 전과 마신 후가 이리도 달라질 수가 있단 말인가."(p20~21)

그 찰나의 순간에 사랑하는 사람이 영영 못보는 저 머언 세상으로 떠나갔음을 가슴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겪어보지 않은 자가 어찌 그 고통을 이해할수 있을까 싶다.

이른 나이에 남편을 여의고 자식들을 제대로 키워낸 억척엄마라고 칭해지는 작가의 어머니상이 비단 그분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것이다. 우리네 어머니들 모두가 그러한 삶을 살아왔고, 그러한 희생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가족을 소재로 한 책들이 유독 많았던 최인호님의 이번 에세이도 역시나 가족이 주제다. 그중에서도 어머니와 쌓아왔고, 앞으로고 계속 추억할 그분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다듬는 과정을 담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열흘쯤 지났을때 작가 본인이 꾼 꿈에 나타난 어머니의 모습은 젊은날의 어머니도, 처녀시절의 어머니 모습도 아닌 거룩하고 성스러운 한명의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었다. 그러한 여인이 갖은 고생을 하며 자신을 크게 키우고 돌아가셨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고마워 마음이 편안해졌다는 글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벅찬 감동을 안았다.

종교가 없는 나도 참 공감이 가는 구절이었다.  "이제 어머니는 내 어머니에서 하느님의 자녀로 돌아가셨습니다. 주님은 꿈을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돌아가신 내 어머니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제 먼 훗날 내가 죽어 하느님 앞에 나아가면 같은 하느님의 자녀로서 이 지상에서 내 어머니 역할을 해주던 여인과 만나게 될 것입니다."(p113)라고 표현한 구절에 감탄을 안할수가 없었다.

이 책과의 만남은 이기적인 나의 모습을 반성하고, 앞으로는 제대로 살라고 따끔하게 일러주는 것 같다. 난 작가보다 얼마나 행복한가? 아직 나의 곁에 사랑하는 내 부모님이 계시기에 그 자체만으로 난 축복받은 것이다.

시간이 흘러 내 곁에 부모님이 안계실때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 하는 후회를 남기지 않게 오늘 이순간에 최선을 다하련다.

나의 삶에 큰 영향을 끼쳤고, 아직도 계속적으로 사랑을 전달하고 계신 내 부모님께 매순간 충실하고, 아름다운 추억거리를 많이 만들며 살아가고 싶다. 오늘이 엄마 생신이다. 나이 들면 어린애가 된다는 옛말처럼 아직도 소녀처럼 당신의 생신선물이 뭘까 은근히 기대하고 계시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엄마의 얼굴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자연스레 지어진다.

나도 엄마가 나에게 해준 사랑의 모습 그대로를 내 아이들에게 베풀어줄수 있도록 하련다. 어머니, 아버지! 너무나도 사랑합니다.

그리고 다시한번 그분들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 최인호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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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바이러스 2010-06-08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리뷰 잘 봤습니다^^
 
용서를 위하여 - 그리운 이름, 김수환 추기경
한수산 지음 / 해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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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현실에 대한 분노로 고통스러운 우리 모두에게 소설가 한수산이 전하는 삶의 고해성사 [용서를 위하여]는 결론적으로 모든것을 포용하고, 지쳐있는 영혼에 활력을 불어넣고, 사랑과 용서를 행하라는 메시지인것 같다.

참으로 오랜만에 나온 한수산님의 글이다.

인간에 대한 큰 절망을 하지만 결국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피력하는 저자의 인간내음이 느껴지는 듯 하다.

일명 '한수산 필화사건'이라 불려졌던 사건에 대해 30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 너무나도 담담하게 글을 써내려가면서 어떻게 그들을 용서할수 있었는지 의아스럽기까지 했다.

종교계의 큰 거인인 김수환 추기경님의 삶을 씨줄로 놓고 작가 자신의 삶의 한부분으로 크게 자리했던 눈물과 기쁨을 날줄로 엮어놓은 사실과 허구가 한데 버무려진 소설이다.

어디까지가 픽션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헷갈리는 책이기도 했다.

"너 잘못한 것 다 불어."라고 하는 말을 듣고 그곳에 끌려와 갖은 폭력을 당한후 자신이 들을 수 있었던 최초의 인간의 목소리로 기억했다는 구절을 읽으면서는 소름이 확 끼쳤다. 고문이라는 것, 육체의 학대라는 것... 인간만이 행하는 가장 잔인한 도구가 아닌가 싶다. 잔인할수 있는 것도 인간이었고, 그러한 잔인한 행동까지도 포용하고 용서해줄수 있는 것도 인간이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난 마음 한켠이 불편했고, 답답했고, 우울했고, 씁쓸했고, 슬펐던 것 같다.

흔히들 말하는 용서하라, 그러나 잊지는 말라는 말을 작가가 "저는 잊으렵니다. 용서하지는 못하덛라도 잊으려고 합니다. 제가 살기 위해서라도 말입니다."라고 쓴 구절에서는 정말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렸다.

추기경님이 하셨던 말씀.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오는데 한평생이 걸렸다던 그 말씀이 활자로 쓰여져 있는 것을 보면서 또 한차례 가슴이 멍해졌다.

작가는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이후 그분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면서 자신이 지나온 작가생활을 돌아보게 되었고, 또 추기경님의 가르침을 가슴속에 새기면서 이제껏 밖으로 내놓지 못하고 안으로 품고 있었던 고통의 시간들에 대한 아픔을 내놓게 되었다고 한다.

"제가 용서하지 못하면서 저는 어떻게 용서받겠습니까, 제가 용서하지 못한다면 저 또한 용서받지 못하는 것을, 단순함이여. 진정이여. 입에만 올렸지 가슴 저 밑바닥이 무너져 내리듯 끌어안지 못했던 나. 내가 용서받았으니 그들도 용서하소서, 제가 그들을 용서하오니, 저 또한 용서하소서"라고 읊조리는 작가의 심정고백을 들으면서 또 한차례 눈물을 쏟아내야 했다. 밖으로 드러내지도 못한채 꽁꽁 끌어안고 있었던 그분의 아픔이 느껴져 너무 마음이 아팠다.

인간사회에 있어서 중요한 원칙은 그리 어렵지 않은데, 우리는 너무 복잡하게 들여다보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끊임없이 회개하고, 포기하고, 나누고, 더 단순하게, 더 뉘우치고 더 많이 버려야 한다고 한다.

난 그중에서 어떤 것을 행하고 있나 생각해보면서 앞으로는 나도 이런 삶의 모토를 실생활에 한시도 빠뜨리지 않고 행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책을 덮었다.

"노하기를 더디 하는 것이 사람의 슬기요, 허물을 용서하는 것이 자기의 영광이니라."(p284)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항상 잊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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