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온 편지
최인호 지음, 양현모 사진 / 누보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이번주에 내가 잡은 책들 모두가 다 대단했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을 쏟아내야 했었다.

최인호님의 [천국에서 온 편지]는 솔직히 "어머니"라는 존재를 다루고 있기에 미리 예상을 했었지만, 두페이지를 읽고 난 후에 바로 눈물을 흘리며 화장지를 찾게 될줄은 몰랐다.

듣기만 해도 가슴을 가득 채우는 그 형언하기 힘든 단어가 "어머니"다. 곁에 계실때는 그분의 소중함을 잊고 지내다 어느날 갑자기 그분의 부재앞에 통곡을 하게 된다는 우리네 자식들.

일본출장중에 어머니의 부음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그때 떠올렸다는 생각이 어쩜 그렇게 절절하게 와 닿았는지 모르겠다. 글을 쓰려고 하는 이순간에도 그때 그순간의 작가의 아픔이 절절하게 느껴져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커피 한 잔 마시던 사이에 어머니는 돌아가셨따. 아직 마시던 한 잔의 커피가 식지도 않고 따뜻한 온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그 짧은 시간에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나는 이제 어머니를 잃은 고아가 되었다. 커피 한 잔 마시기 전과 마신 후가 이리도 달라질 수가 있단 말인가."(p20~21)

그 찰나의 순간에 사랑하는 사람이 영영 못보는 저 머언 세상으로 떠나갔음을 가슴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겪어보지 않은 자가 어찌 그 고통을 이해할수 있을까 싶다.

이른 나이에 남편을 여의고 자식들을 제대로 키워낸 억척엄마라고 칭해지는 작가의 어머니상이 비단 그분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것이다. 우리네 어머니들 모두가 그러한 삶을 살아왔고, 그러한 희생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가족을 소재로 한 책들이 유독 많았던 최인호님의 이번 에세이도 역시나 가족이 주제다. 그중에서도 어머니와 쌓아왔고, 앞으로고 계속 추억할 그분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다듬는 과정을 담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열흘쯤 지났을때 작가 본인이 꾼 꿈에 나타난 어머니의 모습은 젊은날의 어머니도, 처녀시절의 어머니 모습도 아닌 거룩하고 성스러운 한명의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었다. 그러한 여인이 갖은 고생을 하며 자신을 크게 키우고 돌아가셨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고마워 마음이 편안해졌다는 글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벅찬 감동을 안았다.

종교가 없는 나도 참 공감이 가는 구절이었다.  "이제 어머니는 내 어머니에서 하느님의 자녀로 돌아가셨습니다. 주님은 꿈을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돌아가신 내 어머니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제 먼 훗날 내가 죽어 하느님 앞에 나아가면 같은 하느님의 자녀로서 이 지상에서 내 어머니 역할을 해주던 여인과 만나게 될 것입니다."(p113)라고 표현한 구절에 감탄을 안할수가 없었다.

이 책과의 만남은 이기적인 나의 모습을 반성하고, 앞으로는 제대로 살라고 따끔하게 일러주는 것 같다. 난 작가보다 얼마나 행복한가? 아직 나의 곁에 사랑하는 내 부모님이 계시기에 그 자체만으로 난 축복받은 것이다.

시간이 흘러 내 곁에 부모님이 안계실때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 하는 후회를 남기지 않게 오늘 이순간에 최선을 다하련다.

나의 삶에 큰 영향을 끼쳤고, 아직도 계속적으로 사랑을 전달하고 계신 내 부모님께 매순간 충실하고, 아름다운 추억거리를 많이 만들며 살아가고 싶다. 오늘이 엄마 생신이다. 나이 들면 어린애가 된다는 옛말처럼 아직도 소녀처럼 당신의 생신선물이 뭘까 은근히 기대하고 계시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엄마의 얼굴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자연스레 지어진다.

나도 엄마가 나에게 해준 사랑의 모습 그대로를 내 아이들에게 베풀어줄수 있도록 하련다. 어머니, 아버지! 너무나도 사랑합니다.

그리고 다시한번 그분들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 최인호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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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바이러스 2010-06-08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리뷰 잘 봤습니다^^